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글 나혜인·사진 손힘찬 기자] 방송 폐지가 확정된 '홍김동전'이 KBS 연예대상 3관왕을 차지했다.
2023 KBS 연예대상이 23일 저녁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신관 공개홀에서 열렸다. 이날 '홍김동전'은 쇼버라이어티 부문 최우수상(홍진경), 우수상(주우재), 올해의 예능인상(김숙)을 수상했다.
'홍김동전'은 KBS 연예대상 개최에 앞서 내년 1월 중순 폐지 소식이 전해져 논란을 빚었다. 1월 중순 폐지되는 프로그램은 '홍김동전'과 '옥탑방의 문제아들'로 마니아층을 가진 프로그램들이다. 특히 '홍김동전'은 동영상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OTT) 웨이브에서 KBS 비드라마 28주 1위, KBS 비드라마 통합 1위를 기록하고 제280회 '이달의 PD상' TV예능부문을 수상하는 등 큰 사랑을 받은 작품이기에 더욱 큰 아쉬움을 낳았다.
이에 시청자들은 서명 운동과 트럭 시위를 진행하는 등 적극적인 폐지 반대를 표명하기도 했다.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 진행된 시상식이지만 '홍김동전' 측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 MC로 나선 주우재는 신동엽, 조이현과 능숙하게 시상식을 이끌었고 '홍김동전' 멤버들은 방송 못지 않은 호흡을 보였다.
'홍김동전' 멤버 중 가장 먼저 수상자로 호명된 것은 주우재였다. 우수상 수상자인 주우재는 눈물을 쏟으며 "엄청 놀릴 텐데", "어렸을 적 힘든 이야기를 하고 싶어도 힘든 것 없이 운 하나로 여기까지 올라왔다"고 민망함을 덜어내는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운 좋게 '홍김동전'을 만나서 이렇게 상을 받게 된 것 같다"고 수상 영광을 돌리며 "이 울음이 그런 울음이 아닌데. 모든 스태프들 너무너무 고생하셨고 숙이 누나, 진경 누나, 세호 형, 우영아, 우리 진짜 잘했다"고 말했다. 핸드폰으로 주우재의 수상 장면을 촬영하던 홍진경도 끝내 눈물을 훔쳐 뭉클함을 자아냈다.
이에 MC 신동엽은 시청자에게 "(주우재가) 왜 이렇게 우는 건지 의아하실 거고, 머뭇거리는 느낌을 받으셨을 것"이라고 '홍김동전'의 폐지를 간접적으로 언급했다.
또한 "주우재 씨 입장에서도 어디까지 솔직하게 심경을 이야기해야 하나 혼란스러웠을 거다. 오늘은 연예대상 MC이기 때문에 참지 않았을까. 홍진경 씨가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보여 더 벅찬 마음에 눈물을 흘리셨을 것"이라고 주우재의 심경을 헤아리는 모습을 보였다.
'홍김동전' 멤버 김숙, 조세호, 장우영은 최우수상 시상자로 나섰다. 세 사람은 주우재의 수상을 축하하는 동시에 분위기를 다시 불태우는 환상의 티키타카를 선보였다. 특히 홍진경이 후보로 오른 만큼 서로에게 시상을 미뤄 웃음을 자아냈다. 홍진경은 자리에 앉아 기도하며 수상의 간절함을 표현했다.
장우영 대신 호명에 나선 조세호가 쇼버라이어티 부문 최우수상 수상자로 '불후의 명곡' 김준현을 외쳤다. 이에 홍진경은 들고 있던 생수병을 입에 물며 '깡소주' 포즈를 취해 폭소를 유발했다. 하지만 곧바로 홍진경이 동시 수상자로 호명돼 분위기가 반전됐다.
홍진경은 "'홍김동전' 때문에 이 상을 받았다는 걸 알고 있다. '홍김동전'이 종영을 하게 된 상황에서 이런 상을 주셨다는 건 그 동안 수고했다는 말로 해석된다. 아쉬운 마음을 미루고 언젠가 좋은 기회가 된다면 밝은 웃음으로 찾아뵙겠다"고 수상 소감을 이야기했다.
건강 악화로 참석하지 못한 박인석 PD에 대해서는 "PD님과 함께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 불러만 주신다면 언제든 달려가서 또 한 번 일하고 싶다"고 감사함을 전했고, 멤버들에겐 "이름만 불러도 눈물이 나는 숙이 언니, 방송을 통해 더 사랑하게 됐다. 우재는 차가워 보이고 무심해 보이지만 알면 알수록 따뜻하고 세심하고 공감능력이 뛰어난 동생이다. 모자란 누나를 잘 챙겨줬다. 우영이는 평생 함께하고 싶은 동생이다"고 애정을 표현했다.
서로 예능 고충을 털어놓는 사이로 알려진 조세호에게는 자신이 받은 트로피를 건넸다. 그는 "KBS는 제게 상을 주셨지만 저는 이 상을 세호에게 주고 싶다. 세호가 없었으면 '홍김동전'은 없었다. 이 상은 세호 거다"라고 말해 뭉클함을 선사했다.
대상 후보로 오른 김숙은 올해의 예능인상으로만 만족해야 했다. 김숙은 '홍김동전', '옥탑방의 문제아들',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세 프로그램에서 활약하며 2020년 이후 두 번째 대상을 노렸지만 트로피는 '1박 2일 시즌4' 팀에게 돌아갔다.
그는 "사실 후보라도 너무 감사한데 3주 전까지만 해도 제가 강력한 후보였다. 그런데 프로그램 2개가 날아가고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하나만 남았다"고 아쉬움을 드러내며 "그래도 올해의 예능인상'만으로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시청률 집계로 선정하는 올해의 프로그램상은 후보조차 들지 못했다. OTT 시청 순위와 화제성을 장악하고 있지만 프로그램 시청률은 1~2%대로 고전했기 때문. 제작진과 출연진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마지막 시상식은 개인상으로만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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