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KBO리그(프로야구) 막내 구단 KT 위즈가 통합우승에 도전한다. 간판타자 강백호(22)와 이강철(55) 감독은 구단의 위상이 달라졌음을 체감했다.
15일 오후 6시 30분부터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KT와 두산 베어스 간 2021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프로야구) 한국시리즈(KS) 2차전 앞서 만난 강백호는 특유의 무심한 말투로 전날 있었던 첫 경기 소회를 전했다.
만원 관중이 집결한 대망의 KS 1차전, 인기구단 두산 베어스에 맞서 많은 KT 팬들이 외야 관중석까지 절반가량 점령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막내 구단인 데다 상대적으로 인구가 적은 경기도 수원시를 연고로 하는 KT는 프로야구에서도 인기구단으로는 통하지 않는 만큼 팬들에게도 의미있게 다가온 장면.
강백호는 많은 KT 팬들이 와준 데 대해 "너무 좋았다. 최고였다. 프로 4년차인데, 우리 팀 팬이 고척에 이렇게 많이 와주신 건 처음이라 큰 힘이 됐다. 타이브레이크 때는 일정이 빡빡해 못 오신 팬들이 많았다고 들었는데, 우리가 그만큼 기대감을 심어줬다는 생각이다. 보답할 수 있어 좋았고 재밌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2위를 차지하면서 창단 이래 처음 포스트시즌(PS) 무대를 밟았다. 유리한 고지를 점했음에도 불구하고 준플레이오프(준PO)부터 치르고 올라온 두산에 1승 3패로 무너졌다.
올 시즌에는 막판까지 선두를 질주했고, 종반부 잠시 삼성 라이온즈에 선두를 뺏기기도 했지만 결국 공동 1위로 마쳤다. 이어진 1위 결정전 타이브레이크 단판승부에선 승리를 따내며 정규리그 왕좌에 등극했다.
두산은 와일드카드(WC) 결정전부터 치러 올라온 만큼 경기감각과 타격감이 최고조였다. 7년 연속 KS에 오르는 저력을 보여준 반면 KT는 지난달 31일 최종전 이후 2주가량 실전을 치르지 않아 감각 저하 우려가 따랐다. 더불어 KS가 처음이라 경험에서 밀린다는 평가도 따랐다. 하지만 이는 기우였고, 4-2 승리를 따냈다.
강백호는 "지난해에는 선수들도 가을야구가 처음라 부담도 압박도 심했는데, 이번 KS는 앞서 그런 중요한 경기를 많이 경험하고 올라온 덕에 전반적으로 자신감이 생겼다. 기죽지 않고 우리 플레이를 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개인적으로도 마음 편하게 했는데, 운 좋게 결과도 잘 따라줬다"고 돌아봤다.
사령탑 이강철 감독은 "처음에는 긴장도 됐지만 이제는 하루가 지나갔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또 다른 날이 밝아왔다. 승리의 맛을 봤지만 만족하지 않고, 평상시로 돌아가 오늘 경기에 집중하려고 한다. 지난해 PO와는 다른 느낌이다. 어제 1회를 잘 막아야 한다는 생각에 긴장했는데, 쿠에바스가 잘 막아줬고 선수들도 자신감을 얻었다"고 복기했다.
"섣불리 말하긴 어렵지만 어제 경기만 보면 오래 쉰 것 치고는 경기감각이 빨리 올라왔고 타격감도 생각보다 괜찮았다. 특히 첫 KS라 집중력이 달랐다. 수원 팬들의 관심도 많아진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어제 두산과 거의 대등한 숫자의 팬들이 와서 선수들도 기분 좋았던 것 같다"고 기뻐했다.
지난해 KT가 처음 큰 무대를 경험한 탓에 정규시즌만큼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면 올해는 다르다는 분석이다. 선수단도 팬들도 가을야구를 바라보는 관점, 임하는 태도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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