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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정체, 회장님 장기집권 악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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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정체, 회장님 장기집권 악영향?
  • 석경민 기자
  • 승인 2019.08.06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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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석경민 기자] 김정태 회장의 장기집권이 하나금융지주의 도약을 막는다?

하나금융그룹은 신한금융지주-KB금융지주 양강 체제 바로 다음에 있다. 우리금융지주와 3위를 다툰다. 2019년 1분기 당기순이익에서 우리금융에 뒤졌으나 2분기 반등해 가까스로 3위를 지켰다. 상반기 누적 연결당기순이익은 1조2045억 원이다.

하나금융이 좀처럼 치고 나가지 못하는 이유를 김정태 회장의 연임에서 찾는 일부 시각이 있다. 2012년 하나금융 회장에 오른 그는 국내 금용지주에서 이례적으로 3연임에 성공한 인물이다. 이는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4회),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3회)에 이은 3번째 사례다.

 

▲ 하나금융그룹. [사진=연합뉴스]

 

김정태 회장은 2008년 하나은행장이 됐다. 2021년까지 하나금융 회장직 임기를 무사히 보내면 무려 14년간 하나금융그룹을 좌지우지한 인물로 이름을 남기게 된다. 김 회장 밑에서 이미 은행장만 세 차례(김종준, 김병호, 함영주, 지성규) 교체됐다.

때문에 일각에선 하나금융의 정체가 김정태 회장의 독재적 운영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한다. 최고경영자(CEO)의 무소불위 권력이 유연하지 못한 의사결정 구조, 소통 부재를 불러온다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은 금융사 CEO 장기집권이 경영에 취약하다는 판단에 따라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의 사퇴를 권고한 바 있다. 김정태 회장이 지난해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연임하는 과정에서도 금융감독원과 하나금융이 갈등을 빚었고 최흥식 원장이 사퇴하는 일이 있었다.

하나금융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은행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데 있다. 즉, 하나금융투자 하나캐피탈 등 비은행 투자자산군(포트폴리오)의 역량이 떨어져 은행 실적이 부진할 경우 직격탄을 맞는다는 의미다. 하나금융의 은행부문 순익 비중은 80% 후반대로 60% 중후반대인 경쟁사와 비교해 월등히 높다.

 

▲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김정태 회장이 지난해 하나금융투자에 1조2000억 원을 투입하고, 올해 롯데카드 인수전과 키움증권·SK텔레콤과 협업한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에 뛰어든 게 바로 비은행 자회사들의 시장 지위를 높이기 위한 포석이란 해석이다.

김정태 회장의 올해 두 차례(6월 3400주, 7월 2000주) 자사주 매입이 하나금융의 초조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라는 풀이도 있다. 지난해 1월 5만6000 원, 지난해 10월 4만7400 원이었던 하나금융지주 주가는 현재 3만2000~3만3000 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러다간 신한금융, KB금융 추격은커녕 우리금융에 추월당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

이런 가운데 김정태 회장의 치적 중 하나로 평가받는 2014년 중국 랑시그룹의 아가방앤컴퍼니의 인수합병(M&A)에서 석연찮은 구석이 발견된 점도 하나금융에 악재라면 악재다.

당초 김정태 회장이 아가방앤컴퍼니의 매각을 지휘한 인물로 알려졌으나 이는 이명박 정권 P저축은행·H저축은행을 지낸 한 경영건설팅 업체 하모 씨가 주도한 정황이 지난달 말 포착돼 비상한 관심을 모은 바 있다.

2014년은 김정태 회장의 연임이 이슈였던 시점이었고, 연임에 성공한 김 회장이 2015년 아가방앤컴퍼니 M&A를 중간거래한 성과를 바탕으로 국내 최초 외국인 자산가를 위한 전용 센터 IPC를 설립했다는 점에서 김 회장의 역량에 물음표가 붙었다.

신뢰받는, 앞서가는, 글로벌, 행복한 그룹을 표방하는 하나금융. 그룹 내에서 ‘황제’라 불린다는 김정태 회장이 이런저런 구설을 잠재우고 ‘만년 3위’라는 꼬리표를 뗄 수 있을지 하나금융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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