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윤석열(61)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KBO리그(프로야구) 한국시리즈(KS) 현장을 찾았다. 이에 맞서는 이재명(57) 더불어민주당 후보도 고(故) 최동원을 다룬 야구 다큐멘터리 영화를 관람하는 등 야구를 통해 표심을 공략하려는 전략이 눈에 띈다.
2021 KS 그리고 야구에 얽힌 대선후보들의 경쟁구도가 재밌다. 남녀노소 인기를 얻고 있는 야구를 통해 친근한 이미지를 부각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윤석열 후보는 1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 간 2021 신한은행 쏠(SOL) 프로야구 KS 1차전을 관전했다. 대선후보가 야구장을 찾아 시민과 소통한 셈이다.
윤 후보는 검사 시절 전국 각지를 돌며 근무했기 때문에 특별히 응원하는 팀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은 야구 국가대표팀 점퍼를 입고 홈팀 KT 응원석에 자리를 잡았다.
윤석열 후보는 "'이제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로 직관이 가능하다고 해 나도 좀 보고 싶다고 했더니 캠프에서 일정을 만든 모양"이라며 "날씨 좋은 가을에 그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찌들었던 국민과 함께 야구 경기를 보게 돼 아주 기분이 좋다"고 밝혔다.
경기 시작 전 다른 팬들과 마찬가지로 줄을 서서 입장했고, 일부 팬들 요청에 따라 야구공에 사인하거나 기념 촬영에 응하기도 했다. 경기 중에는 육성 응원이 금지된 만큼 차분하게 자리에 앉아 선수들의 플레이를 지켜봤다.
윤 후보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학교에 가면 엉덩이 밑에 야구 글러브를 깔고 앉아 수업을 들을 정도였다"며 스스로를 야구광이라고 칭한다. 올해 대통령배와 청룡기를 제패하는 등 야구 명문으로 유명한 충암고 출신인 그는 지난 9월 모교를 방문해 야구부 후배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당시 한 선수가 "(대통령이 되면) 내년에 청와대로 초청해달라"고 했고, 윤 후보는 "물론"이라고 화답했다.
이재명 후보도 야구를 대선 마케팅에 끌여들었다.
지난 12일 부산을 찾아 다큐멘터리 영화 '1984 최동원'를 관람했다. 1984년 한국시리즈에서 7차전 중 5경기에 등판해 홀로 4승을 따내며 롯데를 우승으로 이끈 '무쇠팔' 최동원 별세 10주기를 맞아 개봉한 영화다.
이재명 후보는 최동원 모친인 김정자 씨와 함께 무대에 올라 "우리 국민 영웅을 기억 못 하는 사람이 있겠냐"며 "지금도 펄펄 살아서 강속구를 던져대는 야구장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부산을 연고로 하는 롯데가 정규리그 8위에 그치며 올해도 가을잔치에 합류하지 못한 상황에서 부산·경남지역 야구 팬들에게 감성적으로 다가갔다는 평가다.
이 후보는 그동안 꾸준히 KT를 응원한다고 밝혀왔다. 성남시장 시절이던 2017년 8월 수원 KT위즈 파크에서 시구를 한 적이 있다. 당시 “경기도민이라 꿋꿋하게 KT위즈 편이다”라고 언급했다. 이후 경기도지사가 된 그는 지난해 "KT가 경기도 내 유일한 연고 프로야구단인 만큼 KT를 응원하는 건 당연하다. 지사 취임 직후 수원야구장에 갔을 때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적도 있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야구마니아로 통한다. 선거 유세를 하며 광주에선 해태 타이거즈(현 KIA) 유니폼, 부산에선 롯데 유니폼을 착용할 정도. 2012년 대선을 앞두고 김성근 당시 고양 원더스 감독을 찾기도 했다. 취임 첫 해 KS 1차전 시구자로 나섰다. 전통적으로 여권 지지율이 높은 광주에서 열린 터라 현장 분위기가 매우 뜨거웠다고 전해진다.
최동원과 인연도 있다. 최동원이 1988년 프로야구선수협회 결성을 주도했을 때 변호사로 법률 자문을 맡았던 이력이 있다. 최동원과 이대호를 배출한 야구 명문 경남중-경남고 출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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