[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박찬호 형님께서 ‘말씀 많이 안하고 있다’고 전해달라 연락이 왔다.”
역시 김병현(40) MBC스포츠플러스 야구 해설위원이다. 류현진(32·LA 다저스)의 올 시즌 10승 도전을 중계한 김병현 해설위원이 거침없는 입담으로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류현진은 23일(한국시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 2019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내셔널리그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LA 내야진이 수비 과정에서 실수를 연발하며 아쉬움을 남겼고, 류현진은 6회까지 안타 6개를 내주며 3실점(1자책)한 뒤 3-3에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류현진 평균자책점은 1.26에서 1.27로 약간 올랐지만 여전히 이 부문 메이저리그 전체 1위를 지켰다.
류현진이 콜로라도 강타선을 맞아 팽팽한 긴장감이 유지되던 가운데 김병현 해설위원의 재치 있는 멘트들이 귀를 즐겁게 했다.
LA다저스 출신 레전드 박찬호(46·은퇴)가 현장에서 류현진을 응원하고자 경기장을 찾았고, 김병현 해설위원이 중계 화면에서 이를 포착했다.
김 위원은 “어? ‘투머치토커’ 형님께서 지켜보고 계신다”며 이를 언급했고, 6회초 직전에는 “그 사이 박찬호 형님께서 연락이 왔다. 말씀 많이 안한다고 전해달라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말이 다소 장황한 편이라 이를 콘셉트로 한 광고까지 찍은 박찬호이기에 할 수 있는 농담이었다.
메이저리그를 경험했던 김 위원답게 류현진을 향해 경험에서 우러나온 격려도 아끼지 않았다. “맞을 때도 잘 맞아야 한다. 항상 좋을 수 없다. 류현진은 오늘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5회 동안 3실점이면 잘하는 중”이라며 “대단하다”고 했다.
이 밖에도 김병현 해설위원의 거칠 것 없는 성격이 잘 드러나는 발언들의 향연이었다.
“허구연 위원이 좋아하는 알렉스 버두고”라며 평소 버두고를 극찬했던 허구연 해설위원을 언급하는가 하면 콜로라도 선발투수로 나선 피터 램버트가 류현진을 상대로 2연속 안타를 뽑아내자 “방망이 스윙하는 것도 그렇고 기본적으로 운동신경이 있는 선수다. 5명의 (류현진) 천적 타자에서 한 명 더 추가해야 할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산 동네 친구들이 방망이를 잘 쳤던 것 같다”는 경험에서 우러나온 해설도 압권이었다. 콜로라도는 홈구장이 고지대에 위치해 있는 걸로 유명하다.
류현진은 올 시즌 내셔널리그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면서 내달 열릴 올스타전에 내셔널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로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김병현 해설위원은 과거 올스타전에 나섰던 경험이 있는데 “당시에는 쉬고 싶었기 때문에 올스타전에 나가고 싶지 않았다”는 의외의 답변을 들려줬다. 이에 김선우 해설위원은 “(MLB) 우승반지가 2개지만 집 어디에 뒀는지도 모를 사람이다. 그만큼 무던하다”고 맞받아쳤다.
“야수들 집합 한 번 해야한다”는 뼈 있는 한마디에는 후배 류현진을 향한 애정어린 시선과 김병현 위원 특유의 캐릭터가 잘 녹아있다.
이날 류현진의 올 시즌 10승이자 MLB 통산 50승 달성이 좌절됐지만 과거 MLB를 호령했던 김병현, 김선우 해설위원이 중계를 맡고, 박찬호까지 경기장을 방문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숱한 화제가 뿌려졌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