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국가대표 어벤저스가 다함께 뭉치자 전주가 들끓었다. 그러나 이대성(31)의 부진 속 시너지 효과는 제대로 나타나지 않았다. 전창진 전주 KCC 감독의 고민이 커지는 대목이다.
KCC는 12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원주 DB와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홈경기에서 77-81로 졌다.
이정현, 송교창에 라건아, 이대성, 대체 외국인 선수 찰스 로드까지 뛰었지만 경기력은 기대에 못 미쳤다. 현장을 찾은 팬들의 만족감은 반토막 날 수밖에 없었다.
지난 11일 대형 트레이드가 터졌다. KCC는 유망한 자원들을 비롯해 4명을 보내는 대신 울산 현대모비스로부터 FA(자유계약) 계약을 앞둔 이대성과 계약 만료가 1시즌 반 남은 라건아를 받았다. 올 시즌 강력한 우승의지를 읽어볼 수 있는 거래였다.
농구계가 들썩였다. 아무리 현대모비스가 미래자원을 필요로 했다하더라도 지난 시즌 우승 주역인 이대성과 라건아가 매물로 나온 것은 적잖은 충격이었다.
KCC 팬들은 반겼다. 12일 전주실내체육관엔 4147명이 들어찼는데 좌석은 빈자리가 없었고 서서 경기를 관람하는 팬들도 적지 않을 만큼 관심이 뜨거웠다. 홈 개막전(4105명)에 이어 2번째 매진. 평일임을 고려하면 놀라운 현상이다. 이대성과 라건아가 기존 선수들과 이룰 파급력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라건아는 역시 기대대로였다. 22득점 15리바운드로 골밑에서 강력한 파괴력을 보였다. DB와 개막전 리바운드에서 31-43으로 밀렸지만 이날은 라건아가 버티는 가운데 37-39로 대등히 맞설 수 있었다.
이대성과 이정현, 라건아가 동시 출격하며 2쿼터부터 코트를 밟은 송교창은 17점 5리바운드로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다. 이정현도 22점을 넣었다.
문제는 이대성이었다. 하루 아침에 정든 팀을 떠나게 됐고 제대로 호흡을 맞추기 힘든 탓도 있었다. 골밑에서 분명한 롤이 주어진 라건아와는 상황이 다르기도 했다. 그러나 3점슛 8개를 모두 넣지 못하는 등 야투 10개를 모두 실패하며 무득점에 그친 건 실망스러웠다.
슛감은 컨디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문제는 그럼에도 계속 던져야만 할지다. KCC엔 이정현 말고도 득점해줄 선수가 많다. 전창진 감독도 무리하게 혼자 풀어가는 농구를 좋아하지 않는다. 라건아의 뛰어난 활약에도, 그에게 공을 전달하고는 이를 지켜보는 선수들의 태도에 대해 지적하기도 했다. 그렇기에 이대성의 무분별한 3점 시도가 거슬렸을 수밖에 없다.
강력한 카리스마로 선수단 장악에 능한 전창진 감독이다. 경기 전부터 이대성의 잦은 얼리 오펜스 상황 3점슛에 대해 언급하며 모두가 함께 하는 농구를 펼칠 수 있도록 이를 자제시키겠다고 공언했다. 현대모비스 시절 ‘자유이용권’을 얻어야만 하고 싶은 대로 플레이를 할 수 있을 만큼 개인적인 성향이 짙은 이대성이기에 전창진 감독 밑에서 어떻게 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확실한 1번(포인트가드)이 없는 KCC다. 이대성과 이정현을 동시에 활용하기 위해선 이대성이 1번을 맡아야만 한다. 스스로도 그 포지션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
KCC의 목표는 우승이다. 그러기위해선 ‘국대 어벤저스’가 시너지효과를 내야 한다. 이들이 한 몸과 같이 움직일 수 있어야 그 위력이 배가될 수 있다. 양동근 없이 홀로서기에 나서야 하는 이대성이 공격 욕심을 보다 내려놓고 동료들을 살필 수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이대성을 KCC맞춤 선수로 바꿔내는 일. 전창진 감독이 떠안은 커다란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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