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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섭, 류현진 이후 8년만에 고졸신인 데뷔전 승리 '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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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섭, 류현진 이후 8년만에 고졸신인 데뷔전 승리 '시선집중'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3.30 19: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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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통산 네번째 대기록…LG 최초 개막시리즈 고졸 신인 선발 영예도

[스포츠Q 박상현 기자] LG 김기태 감독이 '깜짝 선발 카드'로 내놓은 임지섭(19)이 데뷔전에서 승리투수가 되는 대기록을 썼다.
 
임지섭은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개막 시리즈 2차전에 선발로 나와 5이닝을 피안타 3개만 허용하고 1실점으로 호투했다.
 
이날 LG가 14-4로 대승하면서 임지섭은 데뷔전에서 승리투수가 되는 영예를 누렸다. 역대 프로야구에서 고졸 신인투수가 데뷔전에서 승리를 거둔 것은 김태형(당시 롯데)과 김진우(KIA), 류현진(LA 다저스, 당시 한화) 이후 역대 네번째다.
 
임지섭은 LG의 고졸 신인 사상 최초로 개막 시리즈에 선발 등판했다. 그동안 김기범(1989년), 김상태(1999년), 경헌호(2000년) 등이 신인 신분으로 개막시리즈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지만 모두 대졸 선수였다.

▲ [잠실=스포츠Q 노민규 기자] 고졸 신인으로는 LG 최초로 개막시리즈 선발투수가 된 임지섭이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경기에서 역동적인 동작으로 투구하고 있다. 임지섭은 역대 네번째로 고졸 신인이 데뷔전에서 승리투수가 되는 대기록을 세웠다.

◆ 고육지책으로 선발 중책, 김기태 감독의 깜짝 카드 적중

사실 임지섭 카드는 김기태 감독의 '깜짝 카드'이기도 했지만 고육지책이기도 했다. LG 선발 마운드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류제국과 우규민, 코리 리오단 등이 선발투수 3명은 확실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완전한 상태도 아니다. 신재웅, 신정락, 김광삼 등이 아직 페이스가 올라오지 않았다. 게다가 외국인 투수가 리오단 한 명뿐이다. 에버렛 티포드의 영입을 30일 발표하긴 했지만 뒤늦게 합류했기 때문에 등판일을 아직 정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이미 제주고 시절부터 최고 구속 150km의 빠른 공을 던지는 '초고교급 투수'로 각광을 받았던 임지섭에게 눈길이 갔다.

야구계에서 '지옥까지 가서라도 데려온다'는 좌완 파이어볼러로 일찌감치 스카우트들의 관심을 받아왔던 임지섭은 지난해 울산공고와 주말리그 왕중왕전에서 9이닝 동안 무려 18개의 탈삼진을 기록했고 지난해 8월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에 출전한 청소년 대표팀의 에이스로도 활약했다.

LG 유니폼을 입은 뒤 스프링캠프도 잘 소화한 임지섭은 LG 투수 가운데 구위가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범경기에서도 5.1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그래도 김기태 감독은 안심할 수 없었는지 임지섭이 두산 타선에 조기에 무너질 것을 대비, 롱릴리프로 활용할 수 있는 신정락을 1군에 함께 올려 안전 조치도 취했다.
 
그러나 임지섭은 김기태 감독의 기대 이상을 해냈다. 최고 구속 149km의 빠른 공으로 두산 타선을 봉쇄했다. 75개의 투구 가운데 빠른 공이 63개였을 정도로 힘으로 밀어붙였다.
 
물론 아쉬움도 있었다. 스트라이크가 41개밖에 되지 않는 등 제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볼넷을 4개 내줬다. 하지만 고졸 루키에게 개막시리즈 선발투수라는 중책을 맡겨놓고 완벽한 제구까지 바랄 수는 없기에 이날 데뷔전은 성공적이라고 평가되기에 충분했다.

▲ [잠실=스포츠Q 노민규 기자] 고졸 루키 임지섭이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임지섭은 고졸 신인으로는 LG 최초로 개막시리즈 선발투수가 돼 승리투수가 됐다. 고졸 신인이 데뷔전에서 승리투수가 된 것은 류현진 이후 8년만이며 역대 프로야구 네번째 대기록이다.

◆ 류현진 이후 8년만에 고졸 신인 데뷔전 승리투수 대기록

아무리 초고교급 투수로 명성을 떨쳤을지라도 고졸 신인이 데뷔전에서 승리를 챙기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막 고교를 졸업한 투수가 대학야구에서도 제몫을 하기가 어려운데 야구에 있어서는 최고를 자랑하는 프로 선수들이 즐비한 프로야구 무대에서 데뷔전 승리를 기대하는 것은 언감생심이다.

그렇기에 고졸 신인이 데뷔전에서 승리투수가 되는 것은 그만큼 대기록일 수밖에 없다. 류현진이 2006년 4월 12일 LG를 상대로 승리투수가 된 이후 무려 8년만이다. 류현진은 이날 승리로 '괴물 신인'이 됐고 한국프로야구를 평정했다. 그리고 메이저리그까지 진출해 LA 다저스의 명실상부한 선발투수로 자리하고 있다.
 
그렇다고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역대 첫번째 선수인 김태형은 데뷔 시즌 11승 7패, 3.26의 평균 자책점으로 롯데 마운드의 한 축을 담당했지만 통산 21승 22패 5세이브, 4.49의 평균 자책점만 남긴채 1996년을 끝으로 은퇴했다.
 
두번째 김진우 역시 2002년 12승 11패, 4.09의 평균 자책점을 기록하는 등 KIA 마운드의 미래로 평가받았지만 한때 야구계를 떠나며 임의탈퇴, 4년 동안 1군 무대에 서지 못하기도 했다. 2011년 다시 KIA로 돌아와 2012년 10승, 지난해 9승을 올리며 재기에 성공한 모습이지만 고교 때 초특급 투수로 이름을 날렸던 점을 생각했을 때 통산 66승 50패, 3.74의 평균자책점은 어쩐지 부족해보인다.
 
그렇기에 임지섭의 스토리는 이제 시작이다. 데뷔전에서만 반짝 하고 물러나느냐, 아니면 류현진처럼 괴물 신인투수가 돼 한국을 대표하는 또 다른 좌완투수가 되는 것은 본인 자신의 의지에 달렸다. 임지섭의 데뷔승 출발에 시선이 집중되는 이유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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