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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 선수→우승 감독, 염경엽 마침내 빛 봤다 [LG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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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 선수→우승 감독, 염경엽 마침내 빛 봤다 [LG 우승]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3.11.13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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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염경엽 LG(엘지) 트윈스 감독의 지도자 인생, 드디어 빛을 쐈다. 염경엽 감독이 지도자 경력에 드디어 우승을 새겨 넣었다.

염경엽 감독이 이끄는 LG 트윈스는 13일 KT 위즈와의 2023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7전 4승제) 5차전에서 6-2로 이겼다.

이로써 4승 1패로 시리즈를 거머쥐며 LG는 2023시즌 최강의 팀이 됐다. 1990·1994시즌 이후 통산 3번째로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무명 선수의 설움을 딛고 프런트와 코치를 거쳐 지도자로 우승까지 일궈낸 염경엽 감독의 굴곡진 인생을 조명하지 않을 수 없다.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 [사진=연합뉴스]

염경엽 감독은 선수 시절에는 빛을 보지 못했다. 광주제일고와 고려대를 졸업하고 1991년 KBO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전체 4번)로 태평양 돌핀스에 입단했다. 내야수로 수비 실력은 주목받았으나 정작 프로 입단 후에는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다. 타격이 저조했던 게 컸다. 2000년까지 총 10시즌을 뛰었지만 통산 896경기에서 타율 0.195 5홈런 110타점에 그쳤다.

은퇴 후 현대 유니콘스 구단 운영팀 과장, 2007년 현대 유니콘스(키움 히어로즈 전신)의 수비 코치를 지내면서 프런트에 있었다. 그러다 2007시즌 수비 코치로 한 시즌을 뛰었다. 2008년에는 LG 스카우트, 2009시즌 LG 운영팀장, 2010∼2011시즌 LG 수비 코치를 역임하면서 현장으로 돌아왔다.

2012시즌 넥센 작전·주루 코치를 지낸 염경엽 감독은 2013시즌 넥센 히어로즈(키움 전신) 사령탑에 오르면서 은퇴 13년 만에 지도자에 올랐다. 무명 선수 출신이 사령탑을 잡자 당시 야구계에서는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쏟아졌다.

하지만 염경엽 감독은 실력으로 자신을 증명했다. 2016시즌까지 4시즌 연속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끌면서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2014시즌에는 팀을 한국시리즈에 올려놓았지만 류중일 감독이 이끈 삼성 라이온즈에 2승 4패로 시리즈를 내줬다. 당시 패한 뒤 “우승을 하고 싶었는데 아쉽다”며 눈물을 흘렸다.

사령탑에서 물러난 후 2017시즌에는 SK 와이번스(SSG 랜더스) 단장으로 변신했다.

트레이 힐만 전 감독과 함께 2018시즌 SK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힐만 감독이 이후 감독직을 그만두고 미국으로 떠나자 염경엽 단장은 감독으로 복귀해 2019년 SK를 지휘했다. 정규시즌을 2위로 마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으나 플레이오프에서 키움에 시리즈를 내줘 한국시리즈에 오르진 못했다.

2020시즌엔 건강 악화로 중도 사퇴했다.

염경엽 LG 감독.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염경엽 LG 감독.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염경엽 감독이 현장으로 돌아온 건 올 시즌이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2위에 오르고도 키움과의 플레이오프를 내줘 한국시리즈 진출이 무산된 LG는 지난해 11월 계약 기간 3년, 계약금 3억원, 연봉 5억원, 옵션 3억원 등 총액 21억원에 염경엽 감독과 계약했다.

염경엽 감독은 취임식에서 "LG는 우승 전력을 갖춘 팀이지만 디테일이 조금 부족했다"며 "내 목표도 우승 감독이다. 우승할 수 있는 팀의 감독이 되는 행운도 얻었다. 내 실패도 되돌아보며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가 채워야 할 부분 중 하나는 국내 선발 투수"라고 말했는데, 실제로 염경엽 감독은 올 시즌 내내 국내 선발 찾기에 힘을 줬다.

어려움도 따랐지만 임찬규가 팀 내 최다인 14승(3패)을 올리며 2011시즌 데뷔 후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김윤식, 이정용도 구원과 선발을 오가면서도 팀의 중요한 보탬이 됐다. 김진성, 유영찬, 박명근, 함덕주 등 LG가 자랑하는 구원진들은 올해도 큰 활약을 펼쳤다.

지난 7월말에는 트레이드를 통해 키움에서 최원태를 영입하며 우승에 올인했다. 최원태는 한국시리즈에서는 부진했지만 우승을 향한 열망이 얼마나 강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LG의 29년 만의 정규시즌 우승을 이끌고 한국시리즈에 먼저 도달한 LG는 1차전을 먼저 내줬지만 2~5차전을 연거푸 승리했다. 특히 2차전에서는 최원태가 일찌감치 무너졌지만 구원 투수진을 총동원해 역전승을 일궈냈는데 염경엽 감독의 전술이 통했다.

결국 결론은 우승이었다. 지도력을 인정받고도 꼬리표처럼 붙어 다녔던 한국시리즈 우승을 마침내 일궈냈다. 5차전을 앞두고 “(5차전 승리가) 간절하다”고 말하던 염경엽 감독의 바람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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