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개장 후 일주일간 잠잠했던 여자배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도 차츰 계약 소식이 전해지기 시작했다. 우선 현존 최고 리베로 임명옥(36)은 잔류했고, 이고은(27)은 광주 페퍼저축은행에 새 둥지를 틀었다.
김천 한국도로공사는 30일 "FA 임명옥과 연봉 3억 원, 옵션 5000만 원 등 보수 총액 3억5000만 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역대 리베로 최고 대우"라고 덧붙였다.
2015~2016시즌부터 도로공사에서 뛴 임명옥은 2017~2018시즌 도로공사의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끈 주역이다. 최근 두 시즌 연속 베스트7에 선정되고 최근 3시즌 연속 리시브, 디그, 수비 종합 1위를 차지하는 등 현재 가장 뛰어난 리베로로 꼽힌다. 프로 원년인 2005년 KT&G(현 대전 KGC인삼공사)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해 이후 도로공사까지 두 팀에서만 18시즌이나 뛴 프로배구 산증인으로도 통한다. 2010년, 2013년, 2016년, 2019년에 이어 FA 권리만 벌써 5번째 행사했다.
임명옥은 구단을 통해 "저를 믿고 좋은 조건을 제시해 준 구단에 너무 감사하다"며 "이번 시즌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음 시즌 더 좋은 모습으로 보답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고은은 막내 구단 페퍼저축은행에 새 둥지를 틀었다. 페퍼저축은행은 31일 "이고은과 연봉 3억 원, 옵션 3000만 원 등 보수 3억3000만 원에 3년 계약했다"고 전했다.
2013~2014시즌 신인드래프트 전체 3순위로 도로공사에 입단한 이고은은 화성 IBK기업은행, 서울 GS칼텍스를 거친 뒤 2020~2021시즌부터 다시 도로공사에서 뛰었다. 올 시즌 중고신인 이윤정과 함께 팀 상승세를 이끌었다. 이윤정과 선의의 경쟁 속에 시너지를 냈지만 출전시간을 나눠가졌던 만큼 확실한 주전으로서 입지를 보장하는 페퍼저축은행의 부름에 응했다.
이고은은 구단을 통해 "제 가치를 인정해주고 관심을 보여줘 감사하다. 밝고 패기 넘치는 팀에서 솔선수범하며, 팀 성장에 보탬이 되겠다"고 했다. 김형실 페퍼저축은행 감독은 "신생구단으로서 장기적인 팀 빌딩 관점에서 베테랑 세터 영입을 추진하게 됐다. 이고은은 세터로서 경험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인 만큼 팀 전력이 많이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젊은 선수들 위주로 보낸 첫 시즌은 3승 28패로 마쳤다. 앞으로 더 나은 성적을 내기 위한 뼈대 구축에 힘쓰고 있는 가운데, 베테랑을 추가 영입해 전력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약점으로 꼽히는 센터 포지션 매물도 알아보고 있는데, 센터의 경우 FA로 풀린 선수가 수원 현대건설 프랜차이즈 스타 양효진(33)뿐이라 현실적으로 영입은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샐러리캡(팀 연봉 총액) 상한 23억 원까지 여유가 있는 만큼 윙 스파이커(레프트) 자원 영입 가능성도 대두된다.
2020~2021시즌 서울 GS칼텍스의 트레블(3관왕)을 이끌고, 2020 도쿄 올림픽에 백업 세터로 참가한 안혜진(24)도 준척급 자원으로 통한다. 세터 기근 현상이 심화된 상황에서 어린 나이에 비해 경험치가 많은 안혜진은 적잖은 구단에게 매력적인 카드로 다가온다. 안혜진도 유니폼을 갈아입을 경우 보상선수 이동까지 더해 연쇄이적이 일어날 수 있다.
김사니 코치, 주장 조송화의 시즌 중도 이탈로 부침을 겪은 IBK기업은행은 '집토끼' 단속에 힘쓴다. FA 레프트 표승주(30), 최수빈, 리베로 신연경(이상 28)과 모두 재계약할 전망이다. 시장에 풀린 FA 레프트 중 가장 경험이 많은 표승주는 타구단에서 눈독을 들일만한 자원이었지만 기업은행과 동행을 이어갈 전망이다.
4월 부로 구단주가 바뀌는 KGC인삼공사는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새 구단주 체제에서 이영택 감독 재계약 등 내부적인 정리가 끝나면 이적시장 행보에도 구체성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중국리그 종료 후 소속팀 없이 국내에서 개인 훈련 중인 김연경의 거취에도 시선이 쏠린다. 만약 국내로 돌아올 경우 친정팀 인천 흥국생명에서 1시즌 더 뛰어야 V리그에서도 FA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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