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고향 오클라호마의 대표 자격으로 미국 최대 규모 오디션에서 당당히 우승을 차지하고 '꿈의 고향' 한국으로 돌아온 알렉사(26, 김세리)는 이날 밝은 표정으로 국내 취재진에게 인사를 건넸다.
알렉사는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아메리칸 송 콘테스트(American Song Contest, ASC)' 우승 기념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알렉사와 소속사 지비레이블 김준홍 대표가 참석했다.
알렉사는 "오늘 새벽 4시에 도착했다. 비행기에서 잠을 한숨도 못 잤다. 너무 긴장된다. 이런 순간을 너무 기다리고 있었다"며 "너무 꿈만 같았고 실감이 안 났다. 현실인지 믿을 수가 없었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김준홍 지비레이블 대표 역시 "아직까지 감동의 여운이 가시지 않는다. 이런 날이 오게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알렉사가 너무 잘해줬다. K팝의 위상을 보여줄 수 있게 돼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알렉사는 10일(한국 기준) 방송된 미국 NBC 경연 프로그램 '아메리칸 송 콘테스트'에서 쟁쟁한 아티스트를 제치고 홀로 700점대를 기록, 출전한 10팀의 아티스트 중 압도적인 점수차로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 3월 처음 방송된 '아메리칸 송 콘테스트'는 미국의 50개 주와 워싱턴 DC, 5개 해외 영토를 대표하는 56명의 아티스트들이 미국 최고의 히트곡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는 프로그램이다. MC 켈리 클락슨, 스눕독과 세계적인 팝스타들이 대거 출연한 최대 규모의 올 라이브 음악 경연으로 주목받았다.
알렉사는 "원래 '아메리칸 송 페스티벌'의 원작 '유로비전'의 팬이었다. 오클라호마 대표이자 K팝 대표로서 나올 수 있어서 기뻤다. K팝을 세계적으로 알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김준홍 대표는 "미국뿐 아니라 유럽 전역에서도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컸다. 지난해 이맘 때부터 지역 예선을 거쳤고, 오클라호마 주 대표로 참가하게 된 것"이라고 참여 과정에 대해 전하기도 했다.
56개의 참가 팀 중 유일한 K팝 아티스트였던 알렉사는 K팝 가수 처음으로 미국 대규모 경연 프로그램의 주인공이 됐다. K팝 아티스트가 미국에서 열린 대규모 오디션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은 알렉사가 처음이다.
김준홍 대표는 "K팝이 생소할 심사위원의 마음을 잡는 게 숙제였다. 사실 컨트리에 익숙한 심사위원 분들에게는 그렇게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판을 뒤집기 위해서는 미국 국민들의 투표가 필요한 상황이었다"며 "알렉사가 이런 걸 다 넘어서서 고득점으로 우승을 했다. 정말 감격적인 순간이었고 새로운 K팝의 시작을 알리는 무대였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화려한 사운드 소스가 돋보이는 댄스 팝 장르의 팝송으로, 현실이 아닌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완벽한 사랑에 대한 메시지를 담은 경연곡 '원더랜드(Wonderland)'는 방송 내내 주목 받았으며, 쿼터파이널과 세미파이널 투표 1위에 이어 최종 우승까지 차지했다.
알렉사는 '원더랜드' 연습 과정에 대해 "무대 준비하면서 어떻게 하면 더 멋있을지 안무팀과 얘기를 많이 했고, 굉장히 짧은 시간 동안 준비했다. 세미파이널에서 줄 위에 앉아있는 부분도 연습할 시간이 많지 않았다. 집중해서 열심히 했다. 파이널에서 높은 의자에 앉는 장면 준비할 때도 기억에 남는다. 원래 높은 곳을 좋아한다. 위에서 관객들, 댄서들 바라보면서 짜릿했다"고 생생한 소감을 전했다.
김준홍 대표는 "특히 결승전 무대에서는 제대로 방점을 찍어야한다는 생각이 컸다. 퀸의 모습 보여주고 싶어서 높은 의자에 앉는 연출을 이용했다. '아메리칸 송 콘테스트' 팀에서도 그 아이디어를 너무 좋게 봐주셔서 최고의 스턴트팀과 안전장비 동원할 수 있었다. 덕분에 여왕 알렉사의 모습을 잘 표현했다"고 덧붙였다.
알렉사는 어렸을 때 미국으로 입양된 한국계 어머니와 러시아계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한국계 미국인이다. 2008년 슈퍼주니어, 샤이니의 음악을 접한 후 K팝에 빠져들어 가수의 꿈을 키웠다. 2018년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48'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고, 이듬해 정식 데뷔했다.
알렉사가 유일한 K팝 아티스트로 미국 오디션에서 우승까지 차지할 수 있었던 저력은 무엇이었을까. 알렉사는 "K팝 만의 매력은 퍼포먼스라고 생각한다. 무대에 세트, 의상, 헤어 메이크업 등 여러가지 요소가 들어간다. 유일하게 강렬한 무대를 보여드릴 수 있는 아티스트여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K팝은 미국에서, 세계적으로 새로운 장르다. 경연을 통해서 미국 대중에게 K팝을 좀 더 알리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냥 무대, 퍼포먼스를 통해서 보여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알렉사는 현재 경연 우승곡 '원더랜드'의 미국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며, 한국에서도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김준홍 대표는 "경연을 통해 최고의 히트곡으로 뽑혔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이제 시작이다. 현재 라디오 매체 등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현재 미국 라디오 플레이 순위를 살펴보면 K팝 음악 중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등을 이어 6위 정도 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남미와 유럽 쪽 팬미팅도 많이 잡혀있다. 한국에서는 대중들에게 다가갈 수 있고 더 알릴 수 있는 예능 프로그램을 계획 중"이라고 설명했다.
알렉사는 "한국에서 '원더랜드' 활동 열심히 준비 중이다. 다양한 모습 다양한 무대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할테니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 해외 쪽에서도 활동 준비 중이다. 팬분들 많이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날 마지막으로 김준홍 대표는 "이런 자리까지 올거라고 생각 못했다. 기회를 잘 살려서 K팝 활성화 위해 노력하겠다. 알렉사가 세계적인 가수 되는 날까지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알렉사는 "제 커리어 안에서 처음 있는 일이라 너무 긴장되고 떨렸다. 앞으로도 알렉사, 지비레이블 많이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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