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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G 이적' 메시 등번호 30, 키워드는 초심과 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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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G 이적' 메시 등번호 30, 키워드는 초심과 우정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8.11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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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바르셀로나 그 자체였던 리오넬 메시(34)가 파리 생제르맹(PSG)으로 이적했다. 메시가 바르셀로나가 아닌 다른 유럽 구단 유니폼을 입고 뛰는 일이 결국 벌어졌다. 네이마르, 킬리안 음바페 등 새 동료들과 유럽 대권에 도전한다.

PSG는 11일(한국시간) "메시와 2+1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연봉은 3500만 유로(473억 원)로 추정된다. 바르셀로나에선 지난 시즌 9200만 유로(1244억 원)를 수령했다고 알려졌다.

아르헨티나 출신으로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만 유소년 시절부터 21년, 프로 데뷔 이래 17시즌 뛴 메시가 이제 라리가를 떠나 프랑스 리그앙을 누빈다.

메시는 "파리에서 빨리 내 축구인생 다음 장을 시작하고 싶었다"면서 "PSG와 파리 팬들을 위해 대단한 일을 해내려고 한다. 홈구장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치를 홈경기에 빨리 출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나세르 알 켈라이피 PSG 회장은 "메시가 우리 클럽을 선택해 기쁘다. 메시와 대단한 코치진이 전 세계 팬들을 위해 역사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화답했다.

[사진=파리 생제르맹(PSG) 공식 트위터 캡처]
리오넬 메시가 바르셀로나를 떠나 파리 생제르맹에 입단했다. [사진=PSG 공식 트위터 캡처]

프랑스리그를 지배하고 있는 PSG의 숙원사업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이다. 이미 세계 최고 수준 지도자와 스쿼드를 보유한 상황이었는데, 축구사 전체를 통틀어도 역대 최고로 꼽히는 메시를 영입했으니 UCL 제패 도전이 탄력을 받는다.

PSG는 카타르 왕족 자본 '카타르 스포츠 인베스트먼츠'가 지난 2011년 인수한 이래 천문학적인 투자를 등에 업고 유럽 최고 부자클럽 반열에 올랐다. 리그앙에서 2012~2013시즌부터 4연패, 다시 2017~2018시즌부터 다시 3연속 우승을 차지했지만 아직까지 UCL 정상에 선 적은 없다.

2017년 네이마르, 2018년 음바페 등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를 잇는 차세대 발롱도르 주자들을 차례로 영입한 뒤에도 번번이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2019~2020시즌 처음으로 UCL 결승에 진출했지만 바이에른 뮌헨(독일)에 져 준우승에 그쳤다.

세계 최강에서 내려온 바르셀로나는 최근 자금난이 심해지면서 결국 메시를 내놓기에 이르렀다. 구단과 재계약을 위해 연봉까지 대폭 삭감하는 안에 동의했지만, 메시는 21년간 헌신한 클럽과 허무하게 작별을 고해야 했다.

[사진=파리 생제르맹(PSG) 공식 트위터 캡처]
메시(왼쪽)가 바르셀로나를 떠나 다른 유럽 클럽으로 이적했다는 소식은 유럽 전역을 떠들썩하게 한다. [사진=PSG 공식 트위터 캡처]
[사진=파리 생제르맹(PSG) 공식 트위터 캡처]
[사진=연합뉴스]

메시는 바르셀로나에서 라리가 10회, UCL 4회, 국왕컵 7회 등 숱하게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리그 474골 포함 통산 672골 305도움을 생산했다. 라리가 역대 최다득점자이자 바르셀로나 최다골 타이틀을 갖고 있다. 세계 최고에게 주어지는 발롱도르를 6회나 수상했다.

34세 메시는 올해도 여전히 가장 강력한 발롱도르 후보다. 바르셀로나는 지난 시즌 라리가 3위에 그친 데다 UCL에서도 16강 탈락했다. 하지만 메시는 5연속 리그 득점왕에 오른 것은 물론 도움왕까지 석권하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또 지난달 막 내린 2021 코파아메리카에서 마침내 우승하며 첫 메이저 국가대항전 트로피까지 수확했다.

지난 시즌 앞서 구단 수뇌부 행태에 환멸을 느낀 그는 더 이상 구단에 미래가 없다고 판단, 이적을 선언했다. 하지만 구단과 협의가 잘 이뤄지지 않아 잔류하게 됐다. 결국 계약기간 마지막 시즌까지 팀을 이끈 그는 시즌이 종료된 뒤에는 마음을 바꿨다. 맨체스터 시티(맨시티) 등 주요 빅클럽 관심을 받았지만 팀에 남기를 원했다. 어쩔 수 없이 팀을 떠나게 된 그는 지난 8일 고별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메시의 아르헨티나 고향 팀을 비롯해 차기 행선지로 여러 팀이 언급됐지만 사상 첫 UCL 우승을 노리는 PSG의 야심과 급여를 보장할 수 있는 자금력, 수준 높은 팀 구성원이라는 메리트가 그의 마음을 움직였다. 메시는 "클럽 비전과 내 야망이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고 힘줬다.

[사진=파리 생제르맹(PSG) 공식 트위터 캡처]
[사진=파리 생제르맹(PSG) 공식 트위터 캡처]

PSG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만년 중상위권이던 토트넘 홋스퍼를 EPL 우승후보로 이끌고, UCL 결승까지 진출시킨 아르헨티나 출신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지휘하고 있다. 또 앙헬 디 마리아, 파레데스 등 같은 국적 동료들도 많다.

메시 가세로 역대 최강 스리톱을 구축할 전망이다. 네이마르-음바페-메시 'NMM' 스리톱은 발롱도르급 3인으로 구성된 공격진이다. 

과거 2014~2015시즌 바르셀로나의 마지막 UCL 우승을 함께한 네이마르-루이스 수아레스(아틀레티코 마드리드)-메시 'MSN' 트리오 아성을 위협한다. 또 레알 마드리드에서 UCL 4회 우승을 합작한 'BBC(가레스 베일-카림 벤제마-호날두)', 리버풀의 EPL 첫 우승과 UCL 제패에 앞장 선 '마누라(사디오 마네-호베르트 피루미누-모하메드 살라)' 라인 등 최근 유럽축구를 주름잡은 공격진 그 이상의 기대감을 자아낸다.

메시가 자신의 상징과 같은 10번이 아닌 백넘버 30을 택한 것 역시 의미가 남다르다. 키워드는 '초심'과 '우정'이다.

메시는 2008~2009시즌부터 바르셀로나에서 10번을 달고 뛰어왔다. 30은 메시가 2004~2005시즌 바르셀로나 1군에 처음 입성했을 때 단 숫자다. 1군에서 첫 두 시즌을 30번으로 뛰었다. 데뷔 당시 초심으로 돌아가 PSG에서 새 역사를 만들겠다는 각오가 깃들었다. 스페인 매체 아스도 "메시가 30을 단 건 그가 바르셀로나에서 데뷔했을 때 단 번호이기 때문"이라고 봤다.

[사진=파리 생제르맹(PSG) 공식 트위터 캡처]
바르셀로나 시절 메시(왼쪽)와 네이마르.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한편으론 동료 네이마르(10번)와 파블로 사라비아(19번)를 배려한 것으로도 보인다. 

지난 2016~2017시즌까지 바르셀로나에서 4시즌 함께한 동료 네이마르가 기존에 PSG에서 10번을 달고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었다. 자국리그 산토스 시절은 물론 브라질 대표팀에서도 10번을 차지한 네이마르는 바르셀로나에선 11번에 만족해야 했다. 

PSG로 이적하며 비로소 10번을 되찾았는데, 이번에 메시가 오자 존중의 의미를 담아 등번호를 양보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메시가 이를 거절했다. 30번 이후 달았던 19번을 차지할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원래 팀에서 19번인 사라비아를 배려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코파아메리카 결승에서 메시의 아르헨티나가 네이마르가 뛰는 브라질을 꺾고 우승한 뒤 둘은 한참이나 포옹하며 우정을 과시했는데, 이제 PSG에서 다시 의기투합한다. 바르셀로나에서 마음이 흔들리던 메시에게 PSG행을 강하게 권유한 것도 네이마르였다.

PSG 열성 팬들과 파리 시민들은 공항과 홈구장 등지에 모여 메시가 오기를 기다렸다. 메시가 '파리지앵'이 됐다는 소식에 프랑스 전역이 들뜨고 있다. 유럽축구 지각변동을 예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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