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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은 사랑 지역사회에 되돌리는 여주대 여자축구부 '행복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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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은 사랑 지역사회에 되돌리는 여주대 여자축구부 '행복 패스'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5.11 1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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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 명가를 찾아서] (9) 기업·시·학교에서 받은 성원, '여주'에 돌려주는 여주대 여자축구부(上)

[300자 Tip!] 지난달 시즌 오픈대회인 춘계연맹전에서 정상에 오르며 3년 만에 전국대회 우승컵을 거머쥔 여주대 여자축구부는 겨우내 혹독한 훈련에서 흘린 땀으로 큰 결실을 맺었다. 빼어난 기량을 갖춘 선수들과 최영근(43) 감독의 지도력 외에 또 다른 원동력이 뒷받침됐다. 천연 잔디구장을 무료로 개방하는 등 ‘통 큰’ 후원을 보내주는 주식회사 다산네트웍스와 지난해 9월 군에서 시로 새출발한 여주시, 재정적으로 어려운 가운데서도 투자를 아끼지 않는 학교 측이 바로 든든한 원군이다. 이렇게 받은 따뜻한 관심과 배려를 깊게 새기는 여주대 여자축구부는 그 사랑을 되돌려주고자 지역사회와 교감하며 행복한 나눔을 펼치고 있다.

[이천=스포츠Q 글 이세영·사진 이상민 기자] 여주대 여자축구부가 후원자들로부터 받은 사랑을 잊지 않고 지역사회에 되돌려주는 보은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어 훈훈한 감동을 낳고 있다.

여대부 왕좌에서 잠시 내려왔던 여주대는 기업과 지자체, 학교로부터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지난달 춘계연맹전 우승으로 반등할 수 있었다.

여주대는 국내 여자축구부 가운데 유일하게 기업의 후원을 받는 팀이다. 지난해부터 주식회사 다산네트웍스가 연간 3000만원의 후원금과 함께 천연잔디가 갖춰진 경기도 이천 훈련장과 숙소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 여주대 여자축구부 선수들이 경기도 이천 다산네트웍스 내 구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채은(1년), 권혜미, 이슬기, 이예희(이상 2년), 김다정(1년), 한나라(2년), 김민정(1년), 송세진, 정지연, 구슬기, 김민진, 하은혜(이상 2년), 김수연, 문주연(이상 1년).

아울러 학교 측은 재정난에 시달리는 가운데서도 여자축구부만큼은 지키려 노력하고 있으며 여주시 역시 시 차원에서 운영하는 축구부처럼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최영근 여주대 감독은 “축구선수 이전에 바른 사람이 되기를 희망한다”며 “여러 가지 방법으로 지역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다른 이에게 베풀 줄 아는 사람으로 교육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 학교·기업·시의 전폭적인 지원, 전국대회 우승의 비결

선수들이 대회를 잘 준비했기에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지만 이것만이 여주대의 부활을 이끌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기업과 시, 학교에서 큰 관심과 많은 지원을 보내줬기에 선수들의 경기력이 향상될 수 있었다.

2001년 창단한 여주대는 데뷔 시즌에만 두 차례 우승하는 등 매년 전국대회에서 정상을 차지, 강팀으로 자리잡았지만 최근 3년간은 우승과 연을 맺지 못했다. 2012년 여왕기대회 우승을 끝으로 무관. 정상 문턱에서 번번이 좌절했다. 설상가상 학교의 재정 상황이 점점 어려워졌다.

▲ 여주대 선수들이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가기 앞서 한데 모여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때 다산네트웍스의 지원이 큰 힘이 됐다. 회사 직원들과 여주대가 우연찮은 기회로 축구경기를 벌였는데 이 경기를 참관한 남민우 다산네트웍스 회장이 여주대 선수들을 눈여겨본 것이 계기가 됐다. 남 회장은 연간 3000만원의 후원금과 축구용품 등을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아울러 현재 제주도에 짓고 있는 연구소가 완성되면 그곳의 기숙사와 천연잔디구장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내년 동계훈련부터 이곳을 쓸 수 있는 여주대는 조금 더 따뜻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겨울 담금질을 가지며 시즌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선수들이 축구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은 큰 행운이다. 대부분의 대학교가 재정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축구부 예산이 대폭 줄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여주대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는 상황이지만 기업체의 후원으로 숨통을 틔울 수 있었다.

그렇다고 학교 측이 축구단 운영에 수수방관하고 있는 건 아니다. 정태경 여주대 총장이 축구부를 설립한 고 정동성 전 체육부 장관의 아들이기에 선친의 유지를 받들어 축구부 운영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정 전 장관은 여자축구가 실질적으로 국내에 정착하기 시작한 1990년, 역사적인 남녀대표팀의 남북통일축구를 성사시키는 등 여자축구에 대한 남다른 관심과 애정을 보였다. 교직원들도 여자축구부가 있는 것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여주시에서도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최영근 감독은 “여주군이 지난해 9월 여주시로 바뀌었는데 이를 아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다”며 “이에 우리가 자발적으로 유니폼에 ‘여주시’ 마크를 달고 뛰었다. 이것을 시에서 좋게 봐줬고 앞으로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여주시 마크를 달고 뛰는 유일한 축구부인 만큼 시를 홍보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 스트레칭으로 가볍게 몸을 푼 여주대 선수들이 패스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 '받은 만큼 베푼다', 주말 외박 반납한 선수들

“가슴으로 받아서 사랑으로 졸업시킨다.”

최영근 감독이 밝힌 여주대의 교육방식이다. 받은 성원을 잊지 않고 지역사회에 환원함으로써 사람의 도리를 다한다는 것. 최 감독은 선수들에게 다른 이들에게 베풀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 시작이 바로 지역사회 봉사활동이다. 여주대 여자축구부는 김장 2000포기를 담가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하고 손수 연탄을 배달하며 지역 주민의 따뜻한 겨울나기를 도와왔다.

아울러 대학 축구부로는 처음으로 유소년 축구교실을 개설, 여주 지역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3년째 축구를 가르쳐주고 있다. 3~4명이 조를 짜서 주말 외박을 반납한 채 재능기부에 앞장서고 있다. 주장 김민진(20)은 “아직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서툴지만 향후 지도자를 희망하는 선수들에게는 값진 경험이다”고 만족감을 표현했다.

최 감독은 “선수들이 성숙된 마인드를 가지는 것이 조직력을 끌어올리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베푸는 것을 생활화하는 게 경기력 향상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지론이다.

▲ 최영근 여주대 감독(오른쪽)은 "축구선수 이전에 바른 사람이 되기를 희망한다. 여러 가지 방법으로 지역사회에 환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 "축구하면서 행복했으면 좋겠다"

아울러 최 감독은 선수들이 축구를 하면서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공을 차는 본인이 즐거워야 훌륭한 지도자가 될 수 있고, 나아가 자기 자식에게 축구를 시킬 것이라는 것이다.

최 감독은 “졸업하는 선수들이 교문을 나서면서 ‘여주대에서 축구를 하며 많은 걸 배웠고 정말 행복했다’는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여주대 선수들은 모두 지도자가 되기를 꿈꾼다. 이에 틈틈이 이론 교육과 리더십 교육을 병행하고 있는 최 감독은 제자들이 훌륭한 리더로 성장하길 바라고 있다.

“지도자로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자기관리를 잘 해야 하는데, 선수들이 잘 따라주고 있어 기분이 좋습니다. 그리고 처음엔 이기적이었던 선수들이 점점 주위를 둘러보며 다른 이들을 챙기는 걸 볼 때 감독으로서 보람을 느끼지요. 우리 선수들은 장차 지도자가 되기에 적합한 인격을 갖추고 있습니다.”

여러 곳에서 받은 사랑을 잊지 않고 돌려주고 있는 여주대 여자축구부는 스포츠를 통해 지역사회와 상생하고 행복 나눔을 실천하는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앞으로 여주대 같은 팀들이 늘어난다면 침체에 빠진 여자 대학축구가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취재후기] 감독과 선수들 모두 정상의 자리에 있으면서도 겸손한 마인드를 갖고 있어 인상적이었다. 또 여주대 선수들은 지원을 받는 것에 감사한 마음으로 운동하고 있다. “많은 성원을 보내주시는 분들을 위해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고 싶다”는 주장 김민진의 각오에서 여주대의 장밋빛 미래를 엿볼 수 있었다.

▲ 여주대 선수들이 팀을 나눠 공을 가로채는 훈련을 하고 있다.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공에서 시선을 떼지 않고 있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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