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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출발 진필중, "엉뚱한 야구해설자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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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출발 진필중, "엉뚱한 야구해설자 되고 싶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03.26 1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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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방송이 걱정된다", 우승 후보로는 넥센 꼽아

[스포츠Q 민기홍 기자] 1995년 한국시리즈 롯데-OB전. 당시 OB 베어스 김인식 감독은 23세의 대졸신인에게 6차전 중책을 맡겼다. 풋풋했던 신인은 6차전 선발 투수로 나와 9이닝 3피안타 1실점의 완투승으로 팀을 벼랑 끝에서 건져냈다. OB는 기세를 이어 7차전까지 잡고 통산 2번째 우승컵을 안았다.

진필중(41).

한때 프로야구를 호령하던 마무리 투수였다. 1999년에는 16승 36세이브로 52세이브포인트, 2000년에는 5승 42세이브로 47세이브포인트를 기록하며 2년 연속 최우수구원에 올랐던 최고의 선수였다.

2001년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 당시 마지막 투수로 포수 홍성흔과 뜨겁게 포옹하는 장면은 두산팬들에게 잊을 수 없는 명장면이다.

3년 연속 구원왕. 4년 30억원 FA LG행 등 진필중의 야구 인생은 화려하게 빛났다. 그러나 LG 이적 후 잦은 부상이 겹치며 하락세에 접어들었고 결국 2007년 방출된 뒤 1군 무대에서 자취를 감췄다.

▲ [스포츠Q 최대성 기자] 진필중  XTM 야구 해설위원(오른쪽)이 홍세완 KIA 타격 코치와 선수들의 타격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지도자를 거쳐 XTM 야구 해설위원이 되어 현장에 돌아온 그를 목동구장에서 만났다.

◆ 지도자 진필중

진필중 위원은 2009년 1월 한민대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LG 시절 동료였던 안상준의 추천이 컸다. 그는 그 때의 경험이 소중하다고 말한다.

한민대는 무명팀이다. 프로에 가지 못해 진학하는 케이스가 많다. 한때 프로야구를 호령했던 진필중이 보기에 부족한 점이 많았다. 그는 “한민대 코치를 한 덕에 기본기를 철저히 가르치는 지도법을 터득하게 됐다”고 말했다.

3년동안 열정적으로 선수들을 지도하고서 유승안 감독의 부름을 받고 2012년 경찰청 투수 코치가 됐다. 진필중은 “경찰청은 프로 출신들이 많아 지도가 훨씬 수월했다”고 회상했다.

지도자 생활을 통해 느낀 점을 덧붙인다.

“1980, 1990년대 야구이론이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던 때가 오히려 기본기에 더 충실했던 것 같아요. 요즘 선수들은 물질적으로 풍부한 반면 ‘온실 속의 화초’ 같아요. 기본기와 근성이 부족해요.”

그는 과거에 비해 아마추어 선수들의 기본기가 약해졌다는 평을 내렸다. 진필중 위원은 “선수들의 양은 어느정도 충족됐다. 이젠 야구하는 분들이 질적인 부분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 해설위원 진필중

▲ [스포츠Q 최대성 기자] 진필중 XTM 해설위원은 "올해는 우승팀을 꼽기 어렵다"면서도 조심스럽게 "넥센이 강해보인다"고 밝혔다.

지난 1월초 새로운 삶을 살기로 결심했다. 프로야구 중계 스케줄이 빼곡한 케이블TV XTM의 야구 해설위원 자리를 수락한 것. 이로써 2014년은 그의 해설위원 데뷔 해가 됐다.

그는 지난해 12월 해설위원직 제의를 듣고 적잖이 고민했다. 수락한 이유에 대해 “해설을 통해 많은 경기를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입장에서 볼 수 있다. 공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 판단했다”고 답했다.

묻는 질문에 거침없고 조리있게 답변하는 그에게도 해설위원으로 어려운 점은 있을까. 그는 “다른 해설위원들이 어떻게 하는지 많은 경기를 보고 참고한다”며 많이 배우고 노력하고 있음을 전했다.

사실 중계보다 그가 더 걱정하는 건 데일리 프로그램 ‘베이스볼 워너비’다. 짧은 시간 안에 모든 상황을 짚어보고 생방송으로 해야하는 프로그램은 아직 그에게 부담스럽나보다.

그는 “무엇보다도 해설위원이 되니 오랫동안 못 보던 야구계 선후배들과 인사를 나눌 수 있어 좋다”면서 “같이 있어도 말도 못 붙여보던 야구계 어른들과 식사자리도 가졌다”며 해설위원이 되고서 바뀐 긍정적인 점들을 설명했다.

◆ 해설위원으로서 예상하는 2014 프로야구

“한 팀을 꼽기 정말 어렵다.”

우승 예상팀을 꼽아달라는 요청에 야구계 전문가가 모두 그렇게 말하듯 진필중 위원도 역시 같은 예상을 내놨다. “지난해 꼴찌였던 한화도 호락호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변수는 외국인 선수”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도 조심스럽게 넥센을 꼽았다. “넥센을 주목하고 있다. 투타 밸런스가 좋아 삼성의 독주를 막을 유력한 팀”이라는 것. 이어 그는 “롯데와 두산이 4강 후보 아니겠느냐”고 덧붙였다.

“홀수 팀으로 리그가 운영되니 5선발 활용을 어떻게 잘 하느냐가 장기 레이스에서 중요할 것”이라는 예상과 “결국 부상없는 팀, 선발들이 로테이션을 잘 지켜주는 팀이 유리할 것”이라는 평도 함께 내놨다.

◆ "엉뚱한 해설자가 되고 싶다."

진필중 위원에게 어떤 해설자가 되고 싶느냐고 물었다. 바로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갖춘 엉뚱한 해설자”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중립적인 입장을 지키며 전문성을 갖춘 해설을 하되 팬들이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하는 해설자가 되고 싶어했다.

▲ [스포츠Q 최대성 기자] 진필중 해설위원은 팬들이 재밌어 할 수 있는 '엉뚱한 해설자'가 되고싶다고 말하며 열심히 노력중이라고 밝혔다.

진 위원은 지난 18일 대전에서 열린 시범경기 넥센-한화전을 통해 해설자로 데뷔했다. 해설위원 데뷔 소감을 묻자 “크게 떨지는 않았다. 덤덤했다”고 밝혔다. "첫 경기라 설렜다. 처음 치고는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며 자평하며 앞으로 팬들이 찾는 해설자가 되기 위해 더 분발할 것임을 다짐했다.

그의 191세이브 기록은 통산 최다 세이브 4위에 오를 정도의 대기록이다. 선수생활 마지막 3년간 3승 14패 15세이브에 그치며 쓴 맛을 본 그는 2007년 방출 통보를 받았다. 2008년 히어로즈의 신고 선수로 입단, 재기를 노렸으나 끝내 1군 무대를 다시 밟지 못했다.

최고 자리의 영광부터 신고 선수의 아픔까지 모두 아는 그다. 선수들의 미묘한 심정까지도 대변하는 좋은 해설자가 되려고 노력하는 그의 도전에 더욱 큰 관심이 쏠린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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