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김형준, 김주원(이상 NC 다이노스), 노시환, 문동주(이상 한화 이글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들이 다 했다. 한국 야구가 연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호주에 당한 패배를 설욕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국가대표는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1차전에서 10회 연장 승부치기 접전 끝에 호주를 3-2로 물리쳤다. 아우들로 구성된 한국은 지난 3월 형들이 2023 WBC 1라운드 1차전에서 호주에 당한 충격적인 패배를 8개월 만에 되갚아줬다.
지난달 아시안게임에서 주축으로 활약하며 국제대회 경험치를 쌓은 이들이 나란히 1타점씩을 올렸다. 포수 김형준이 0-1로 뒤진 2회말 1사 1,2루서, 유격수 김주원이 1-2로 뒤진 8회말 2사 3루서 각각 적시타로 균형을 맞췄고 1루수 노시환은 2-2로 맞선 10회말 무사 1,2루서 통쾌한 끝내기 안타를 때렸다.
마운드에선 ‘160㎞의 사나이’ 문동주가 단연 빛났다. 아시안게임 대만과의 결승전에서 6이닝 무실점 역투, 차세대 에이스로 발돋움했던 그는 이번에도 투구수 102개로 5⅔이닝 5피안타(1홈런) 4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류중일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문동주는 초반 제구 난조에다 주심의 좁은 스트라이크존으로 고전했다. 게다가 타선마저 3회 무사 1,2루와 4회 1사 1루, 5회 1사 1,3루 등 기회를 수차례 무산시키는 등 고독한 상황에서도 꿋꿋이 버티며 승리에 발판을 놓았다.
10회 1,2루 수비에선 다소 행운도 따랐다. 호주가 친 3루수 방면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김도영(KIA 타이거즈)이 한 번에 잡지 못하고 놓친 덕분(?)에 더블아웃을 만들고 수비를 마감했다. 최승용(두산 베어스), 정해영(KIA)은 무실점으로 제몫을 했다.
1차전을 잡고 결승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한국은 17일 밤 7시 일본과 2차전, 18일 밤 7시 대만과 3차전을 치른다. 2위 안에 들면 19일 오후 6시 결승전으로, 그렇지 않으면 같은날 오전 11시 3위 결정전으로 향하는 방식(일정)이다.
익일 일본전은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사회인(실업)야구 출신 아마추어가 주축을 이룬 일본을 눌렀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WBC 챔피언 일본은 국내프로야구(NPB) 유망주들을 소집해 안방 대회의 주인공이 되겠다고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일본시리즈 챔피언 한신 타이거즈에서 오요카와 마사키, 기리시키 다쿠마, 사토 데루아키, 모리시타 쇼타가 전부 합류한 일본과 달리 한국은 11월 중순까지 한국시리즈를 치른 탓에 정우영, 문보경(이상 LG 트윈스), 박영현(KT 위즈) 등 최정예 멤버가 제외돼 전력에서 크게 밀린다.
류중일 감독도 출국 직전 공항에서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통해 젊은 친구들이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며 "이번 대회도 꼭 우승보다는 경험을 얻어 국가대표 세대교체를 이루도록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2017년 초대 APBC에서는 일본이 우승, 한국이 준우승했다.
APBC는 한국·일본·대만·호주 4개국 유망주들이 겨루는 대회다. 출전 자격이 '24세 이하 또는 프로 3년 차 이하'라 각 나라 야구의 미래를 알 수 있다. 단 와일드카드가 있다. 한국은 테이블세터 최지훈(SSG)에게 중책을 맡겼다. 이날 2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한 그는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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