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경기도 수원을 연고로 하는 여자배구 현대건설과 남자배구 한국전력이 나란히 선두를 달리고 있다. '수원 남매'는 지난 시즌 봄배구 무대를 밟지 못했지만 정규리그 막판 경기력을 끌어올리며 다음을 기대케 했다. 비시즌 전력을 강화한 두 팀은 이제 새 시즌 V리그 대권까지 노린다.
여자부 현대건설은 거침없이 개막 5연승을 질주했다.
절대 강호가 없는 올 시즌 여자배구 판에서 우승후보로 꼽히는 김천 한국도로공사, 서울 GS칼텍스, 대전 KGC인삼공사 등 라이벌 팀들을 차례로 제압했다. 지난달 31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프로배구 도드람 V리그 여자부 원정경기에선 3연승 중이던 KGC인삼공사를 셧아웃 완파했다.
현대건설은 이로써 상대에 승점 1도 내주지 않고 5전 전승으로 승점 15를 쌓았다. 1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3전 전패 중인 신생팀 광주 페퍼저축은행을 상대한다는 걸 감안하면 연승행진은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시즌 외국인선수로 윙 스파이커(레프트) 루소를 선발하면서 큰 공격 결정력이 떨어져 고전했던 것과 달리 올 시즌 키 192㎝의 야스민은 높이와 파워를 겸비해 현대건설 공격 상당 부분을 책임지고 있다. 팀 공격 34%가량을 해결하고 있는데 득점 2위(122점), 공격성공률 1위(46.67%), 서브 1위(세트당 0.533개)에 올라있다.
역시 부상으로 직전 시즌 부진했던 주장 황민경이 비시즌 철저한 몸 관리를 통해 경기력을 끌어올렸고, 안정적인 리시브(수비 5위)와 몸을 던지는 디그(4위)로 뒤를 받치고 있다. 국내 최고 미들 블로커(센터) 양효진(블로킹 3위, 속공 2위)이 건재한 데다 비시즌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 부름을 받고 국제대회를 경험한 센터 이다현과 세터 김다인의 성장세도 눈에 띈다.
한국배구연맹(KOVO)컵 최우수선수(MVP) 정지윤은 새 포지션 레프트에서 경험을 쌓고 있다. 야스민의 반대쪽에서 공격이 터지지 않을 때 조커로 들어와 제 몫을 하고 있다. KGC인삼공사전에선 35세 베테랑 황연주가 게임체인저로 활약했다. 야스민이 가벼운 부상을 호소하자 투입돼 15점을 올리며 관록을 과시했다.
같은 날 한국전력도 수원체육관에서 돌풍의 팀 천안 현대캐피탈을 세트스코어 3-0으로 물리쳤다. 블로킹에서 15-3으로 압살하며 시즌 3승째(1패) 쌓아 세트득실률에서 현대캐피탈을 체지고 선두로 점프했다.
토종 거포 서재덕이 3세트 만에 블로킹, 서브에이스, 후위공격 3개씩 터뜨리면서 16점으로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공수겸장 날개공격수로 평가받는 그는 전역하자마자 팀 전력을 업그레이드 시키고 있다. 지난 두 시즌 현대캐피탈에서 뛰고 이번에 한국전력 유니폼을 입은 우간다 출신 다우디도 전 소속팀을 상대로 20점을 맹폭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선수층이 두꺼워 것도 상승세에 한 몫 한다. 대체 외인으로 개막 전 급하게 한국전력에 합류한 다우디는 아직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아 경기력에 기복을 보이고 있는데, 그럴 때면 베테랑 토종 라이트 박철우가 들어와 다우디와는 다른 결로 공격을 풀어주고 있다. 2년차 레프트 임성진의 공격력이 개선됐고, 경험 많은 세터 김광국을 비롯해 지난 시즌 대전 삼성화재가 외인 없이 경기할 때 주포 노릇을 한 김동영 등이 언제든 투입될 수 있다.
한국전력은 팀 블로킹 1위(세트당 3.31개), 디그 1위(세트당 11.38개)에 올라있다. 한국 최고 센터 신영석이 중앙에서 중심을 잡고, 2년차 박찬웅이 무서운 기세로 올라서고 있다. 리베로 오재성과 레프트 이시몬으로 구축한 리시브 라인은 지난 시즌에도 탄탄했는데, 이번에 서재덕까지 가세해 수비가 한층 안정됐다는 평가다. 블로킹이 좋기 때문에 그 블로킹을 피해 들어오는 공격을 걷어올릴 확률도 높아지고 있는 선순환이기도 하다.
한국전력은 4일 안산 OK금융그룹, 7일 인천 대한항공 등 강호들을 상대로 제대로 된 시험무대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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