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지구촌 스포츠 대축제는 숱한 명승부를 남겼고,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선수들은 우정을 나누는 스포츠맨십으로 감동을 전했다.
미국 CNN과 AP통신은 2020 도쿄 올림픽 폐막을 하루 앞둔 지난 7일 '이번 대회를 더욱 빛나게 만든 스포츠맨십'이라는 주제로 몇 장면 선정해 소개했다.
스케이트보드 여자부 경기에 출전한 오카모토 미스구(일본)는 계속 1위를 달리다 마지막 시기에서 4위로 밀려나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그러자 그와 우승을 다퉜던 포피 올슨(호주), 브라이스 웨트스타인(미국) 등이 오카모토에게 다가가 마치 승자를 대하듯 그를 어깨 위로 안아 올리며 위로했다.
남자 높이뛰기에서 공동 1위에 오른 장마르코 탬베리(이탈리아)와 무타즈에사 바심(카타르)도 서로 포옹하며 육상에서 109년 만에 나온 공동 금메달을 자축했다.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연장전을 치렀다면 1, 2위를 가릴 수 있었지만 두 선수 모두 공동 1위로 경기를 마치기를 원했다. 바심은 "탬베리는 가장 친한 친구 중 한 명"이라며 연장 승부를 고사한 이유를 설명했다.
배드민턴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이번 대회에서 보기 드문 셔츠 교환이 있었다. 남자단식 결승에서 빅토르 악셀센(덴마크)이 2016년 리우 대회 금메달리스트 천룽(중국)을 꺾고 정상에 섰는데 2연패에 실패한 천룽이 밝은 표정으로 악셀센과 유니폼 상의를 교환하자 요청해 화제가 됐다.
뿐만 아니라 여자단식 결승에서 패한 다이쯔잉(대만)은 4강에서 자신이 꺾은 푸살라 V 신두(인도)의 위로를 받고 큰 힘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SNS에 "신두가 내게 달려와 안아주며 위로를 전했다. 진심 어린 위로에 눈물이 터져나왔다"고 썼다.
수영 여자 200m 평영에서 올림픽기록을 세우며 우승한 타티아나 스쿤마커(남아공)는 경기가 끝난 뒤 자신에게 몰려든 선수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 함께 경쟁한 선수들이 스쿤마커의 기록과 금메달을 축하하고자 그의 옆으로 다가와 감동을 자아냈다.
체조 여자 최강으로 불렸으나 이번 대회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단체전과 개인전 일부 종목에 기권한 시몬 바일스(미국)는 단체전에서 우승한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팀 선수들을 가장 먼저 축하해줘 눈길을 끌었다.
육상 남자 800m 준결선에서도 명장면이 나왔다. 서로 발에 걸려 쓰러진 아이자이어 주잇(미국)과 니젤 아모스(보츠와나)가 서로 손을 잡아주며 일어난 뒤 어깨동무를 하고 함께 결승선을 통과한 장면은 두고두고 회자될 전망이다.
한국선수들이 발휘한 스포츠정신 역시 빼놓을 수 없다.
결승전에서 패하며 은메달을 목에 건 유도 조구함, 태권도 이다빈은 상대 선수 승리를 진심으로 축하해주며 '패자의 품격'을 보여줬다. 조구함은 에런 울프(일본)의 손을 들어올리며 챔피언을 치켜세웠고, 이다빈은 밀리차 만디치(세르비아)에게 엄지를 꺼내보였다.
배구 여자 대표팀 주장 김연경 역시 매 경기 후 상대팀에서 뛴 옛 소속팀 동료들과 포옹하며 우정을 나눴다. 특히 8강전에서 한국과 만난 터키는 대규모 산불로 고통받고 있는 국민들을 위로하고자 나섰지만 풀세트 끝에 져 눈물을 감추지 못했는데, 김연경의 팬들이 김연경의 이름으로 터키에 묘목을 기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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