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 박상현 기자] "류현진(27·LA 다저스)이 강력한 변화구를 하나 더 장착한다면 클레이튼 커쇼(26)의 수준에 근접하게 될 것이다."
불과 1년 전만 하더라도 류현진을 의심의 눈초리로 봤던 미국 언론들이 극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올시즌 2경기에서 12이닝동안 무실점 호투한 류현진이 지난달 31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 원정 개막전에서 강력한 커브를 선보이면서 미국 언론의 찬사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ESPN의 마크 색슨 기자는 1일 게재한 기사를 통해 "류현진이 남들을 깜짝 놀라게 할 강력한 변화구를 개발한다면 커쇼의 수준에 한발짝 가까이 다가서게 될 것"이라며 "만약 커쇼가 부상자 명단에서 복귀하지 못하고 조시 베켓과 댄 하렌 역시 경기력이 의심스러운 상황이라면 LA 다저스는 당분간 류현진과 자크 그레인키에 의존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서 말한 강력한 변화구는 바로 커브를 말한다. 이미 류현진은 체인지업과 슬라이더에 있어서는 지난 시즌 인정을 받았기 때문에 또 하나의 강력한 변화구를 개발한다는 것은 커브를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을 뜻한다.
실제로 류현진이 샌디에이고전에서 보여준 커브는 주무기로 활용되기에 충분했다.
사실 류현진은 지난 시즌에도 커브를 구사하긴 했지만 자신있게 쓸 수 있는 구종은 아니었다. 실제로 류현진이 지난해 커브 구사 비중이 10% 미만에 불과했고 피안타율도 0.307에 달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스프링캠프 기간에 릭 허니컷 투수코치와 함께 커브를 연마, 지난해보다 훨씬 강력해진 커브를 구사하고 있다. 샌디에이고전에서도 13개의 커브를 던져 9개를 스트라이크존에 꽂아넣었다. 또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체인지업 외에도 커브로도 삼진을 잡았다는 점 역시 지난 시즌과 달라진 점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ESPN은 지난달 31일 류현진의 투구내용을 분석하는 글에서 "류현진은 새로운 그립으로 커브를 던지고 있으며 LA 다저스는 그의 새로운 무기 효과를 실감했다"고 호평했다.
또 류현진의 공을 받은 포수 A.J. 엘리스도 미국 지역일간지 '오렌지 카운티 레지스터'와 인터뷰에서 "지난해와 올해 두 차례 등판 가운데 가장 날카로운 커브를 던졌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류현진은 지난 시즌 '명품'으로 인정받은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로 타자들을 현혹시켜 14승 8패, 3.00의 평균자책점을 남겼다. 하지만 발전이 없으면 퇴보하는 법이다. 류현진은 커브라는 무기를 하나 더 장착해 '업그레이드'됐다. 국내 팬 못지 않게 미국 언론도 류현진의 커브 장착으로 두번째 메이저리그 시즌에 대해 더욱 기대를 갖게 됐다.
tankpark@sportsq.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