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충=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날이 무디다.
지난 두 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던 김천 한국도로공사가 빈공에 시달리고 있다. 이소영이 부상으로 빠진 서울 GS칼텍스에도 역부족이었다. 몸 상태가 완전치 않은 테일러의 파괴력은 떨어졌고, ‘클러치 박’ 박정아의 활약도 미진했다.
한국도로공사는 2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도드람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방문경기에서 GS칼텍스에 세트스코어 0-3(22-25 22-25 16-25) 완패했다. 6연패 수렁에 빠진 한국도로공사는 1승 7패(승점 5)로 5위에서 순위를 끌어올리지 못했다. GS칼텍스는 7승 1패(승점 21)로 수원 현대건설(승점 18)을 따돌리고 선두로 복귀했다.
이날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임무를 부여받은 문정원이 수시로 서브에이스를 폭발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했지만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쳐도 전반적인 팀 공격력 난조에 웃지 못했다.
문정원은 이날 서브에이스 3개 포함 9점(공격성공률 50%)을 기록했다. 리시브 2위, 수비 2위에 올라있는 그다운 리시브효율도 자랑했다.
라이트로 나서 공격은 물론 수비까지 일당백의 활약이었지만 주포가 터지지 않자 승부처마다 미끄러졌다. 코트 위에서 할 일이 너무도 많은 문정원이다.
허리 통증을 안고 있는 테일러가 최근 2경기 결장했고, 이날 비로소 투입됐다. 김종민 한국도로공사 감독은 경기에 앞서 “테일러의 몸 상태는 70% 정도”라며 “풀타임 출전은 어렵다”고 했지만 정선아 등 대체자원의 난조 속에 많은 시간을 부여하며 희망을 걸 수밖에 없었다.
1세트 초반 블로킹을 연달아 잡아내며 산뜻하게 시작한 테일러는 7점(공격성공률 26.66%)으로 아쉬운 기록을 남겼다. 테일러는 올 시즌 경기당 18.4점을 내고 있지만 공격성공률은 33.86%로 불안하다. 이날은 특히 컨디션도 좋지 않았고,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작전타임 때 “테일러가 부진할 때 점수를 내야 한다”며 선수들을 독려하기도 했다. 결국 3세트에는 웜업존으로 물러나야 했다.
그렇다면 해결사 역할은 자연스레 박정아의 몫이었지만 그의 공격은 세터 이효희, 이원정의 토스를 잘 읽어낸 GS칼텍스 블로킹에 막히거나 뜨고 말았다. 이날 11점으로 팀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획득했지만 성공률은 26.47%에 그쳤다.
박정아는 앞서 7경기에서 평균 14.7점을 올렸다. 지난 시즌 평균득점이 20.2였던 것을 감안하면 발목 뼛조각 제거 수술 이후 컨디션 회복이 아쉽다. 세터진과 호흡 역시 불안정해 보인다.
김종민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테일러의 공격보다는 러츠에 대비한 블로킹을 기대했다. 세트 플레이가 되면 (문)정원이나 미들 블로커(센터)를 많이 활용할 계획이었지만 리시브가 흔들렸다. 훈련을 많이 못했기 때문에 더 체크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소영이 빠진 자리를 메운 박혜민이 11점으로 러츠(21점), 강소휘(14점)와 삼각편대를 형성한 것과 대조를 이뤘다.
김종민 감독은 이날도 좀처럼 환한 얼굴을 보여주지 못했다. 경기 전 “2라운드까지는 이 정도 순위를 예상했다”며 담담히 현재를 진단한 그지만 6연패를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정원에게 공격에서 거는 기대가 크다는 것은 그만큼 팀 공격이 애를 먹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동료들이 살아나야 문정원의 장점이 더욱 빛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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