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치열한 선거판 속 목적과 수단의 딜레마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영화 '킹메이커'가 관객을 찾아온다.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언론배급시사회 후 진행한 '킹메이커' 기자간담회에는 배우 설경구, 이선균, 변성현 감독이 참석했다. 기자 간담회는 방역 수칙에 따라 비대면 생중계로 이뤄졌다.
영화 '킹메이커'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 도전하는 정치인 ‘김운범’과 존재도 이름도 숨겨진 선거 전략가 ‘서창대’가 치열한 선거판에 뛰어들며 시작되는 드라마를 그린 작품이다.
제70회 칸 국제 영화제 비경쟁 부문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되어 극찬 받았던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의 변성현 감독과 주요 제작진이 의기투합한 영화. 여기에 압도적인 존재감의 배우 설경구와 이선균뿐 아니라 유재명, 조우진까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들의 골든 캐스팅으로 완성도를 높였다.
변성현 감독은 연출에 중점을 둔 부분을 묻자 "촬영, 미술, 시나리오, 연기 모든 부분에 신경 썼는데 부담스러웠던 게 스타일리시로 홍보가 되어 있다. 이 영화에서 가장 자신있는 부분은 연기다. 그 부분을 가장 잘 담아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킹메이커'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 그의 선거 참모였던 엄창록, 그리고 1960-70년대 드라마틱한 선거 과정을 모티브로 영화적 재미와 상상력에 기초해서 창작된 픽션이다.
변성현 감독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자서전에 몇 줄 밖에 쓰여져 있지 않은 한 남자에 대해 호기심을 느꼈다. 선거의 귀재였다. 영화적 상상력 가지기 좋게 정보가 없었고 기사보다는 야사로 불리는, 구전되는 이야기가 더 많더라. 장르적, 영화적으로 상상력을 더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그 쪽에 포커스를 맞췄다"고 이야기했다.
자칫 무거워 보일 수 있는 정치와 선거라는 소재를 다뤘지만, 영화는 '목적과 수단의 정당성'이라는 메시지에 중점을 뒀다. 변성현 감독은 "'내가 올바르다고 믿는 목적을 위해서는 올바르지 않은 수단도 정당한가, 그 선은 어디까지인가'에 대한 도덕적인 딜레마를 어릴 때부터 고민했다. 정치와 시대는 그 질문을 던지기 위한 소재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이후 4년 만에 다시 변성현 감독 영화에 출연하게 된 설경구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 도전하는 정치인 ‘김운범’을 연기한다. 설경구는 "외피는 정치 이야기라 부담스러웠지만 변성현 감독님에 대한 믿음이 컸다. '불한당'에서 좋은 추억이 킹메이커까지 이어졌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실존 인물을 모티프로 한 연기에 부담은 없었는지 묻자 설경구는 "처음에 책 받았을 때는 실제 인물의 이름이 배역 이름이었다. 너무 부담스러워서 좀 바꿔달라고 했다. 이름이 바뀌면서 마음의 짐을 덜게 됐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저는 최대한 안 가져가려고 했다. 최대한 '김운범'을 연기하려고 했다. 생전의 모습을 따라할 수도 없었고, 텍스트에 쓰여진 것을 중점적으로 하려고 노력했다. 다가가기보다는 좀 떨어져서 김운범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설경구가 생각한 '김운범'은 입체적인 캐릭터였다고. 그는 "리더로서 끊임없이 실패하면서도 끊임없이 도전해서 세상을 바꾸려하는 강한 의지도 있고 반면에 참모진들과 이야기할때는 인간적이고 차가울 때는 차가운 여러 면이 잘 보였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고 전했다.
‘김운범’ 뒤에서 존재도 이름도 숨겨진 선거 전략가 ‘서창대’ 역은 이선균이 맡았다. 이선균은 "서창대가 정보가 없는 역할이다보니 감독님과 의견 많이 내고 상상력을 더해서 연기했던 거 같다. 가장 중점 뒀던 것은 '이 사람이 왜 앞에 나서지 못하고 그림자 역할로만 있어야 하는가'에 대한 당위성을 끊임없이 생각하면서 연기했다"고 전했다.
이선균이 해석한 '서창대'는 어떤 인물이었을까. 관객들이 공감할 지점에 대해 묻자 "굉장히 복잡한 인물 같다. 출생적인 제한 때문에 앞에 나서지 못하고, 과시하고 싶지만 감춰야하는 고뇌가 있는 인물이다. 그래서 '왜' 라는 질문을 계속 하면서 연기했고 감독님께도 질문을 굉장히 많이 했다. 이 인물의 고민과 환경 생각하면서 봐 주시면 충분히 공감하지 않을까"라고 전했다.
'킹메이커'는 2022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선보이는 정치 영화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모았지만, 이날 배우와 감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개봉 일자를 미루다, '위드 코로나'를 노려 개봉한 작품이라고 선을 그었다.
변성현 감독은 "개봉 시기가 의도된 건 아니었다. 장르 영화나 상업 영화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이 인물한테 매혹을 느꼈던 건 정확한 자료가 크게 존재하지 않아 장르적으로 매력적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역사적 배경을 두고 영화적인 상상력과 시대적 사실이 같이 공존하고 있다고 보시면 될 거 같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변성현 감독은 "장르가 정치 드라마라고는 하지만 정치에 거리감이 있거나 잘 모르시는 분들, 시대 배경을 모르시는 분들도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신경을 많이 썼다"고 강조했다.
'킹메이커'는 12월 29일 개봉한다.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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