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수원을 대표하는 야구 명문 유신고등학교가 청룡기를 품었다. 장기집권했던 사령탑이 떠나고 일군 우승이라 의미가 깊다.
홍석무 감독이 이끄는 유신고는 25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막을 내린 제77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에서 정상에 올랐다. 2019년 이후 3년 만에 오른 두 번째 고지다. 메이저대회로는(대통령배‧청룡기‧황금사자기‧봉황대기‧이마트배) 통산 4번째 트로피다.
결승전에서 유신고는 충암고를 3-1로 제압했다. 4회 박지혁의 선제 적시 2루타, 정영진의 추가 적시타, 5회 황준성의 땅볼 타점으로 점수를 냈다. 마운드에서 이기창, 박시원, 조영우가 충암고 타선을 1점으로 틀어막았다.
결승전에서 2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막는 등 이번 대회 5경기에서 3승 평균자책점(ERA) 0.53을 기록한 박시원이 최우수선수(MVP)상을 거머쥐었다. 더불어 조영우가 우수투수상, 이가창이 수훈상을 각각 가져가 유신고는 갑절의 기쁨을 누렸다.
유신고는 지난달 불미스런 일로 도마에 올랐다. 이성열 전 감독이 학교 훈련장에서 선수 한 명을 가르치다 발로 찬 사실이 알려졌고, 학부모들이 학교 측에 민원을 제기하면서 일이 커졌다. 결국 1995년 유신고 지휘봉을 잡았던 수장이 불명예 사퇴하고 말았다.
분위기가 어수선할 거란 예상과 달리 유신고는 승승장구했다. 비봉고, 마산고, 성남고, 경기고, 배재고를 물리치고 기세를 올리더니 디펜딩챔피언 충암고마저 누르고 우려를 불식했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타격코치였던 홍석무 감독의 따뜻한 리더십이 빛을 낸 셈이다.
유신고는 박정현, 최영필, 유한준, 배영섭, 배장호, 정진호(이상 은퇴) 등을 배출한 학교다. 유명한 현역 프로야구 선수로는 최정-최항(SSG 랜더스) 형제, 정수빈(두산 베어스), 소형준, 김민(이상 KT 위즈), 허윤동(삼성 라이온즈), 박정현(한화 이글스) 등이 있다.
청룡기 2연패를 노렸던 충암고는 에이스 윤영철을 쓰지 못해 분루를 삼켰다. 윤영철은 지난 23일 장충고와의 준결승에서 103구를 던져 마운드에 오를 수 없었다. 고교야구에선 76구 이상 던지면 4일 이상 쉬어야 한다. 최근 JTBC 예능 ‘최강야구’에서 레전드들을 상대로 빼어난 피칭을 펼친 윤영철은 이번 대회 3경기 17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 제77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시상내용
△ 최우수선수상 - 박시원(유신고)
△ 우수투수상 - 조영우(유신고)
△ 감투상 - 윤영철(충암고)
△ 수훈상 - 이기창(유신고)
△ 타격상 - 김동주(장충고)
△ 타점상 - 정대선(세광고)
△ 도루상 - 노정철(배명고)
△ 홈런상 - 박한결(경북고)
△ 최다안타상 - 정대선
△ 최다득점상 - 노정철
△ 감독상 - 홍석무(유신고)
△ 지도상 - 민유기(유신고 부장)
△ 공로상 - 임승규(유신고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