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제2의 이종범' 수식어에 걸맞게 시범경기부터 맹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김도영(19)이 KIA(기아) 타이거즈를 들뜨게 한다.
지난해 아마추어 최고 타자에게 주어지는 '백인천 상'을 수상한 그는 "타격만큼은 자신있다"고 밝혔는데, 프로에 입문해서도 주눅들지 않고 자신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이제는 수비 실력까지 보여주고 싶다는 그가 시범경기 기간 신인들 중 가장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이제 3경기를 치렀을 뿐이나 플레이 하나 하나 범상치 않다. 3경기 동안 타율 0.500(10타수 5안타) 1홈런 3득점 2도루를 기록하며 팬들의 기대감을 높인다.
김도영은 12일 NC(엔씨) 다이노스와 시범경기 데뷔전에서 6회 대주자로 나와 2루와 3루를 연속으로 훔치며 빠른 발과 주루센스를 뽐냈다. 타석에선 곧장 안타를 만들었다. 14일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나선 두 번째 경기에선 멀티히트를 쳐내더니, 이튿날에는 가운데 몰린 공을 통타해 담장을 넘기는 장타력까지 보여줬다.
15일 삼성전 3회초 선두 타자로 나선 김도영은 삼성 투수 최하늘이 던진 체인지업을 그대로 잡아당겨 좌월 아치를 그렸다. 초구를 직구로 승부한 최하늘은 김도영의 타이밍을 뺏기 위해 2, 3구 연속 체인지업을 구사했는데, 김도영은 밸런스를 그대로 유지한 채 타구에 힘을 제대로 실었다. 이틀 연속 멀티히트를 생산했다.
김도영의 홈런에 박재홍 MBC스포츠플러스 야구 해설위원은 "인상적인 타격이다. 배트가 굉장히 잘 빠져 나온다"며 "신인 선수가 변화구를 완벽하게 공략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감탄했다.
광주 동성고 출신 내야수 김도영은 지난해 KIA가 1차 지명해 계약금 4억 원을 안긴 루키다. 키 183㎝ 우투우타인 그는 고교 시절부터 좋은 툴을 모두 갖추고 있어 이종범 LG(엘지) 트윈스 2군 감독을 연상시킨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12월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의 날 시상식에서 자신의 우상 이종범 감독으로부터 백인천 상을 건네받은 그는 프로에 오자마자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수상 당시 "스스로 타격에 대해선 의심을 하지 않기 때문에 자신이 있다"며 "이 야구인생 종착지는 범접할 수 없는 이종범 선배님"이라고 했던 그가 초장부터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고 있는 셈이다.
김도영은 SBS와 인터뷰에서 "코치님께서 (언제든 뛰라고) 그린라이트를 주시는 거 같다"며 도루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어 홈런 상황에 대해선 "저는 노리고 치는 스타일이 아니라 그냥 변화구에 대처한다는 생각에 가볍게 친 거 같은데...(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자신을 낮췄다.
김도영은 올 시즌 수비에서 좀 더 안정적인 박찬호와 주전 유격수 자리를 두고 경쟁할 전망이다. 스프링캠프부터 3루수도 소화해 다양한 포지션에서 기회를 얻을 것으로도 보인다. "(수비 때) 타구가 많이 오면 좋겠는데, 아직 타구가 많이 안 와서 좀 아쉽다"며 "(수비에) 자신은 있다"고 하기도 했다.
정규리그에 들어가봐야 알겠지만 지난해 이의리에 이어 KIA에서 2년 연속 신인왕을 배출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까지 부푼다. 신인 시절 시범경기부터 맹활약한 이정후(키움 히어로즈)와 강백호(KT 위즈)를 떠올리게 한다. 2018년 강백호 이후 끊긴 타자 신인왕 명맥을 이을 카드로 꼽힌다.
2차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은 투수 최대어 문동주가 옆구리 통증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새 김도영이 먼저 치고나가고 있다. 150㎞ 초중반대 패스트볼을 구사하는 문동주를 포기한 KIA의 선택에 믿음을 갖게 만드는 행보다.
지난해 팀타율 9위(0.248), 팀득점 최하위(548점)에 머물며 9위로 마친 KIA는 김종국 신임 감독 체제 하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나성범과 양현종을 품으며 새 출발을 알렸다. 명가 재건 계획에 슈퍼루키 김도영이 힘을 보탤 전망이다. 1993년 해태(KIA 전신)에 입단해 침체된 프로야구계에 바람을 일으킨 이종범 뒤를 이을 수 있을까.
김도영은 KBS를 통해 "개막 엔트리에 들어가 보고 싶다. 최종 목표는 신인왕이긴 한데 일단 1군에서 많이 뛰는 게 목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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