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광주FC 박진섭(42) 감독이 마침내 겨울 양복을 벗을 수 있게 됐다. 19경기 무패(13승 6무)를 달리던 K리그2(프로축구 2부리그) 순위표 꼭대기 팀 광주가 무려 1-7 대패를 당했기 때문이다. 조규성(21)이 이끄는 FC안양이 광주에 일격을 가했다. 기세가 장난 없다.
안양은 20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9 하나원큐 K리그2 20라운드 홈경기에서 광주를 7-1로 이겼다. 개막 이후 19경기 동안지지 않았던 광주가 20경기 만에 패한 것. 앞서 19라운드까지 8골만 내줬던 광주는 이날만 7골이나 허용하며 무너졌다.
겨울 코트를 입고 개막전에서 승리를 거뒀던 박진섭 감독은 이후 팀이 좀처럼 지지 않자 계속 같은 겨울 정장을 입고 경기장에 나왔다. 그렇게 여름 장마철까지 시간이 흘렀다. 결국 안양이 박 감독을 두꺼운 옷에서 해방시켜줬다.
안양이 전반에만 김상원, 이정빈, 구본상의 연속골로 두현석이 한 골 만회한 광주에 크게 앞섰다.
후반 들어 안양은 더 강하게 몰아쳤고 19라운드까지 철옹성과 같았던 광주의 수비 조직력은 이날만큼은 모래성으로 전락했다.
후반 27분 조규성의 헤더 득점을 시작으로 팔라시오스, 알렉스가 골망을 출렁였다. 팔라시오스가 한 골 더 작렬하며 7-1 스코어를 완성했다.
안양은 이날로 무려 5연승을 달렸다. 10승 4무 6패(승점 34)로 1위 광주(승점 45), 2위 부산 아이파크(승점 39)를 추격하고 있다.
지난 시즌까지 중하위권을 맴돌았던 안양 돌풍의 중심에는 23세 이하(U-23) 축구 대표팀 공격수 조규성이 있다. 이날까지 4경기 연속골.
조규성은 올 시즌 18경기에서 10골 3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득점 4위이자 공격포인트 부문에서도 4위에 올라있다. 부산 에이스 호물로(9골 2도움)보다도 많은 공격포인트를 생산 중이다.
올 시즌 데뷔한 21세 신인이 맞나 싶다. 반 시즌 만에 두 자릿수 득점으로 안양의 승격의지에 불을 지피고 있다. 188㎝ 장신을 활용한 헤더는 물론 등지는 플레이와 연계플레이도 발군이다. 잘생긴 얼굴에 안양 유스 안양공고 출신으로 프랜차이즈 스타가 될 자질을 갖췄다.
안양의 상승세에는 최근 안방에서만 경기를 치르고 있는 점도 한 몫 한다. 지난 5월 새단장을 마치고 돌아온 안양종합운동장에는 3면에 가변석의 설치됐다. 서포터즈석을 포함해 원정석을 제외한 3면이 모두 피치 바로 앞에 위치한 신식 가변석으로 색상은 안양을 상징하는 보라색이다. 원정팀으로서는 적지에 온 느낌을 제대로 받을 수밖에 없다.
3, 4월 홈경기가 없었던 만큼 5월 12일 1만1098명이 방문한 개막전을 시작으로 홈 11연전을 치러내고 있다. 초반 5경기에서 1승 1무 3패에 그쳤지만 최근 5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이번 경기는 K리그2 후반기 판도를 흔들지도 모를 경기였다. 첫 패배를 당한 광주와 현 최강팀을 꺾고 올라선 안양. 앞으로 여름 옷을 입고 나올 박진섭 감독과 신인의 패기를 이어갈 조규성을 지켜보는 일은 K리그2를 더 흥미롭게 만들 전망이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