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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부상 주의보'에서 '부상 경보'로 격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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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부상 주의보'에서 '부상 경보'로 격상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3.28 1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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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콧·발데스 중부상으로 무산…판 페르시·하세베 등도 시간 촉박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월드컵 개막까지 남은 기간에 가장 중요한 것은 부상을 막는 것이다. 좋은 선수들이 부상으로 월드컵에 나서지 못했던 사례를 자주 봤다. 팀 차원에서 꾸준비 부상에 대비하겠다."

"손흥민과 기성용이 골을 넣고 팀의 승리를 이끈 것은 본인이나 팀 동료에게나 고마운 일이다. 골도 중요하지만 부상을 당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 4월에 유럽에 가서 선수들을 체크할 생각이다."

모두 홍명보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이 한 얘기다.

첫번째는 브라질 월드컵을 100일 앞둔 시점에서 한 것이고, 두번째는 27일 아시안컵 조추첨을 다녀온 뒤 인천국제공항에서 한 얘기다.

월드컵이 점점 다가오면서 '부상 주의보'에서 '부상 경보'로 격상되는 팀들이 늘어가고 있다.

◆ 다치면 일 그르친다, '자나깨나 부상 조심'

요즘 홍명보 감독의 머리 속에는 '자나깨나 부상 조심'이라는 생각뿐이다. 이미 예비 엔트리 30명 가운데 90%가 완성된 상황에서 이들이 부상을 당하면 생각했던 구상이 흐트러지기 때문이다.

▲ 홍명보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이 '자나깨나 부상조심'을 강조하고 있다. 박주영이 지난 6일 그리스전에서 허벅지 부상을 당한 뒤 소속팀에서 계속 결장하고 있어 근심을 더하고 있다. 사진은 그리스와 평가전에서 슛을 시도하고 있는 박주영.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이미 홍명보 감독은 동료 또는 후배 선수들이 부상으로 인해 대표팀 전력에 크나큰 악영향을 끼치는 것은 수차례 경험했다.

황선홍(포항 감독)이 1998년 프랑스 월드컵을 앞두고 치러진 중국과 평가전에서 골키퍼와 충돌한 후 사타구니 부상을 입었다. 황선홍은 프랑스 월드컵 대표팀에 포함되긴 했지만 끝내 단 한 경기도 나서지 못하고 1무 2패로 조별리그 탈락을 맛봤다.

코칭스태프 일원으로 참여했던 2006년 독일 월드컵도 마찬가지. 당시 딕 아드보카트 감독은 이동국(전북)을 원톱으로 쓰기에 주저함이 없었다. 이동국과 이천수(인천)의 조합이라면 충분히 첫 원정 월드컵 16강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2006년 4월 이동국은 K리그 홈경기 도중 갑자기 쓰러졌다. 방향을 바꾸다가 무릎 전방십자인대 파열이라는 치명적인 부상을 입었다. 결국 이동국은 월드컵이 아닌 수술 치료를 위해 독일에 갔다. 그리고 조재진(은퇴)으로 이동국의 공백을 메우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 박주영(왓포드)이 부상으로 소속팀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것이 못내 신경 쓰인다.

박주영은 지난 6일 그리스와 원정 평가전에서 골을 넣으며 홍 감독의 마음을 흡족하게 했지만 하필 그날 다친 허벅지 때문에 5경기째 소속팀 경기에 결장하고 있다. 박주영이 돌아와 좀 나아지겠다 싶었더니 부상으로 경기에 뛰지 못하고 있으니 홍 감독의 머리속은 더욱 복잡해진다.

◆ '부상 악령'은 32개국 공통의 고민

브라질 월드컵을 76일 남겨둔 상황에서 부상 악령은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32개국 공통의 고민이다. 이미 부상 악령이 덮쳐 고민하는 팀도 있고 부상당한 선수들의 회복이 더뎌 안절부절하지 못하는 팀도 있다.

네덜란드는 주포 로빈 판 페르시(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부상에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다.

판 페르시는 지난 20일 올림피아코스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8강 진출을 이끌었지만 이날 무릎 인대 염좌로 6주동안 출전할 수 없다는 진단까지 받았다.

재활까지 최소 8주가 걸리기 때문에 시즌 아웃은 기정사실이 됐고 브라질 월드컵 출전도 장담할 수 없다.

잉글랜드의 시오 월콧(아스날)에게도 부상 악령이 덮쳤다.

월콧은 지난 1월 토트넘 핫스퍼와 FA컵 64강전에서 왼쪽 무릎 전방 십자인대가 파열돼 최소 6개월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잉글랜드 대표팀으로서는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부상 회복 속도가 빨라 극적으로 합류한다고 해도 경기력을 끌어올리기엔 너무나 시간이 부족하다.

FC 바르셀로나의 골키퍼 빅터 발데스는 지난 27일 셀타비고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경기에서 프리킥 슛을 방어하다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됐다. 진단 결과 6~8개월의 치료가 필요해 브라질 월드컵 출전이 완전히 무산됐다.

발데스는 이케르 카시야스(레알 마드리드)가 지키고 있는 스페인 대표팀에서는 '서브'이기 때문에 대표팀 전력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게다가 다비드 데 헤아(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다른 골키퍼 자원도 풍부하다. 하지만 발데스 개인으로는 마지막 월드컵이 될지도 모르는 이번 대회에 나서지 못하는 것이 못내 가슴 아프다.

브라질 월드컵에서 우승 후보로 꼽히는 독일 역시 메수트 외질(아스날)의 부상 때문에 고민이다. 바이에른 뮌헨과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브라질 월드컵 출전이 어려울 수도 있다.

독일 대표팀을 바이에른 뮌헨 출신 선수들로 메운다고 하더라도 유럽 최고의 플레이메이커로 꼽히는 외질의 공백은 이만저만 악재가 아니다.

◆ 러시아도… '너의 불행이 나의 행복?'

한국의 브라질 월드컵 본선 첫 상대인 러시아의 경우 미드필더 드미트리 타라소프(로코모티브 모스크바)가 지난달 11일 십자인대 파열로 출전이 어려워졌다. 정밀진단 결과 최소 6개월 이상 치료와 재활에 임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출전이 물건너갔다.

타라소프는 지난해 11월 한국 대표팀과 친선 평가전에서 후반 13분 결승 헤딩골을 터뜨린 선수다.

또 내심 8강 이상의 성적을 목표로 하는 일본도 주전들의 연쇄 부상에 덜덜 떨고 있다. 오른쪽 풀백으로 일본 포백의 중추 역할을 맡고 있는 우치다 아츠토(샬케04)는 지난달 오른쪽 허벅지 근육 파열 부상을 당했고 하세베 마코토(뉘른베르크) 역시 오른쪽 무릎 부상이 재발했다.

우치다의 경우 6월까지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고 하세베 역시 2개월 이상 치료 및 회복이 필요해 월드컵 출전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빠른 회복, 월드컵 출전할 수도?

큰 부상을 당해 월드컵 출전이 어려울 것처럼 보였지만 회복 속도가 빨라 극적으로 대표팀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은 선수도 있다. 그야말로 '하늘이 도운 격'이다.

가장 대표적인 선수가 바로 팔카오(AS 모나코)다. 팔카오는 지난 1월 경기에서 전방 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당해 사실상 월드컵이 좌절된 것처럼 보였다. 콜롬비아 대표팀으로서는 직격탄을 맞은 셈이었다.

그러나 팔카오가 최근 빠르게 컨디션을 회복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팔카오 역시 모나코 공식 TV 채널을 통해 "무릎이 빠르게 호전되고 있는데다 재활량도 매일 조금씩 늘려가고 있다"며 "가능하다면 빨리 부상을 털어내고 월드컵에 나서고 싶다"며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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