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세계선수권대회와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획득하는 게 제일 크고, 2024 파리올림픽 정말 열심히 준비하고 싶어요.”
황선우(20·강원도청)가 2022년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유퀴즈)에 나와 유재석에게 한 말이다. “정말 힘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정말 수영을 좋아하니까 수영 선수를 하는 거 아닙니까. 어차피 힘들 길을 선택했으니까 내가 선택할 길 후회하지 않고 열심히 나아가자”고도 다짐했다.
황선우는 자신이 말한 목표 3가지 중 2가지는 달성했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는 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2022년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 남자 자유형 200m에서 2위(1분44초47)에 올랐다. 올해 일본 후쿠오카 대회에서는 3위(1분44초42)를 차지했다. 한국 남자 수영의 새 역사를 쓴 박태환(34)도 해내지 못한 2회 연속 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황선우는 많은 팬들의 기대와 응원을 안고 출전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위대한 성적을 쓰고 있다. 27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대회 주 종목 자유형 200m에서 1분44초40으로 금메달을 땄다.
자신이 가지고 있던 한국 기록(1분44초42)과 박태환이 가지고 있던 대회 기록(1분44초80)을 동시에 깨뜨렸다. 자신의 한계를 넘은 셈이다.
황선우는 자유형 200m 챔피언에 오르고 불과 1시간 뒤 혼성 혼계영 400m 주자로 나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처음 출전한 아시안게임에서 지금까지 메달이 5개.
자유형 200m와 남자 계영 800m에서 금메달, 남자 혼계영 400m 은메달, 자유형 100m와 혼성 혼계영 400m에서 동메달 2개를 목에 걸었다.
이제 스무 살인 황선우는 박태환이 걸어온 길을 걷고 넘어설 준비를 하고 있다. 박태환 이후 13년 만에 아시안게임 2관왕에 올랐다. 메달을 1개만 더 따면 박태환이 2006년 도하 대회와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 각각 따낸 7개의 메달에 이어 단일 대회 최다 메달 단독 2위가 된다.
황선우는 28일 계영 400m에서 이번 대회 자신의 6번째 메달에 도전한다. 이번 아시안게임 활약 덕에 2024 파리올림픽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올림픽은 당장 내년 7월 열려 1년도 남지 않았다. 황선우는 이 기세를 몰아 준비한다면 올림픽에서도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
한국 선수로 가장 최근 올림픽 시상대에 오른 건 역시 박태환. 2012년 런던 대회(은메달 2개)로 무려 12년 전이다.
황선우는 27일 경기를 마치고 이날 성적에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며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모습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유형 200m에서 동메달을 딴 이호준(22·대구광역시청)에게도 황선우의 존재는 긍정적 영향을 끼친다. 이호준은 "세계적인 선수가 대표팀 동료도 있다는 게 내게는 큰 힘이 된다"며 "많은 국제대회가 남았다. 아직 이루지 못한 목표들이 더 많으니, 더 열심히 해서 꼭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한국 경영은 이번 대회에서 벌써 메달 9개(금2·은2·동5)를 따 자카르타·팔렘방 메달 6개(금1개·은1·동4)를 넘어섰다.
김우민(강원도청)은 26일 남자 자유형 1500m 결승에서 15분01초07로 2위에 올랐다. 박태환 이후 13년 만의 이 종목 메달 획득자다. 김우민은 28일 자유형 800m, 경영 마지막 날인 29일 자유형 400m에 출전한다.
남자 혼계영 400m 결승에서는 배영 이주호(28·서귀포시청), 평영 최동열(24·강원도청), 접영 김영범(17·강원체고), 자유형 황선우(20·강원도청) 순으로 경기에 나서 한국 신기록(3분32초05)을 세우며 은메달을 땄다. 이 역시 광저우 대회 이후 13년 만이다.
이은지(방산고)는 여자 배영 200m 결승에서 2분09초75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1998 방콕 대회 이후 한국의 25년만 메달이었다. 한국의 아시안게임 수영 역사를 모두 새로 쓸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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