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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식의 아트&아티스트] 시민 문화예술공간의 표본, 런던 사우스뱅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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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식의 아트&아티스트] 시민 문화예술공간의 표본, 런던 사우스뱅크센터
  • 스포츠Q
  • 승인 2021.02.10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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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최준식 칼럼니스트] 세상 모든 이목이 온라인 콘텐츠로 쏠리는 때입니다. 대표 플랫폼 유튜브에서도 신박하고 독특한 예술세계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새로운 시리즈인 ‘아트 인 유튜브’는 15년 경력 문화예술기획자의 시선으로 유튜브 속 예술현장 이야기를 실감나게 전달하겠습니다. 세계 유명 예술기관에서 개설한 공식 유튜브 채널을 방문해 이를 살펴보며 그 안에서 펼쳐지는 볼거리, 즐길거리를 열심히 소개하겠습니다. 많은 성원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3. 강 너머 남쪽에는 재미난 것이 많다, 사우스뱅크센터

런던은 템즈강을 중심으로 강남과 강북이 나뉘어 다른 양상으로 발전해왔다. 서울과 달리 런던은 강북이 더 발전하고 부촌도 많은 편이다. 하지만 런던의 강남에는 새로운 매력이 있다. 템즈강 남쪽 중앙 사우스뱅크 지역이다. 2000년 템즈강 이남 개발사업인 ‘밀레니엄 프로젝트’의 본격 추진으로 사우스뱅크는 런던의 문화·여가 중심지가 됐다. 수많은 관광객을 불러모으는 ‘런던아이’, 영국 현대미술의 중심인 ‘테이트모던’, 유서 깊은 영국 연극의 전통인 ‘내셔널씨어터’ 등 사우스뱅크는 런던의 핫플레이스로 자리매김했다.

 

[사진=런던 사우스뱅크센터 전경]

 

그 중에서도 사우스뱅크 지역의 대표예술기관은 사우스뱅크센터다. 영국 최대 규모의 복합문화공간인 이 곳은 공연장과 미술관, 도서관, 영화관을 비롯해 다채로운 상업시설, 다양한 야외행사가 연중 함께하는 런던의 대표 명소다. 사우스뱅크는 런던 출장 중 귀중한 하루를 온전히 보낼 정도로 매력 넘치는 공간이었다. 그 중심에 사우스뱅크센터가 있다.

사우스뱅크센터는 세계적인 관현악단인 런던필하모닉오케스트라를 상주단체로 두고 있다. 최근에 런던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한국을 대표하는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사우스뱅크센터 내 공연장 로열페스티벌홀에서 협연을 하기도 했다.

 

[사진=런던 사우스뱅크센터 전경]

 

사우스뱅크센터는 1951년 브리튼 페스티벌(Festival of Britain)의 행사장으로 건축됐다. 당시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 폭격으로 파괴된 런던엔 연주회장이 없었다고 한다. 사우스뱅크 로열페스티벌홀은 전쟁의 상처를 치유하고 영국의 공연 문화를 새로 일으킨 공연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헤이워드 갤러리, 문학을 다루는 시(詩) 도서관, 연중 개방돼 시민들에게 사랑 받는 넓고 편안한 로비공간도 사우스뱅크센터의 다양한 매력이다.

사우스뱅크센터 건물은 우리가 생각하는 문화예술공간의 이미지와는 사뭇 다르게 굉장히 건조하다. 2차 세계대전 전후 기능주의 건축양식의 영향을 받아 장식을 배제한 육중한 콘크리트 건물은 상당히 삭막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이 건물 주변에선 매주 푸드마켓, 중고책시장이 열리고 젊은이들의 버스킹과 익살스런 그래피티가 공존한다. ‘런더너’의 일상에서 사우스뱅크는 매번 찾고 싶은 재기발랄하고 소중한 공간이다.

 

[사진=사우스뱅크센터 공식 유튜브 채널]
[사진=사우스뱅크센터 공식 유튜브 채널]

 

사우스뱅크센터 유튜브 채널의 홈 이미지는 메인 공연장인 로열페스티벌홀의 로비 천장을 보여준다. 사우스뱅크센터의 로비는 무료로 개방돼 런던 시민들의 휴게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다. 런던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공립공연장인 만큼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서 역할을 다하고 있다. 

현재 사우스뱅크센터 유튜브 채널 첫 페이지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희망의 빛을 전달하는 야외 전시인 윈터 라이트(winter light) 영상이 있다. 콘크리트 건물 사우스뱅크에 생기있는 프로젝션 매핑을 통한 미디어아트 작품은 '코로나19를 이겨내자'는 희망의 빛으로 보인다. 작품 설치작가는 영상 속에서 2020년을 ‘가장 어두운 해(darkest year)’라 표현하면서 빛(light)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고 말한다. 지금 영국은 봉쇄돼 있지만 사우스뱅크를 비추는 윈터 라이트는 전세계를 위로하고 있다.

 

[사진=사우스뱅크센터 공식 유튜브 채널]
[사진=사우스뱅크센터 공식 유튜브 채널]

 

채널 구독자는 총 2만명이며 개설연도는 2007년이다. 기본적으로 공식 영어자막을 제공한다. 사우스뱅크센터 유튜브 채널의 홈 화면은 아래와 같이 구성돼 있다.

△Winter Light △Hayward Gallery △Meltdown through the ages △Everyday Heroes △Among the Trees △Grace Jones Meltdown △Festival of Britain △Nile Rodgers’ Meltdown at Southbank Centre △Robert Smith’s Meltdown

홈 화면 주요코너에서 가장 의미 있는 단어는 ‘멜트다운(Meltdown)’이다. 주가의 폭락이나 원자로가 녹아버리는 등 부정적이면서 강렬한 상황을 뜻한다. 하지만 당연히 멜트다운의 사전적 의미와 사우스뱅크센터는 무관하다.

멜트다운은 사우스뱅크센터에서 1993년부터 이어져오고 있는 대표적인 음악축제다. 매년 6월에 열리며, 단어의 의미처럼 런더너를 음악의 용광로로 빠져들게 하는 매력적인 페스티벌이다. 데이비드 보위, 오노 요코 등 유명 예술인들이 총감독으로서 축제를 이끈 바 있다.

1993년부터 매년 쉼 없이 이어져 온 이 축제는 딱 2번 열리지 않은 적이 있다. 2006년 사우스뱅크 대공연장인 로열페스티벌홀 보수공사로,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다. 이 멋진 축제가 올해는 반드시 재개되길 바란다. 2020년 예술총감독인 자메이카의 유명 모델이자 가수 그레이스 존스가 이번에도 다시 지휘봉을 잡았다 하니 다시 펼쳐질 페스티벌을 기대해본다.

사우스뱅크센터 유튜브 채널에는 영국에서 가장 오래된 이 음악축제와 관련한 영상클립이 상당수 업로드 돼 있다. 채널은 과거 축제 속 유명 스타의 모습부터 최근의 영상까지 다양한 코너로 멜트다운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사우스뱅크센터 공식 유튜브 채널]
[사진=사우스뱅크센터 공식 유튜브 채널]

 

복합문화공간 사우스뱅크센터에는 3개의 공연장 외 전통 있는 갤러리가 있다. ‘헤이워드 갤러리(Hayward Gallery)’가 그것이다. 그리고 이 갤러리는 사우스뱅크센터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도 중요한 코너로 자리잡고 있다. 실험적, 혁신적인 갤러리의 전통을 유튜브 콘텐츠로 만날 수 있다.

다음으로 소개할 코너는 브리튼 페스티벌(Festival of Britain)이다. 사우스뱅크센터의 주요 공간들은 본래 1951년 이 축제의 행사장으로 건축된 만큼 브리튼 페스티벌은 곧 사우스뱅크의 역사이기도 하다. 영국을 대표하는 국가 박람회이자 문화행사 브리튼 페스티벌은 사우스뱅크에도 무척 중요한 이벤트다. 그래서 공식 유튜브도 별도 코너를 통해 이 페스티벌을 소개하고 있다. 브리튼 페스티벌의 1951년 당시 영상을 찾아볼 수 있는 아카이브 성격이다. 

 

[사진=사우스뱅크센터 공식 유튜브 채널]
[사진=사우스뱅크센터 공식 유튜브 채널]

 

사우스뱅크센터를 둘러보면 한국 대표 국공립문화시설 세종문화회관이나 예술의 전당이 떠오른다. 국가가 건립을 주도하고 운영에 정부재원이 투여되며 수도의 대규모 부지에 들어선 ‘관 중심의 문화공간’이라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삭막한 형태도 빼닮았다.

하지만 사우스뱅크센터는 우리가 생각하는 ’딱딱한 관변단체’의 이미지가 아니다. 시민이 사랑하는 대중예술인이 예술감독으로 축제를 이끌고, 공연장 로비를 누구나 쓸 수 있게 개방하며, 공연장 주변에는 볼거리·즐길거리가 넘쳐나는 생동감 있는 공간이었다. ‘시민이 원하는 복합문화공간은 이래야 할 것 같다’는 표준을 제시하는 것 같다. 런던의 핫플레이스 사우스뱅크 지역의 사우스뱅크센터는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공식 유튜브 채널도 그들의 모습과 닮아 볼거리가 많다. 많은 이들의 방문을 기대한다.

 

최준식

- 스포츠Q(큐) 문화 칼럼니스트
- 예술평론가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심의위원(시각예술·축제)
- 한국콘텐츠진흥원 평가위원(콘텐츠가치평가)
- 한국디자인진흥원 심사위원(우수디자인 GD)
- 문화체육관광부 예술경영지원센터 직무역량교육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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