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왜 배구를 봐야하는지 질문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어린 선수들이 배구를 이끌어갈 선수라고 봅니다. 어린 선수들이 밑바닥까지 떨어졌거든요. 어린 선수들이 성장하는 모습 기대하고 응원해주시면… (후배들이) 올림픽에 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MVP(최우수선수상)과 세리머니상을 독식한 신영석(38·수원 한국전력 빅스톰)이 소감을 말하던 중 “아, 그리고”라며 소감과는 별개의 얘기를 했다. 그는 27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도드람 V리그 올스타전을 마친 뒤 후배 선수들을 지지하고 응원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국 배구는 남녀를 불문하고 최근 세계대회에서 부진하고 있다. 남자 대표팀은 지난해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최악의 성적을 냈다. 1962년 자카르타 대회 이후 61년 만에 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 약체로 평가받은 인도, 파키스탄에 지며 역대 최악인 7위에 그쳤다.
여자 대표팀은 2006년 도하 대회(5위) 이후 17년 만에 메달을 따지 못하고 5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2년 연속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전패에 그쳤다. 남녀 배구는 사실상 올해 파리 올림픽 진출이 어렵다.
신영석은 이날 ‘슬리백’(공중부양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춤)을 선보이고 코트에서는 경기와 상관없이 홀로 디그를 펼치는 등 삼산월드체육관을 채운 6120명의 관중에 즐거움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 이번 올스타전까지 4연속 남자부 팬 투표에 오른 그가 MVP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신영석은 “(MVP를) 생각지도 못했다. 레오가 받을 줄 알고 축하 준비하고 있었다”며 “그 동안 많은 상을 받았지만 올스타전 MVP는 처음인데 팬들에게 감사하다. 이 힘을 받아서 ‘봄배구’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날 신영석은 완벽에 가까운 슬릭백을 펼쳐 관중석을 놀라게 했다. 그는 “어떤 팬이 제안해줘 어제(26일) 1시간 연습했다. 제게 이런 재능이 있는 줄 몰랐다. 기회가 된다면 잘 준비해서 (올스타전에서) 팬들과 좋은 추억 나눴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국전력은 승점 37(13승 11패)로 5위를 달린다. 선두 우리카드와는 불과 승점 7점차. 2위 대한항공(승점 43)과 3위 삼성화재(승점 40), 4위 OK금융그룹(승점 39)으로 이어지며 남자부는 혼전을 벌이고 있다.
신영석은 “개인적으로는 너무 재미있는 상황이 된 것 같다“며 ”박진감 넘치는 5라운드가 될 것 같다. 선수들은 스트레스 받고 힘들겠지만 지켜보는 팬들은 재밌을 것이다“고 했다.
그는 “여자부가 좋고 우리가 밀리는 건 사실이지만 남자 노력해 남자 배구도 정말 재미있다고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 한국전력은 무조건 봄배구에 갈거다”라고 미소지었다.
한국전력은 내달 1일 홈에서 KB손해보험과 5라운드 첫 경기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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