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3개월여 앞둔 가운데 주말간 피겨스케이팅과 빙속에서 낭보가 전해졌다.
한국 피겨 남녀싱글 간판 차준환(20·고려대)과 유영(17·수리고)이 지난 13일(한국시간) 시니어 그랑프리 대회에서 나란히 동메달을 목에 건 것. 한국 피겨 사상 남녀선수가 같은 날 시니어 그랑프리 메달을 획득한 건 처음이다.
차준환은 일본 도쿄 요요기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1~2022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시니어 그랑프리 4차대회 NHK트로피 남자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78.76점, 예술점수(PCS) 89.92점, 감점 1점을 합해 총점 163.68점을 받았다.
쇼트프로그램에서 받은 95.92점을 더해 총점 259.60점으로 우노 쇼마(290.15점·일본), 빈센트 저우(260.69점·미국)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차준환이 시니어 그랑프리에서 메달을 따낸 건 2018~2019시즌 시니어 그랑프리 3차대회 이후 3년 만이다. 4회전을 점프하는 쿼드러플 토루프를 깨끗하게 소화했다. 쿼드러플 살코를 시도하며 착지에서 무너지고, 당황한 나머지 이어진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도 완벽히 소화하진 못했지만 나머지 연기는 실수 없이 처리했다.
앞서 경기한 유영도 프리스케이팅에서 TES 69.03점, PCS 67.49점, 감점 1점을 135.52점을 받아 최종 203.60점으로 동메달을 획득했다. 1위는 223.34점을 받은 일본 사카모토 가오리, 2위는 205.44점을 얻은 일본 가와베 마나. 유영과 가와베의 격차가 1.84점에 불과해 다음을 기대케 한다.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1차대회에서도 3위에 올랐던 그는 한국 여자선수로는 2009년 김연아(은퇴) 이후 12년 만에 시니어 그랑프리에서 두 대회 연속 포디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차준환과 유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탓에 근 2년간 제대로 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나란히 캐나다와 미국에서 외국 코치와 훈련해왔는데, 하늘길이 막히는 바람에 사실상 고립 상태에서 홀로 훈련을 소화해야 했기 때문이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브라이언 오서 코치와 훈련하던 차준환은 지난해 초 캐나다 국경이 봉쇄돼 귀국했다. 이후 국내에서 지도자 없이 홀로 일정을 짜 운동했다. 낯선 환경에서도 '필살기' 쿼드러플 점프 연마에 힘썼고,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 지난 3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남자선수 최초로 톱10(10위)에 들며 베이징 올림픽 쿼터를 최대 2장 확보했다.
유영도 비슷한 어려움을 극복했다. 미국 콜로라도주 스프링스에서 훈련하다 지난해 초 국내로 들어와야만 했고, 전담 지도자 하마다 마에(일본) 코치와 화상으로 소통하는 등 나름의 방법을 고심했다. 특히 지난해 출입국 과정에서 3차례나 자가격리를 하는 바람에 근육량을 유지하는 데 애를 먹었다. 그 결과 올 초 국가대표 선발전 프리스케이팅에서 두 번이나 넘어져 세계선수권 출전이 좌절됐다.
이후 이를 악물었다. 3월 해외 훈련이 가능해지자 다시 콜로라도로 향해 강도 높은 훈련을 시작했다. 국내 여자선수 중 유일하게 3바퀴 반을 도는 트리플 악셀을 구사하고 있는데, 나아가 4회전 점프를 연마했다.
올 시즌 시니어 그랑프리 출전 일정을 모두 마친 두 선수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국가대표를 뽑는 국내 선발전에 모든 초점을 맞추고 있다. 대표팀은 올림픽 피겨 남녀싱글 티켓을 2장씩 확보했다.
한편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동메달리스트 김민석(22·성남시청)도 같은 날 폴란드 토마슈프마조비에츠키 로도바 아레나에서 열린 2021~2022시즌 ISU 월드컵 1차대회 남자 1500m 디비전A에서 1분46초152로 우승했다.
5조 아웃코스에서 경기에 나선 그는 첫 300m에서 23초98로 7위에 머물렀지만 점차 속도를 끌어올렸고, 마지막 바퀴에서 1위로 점프했다. 2위 닝중옌(1분46초191·중국)을 0.039초 차로 따돌렸다.
김민석이 ISU 월드컵 시리즈 1500m에서 우승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민석은 이날 월드컵 랭킹포인트 60점을 챙기며 내년 2월 예정된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향해 한발을 내디뎠다. 동계올림픽 출전권은 월드컵 1∼4차대회 성적을 종합한 종목별 랭킹에 따라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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