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황상준 음악감독이 형인 배우 황정민과의 어린 시절을 회상했다.
황상준 음악감독은 8일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황정민과의 추억을 이야기했다.
황정민과 꼭 닮은 황상준 음악감독은 "어렸을 때 형은 아빠를 닮았고 저는 엄마를 닮았는데 나이 들면서 닮아진 것 같다. 어릴 때는 체격 차이도 많이 났다. 2살 차이인데 초등학교 때 저를 목마를 태우고 다니기도 했다"고 어렸을 적을 떠올렸다.
이어 황정민에 대해 "개구쟁이었다. 엉덩이를 1분 이상 못 붙이고 있는 아이였다. 산만하고 저와 많이 달랐다. 어릴 땐 '바보 아니야?'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형이 한 번도 저를 완력으로 혼낸 적이 없다. 하려다가도 참았다. 형은 당시 농구 선수였고 소년체전까지 나갔다. 초등학교 때 전교에서 두세 번째로 키가 컸다"며 "친구들끼리 점심시간에 축구 하고 놀고 있으면 5학년 형들이 와서 '저리 가서 놀아라'라고 할 때가 있었는데 제가 울면서 '저 형이 우리 나가라고 했다'고 이르면 형이 '우리 동생 누가 괴롭혔냐'고 소리치곤 했다. 형이 등장하자마자 아이들이 양쪽으로 갈라졌다"고 형에게 의지했던 순간들을 되새긴 뒤 "그때까진 멋있었다"고 덧붙여 폭소케 했다.
영화가 연결고리인 두 사람은 어릴 적부터 영화관에 가는 것이 일상이었다. 주말만 되면 어머니가 쥐어준 500원을 가지고 극장으로 향했다. 황상준 음악감독은 "형과 제가 마산극장에 가서 매일 영화를 봤다. 극장 안에서의 추억이 정말 많다. 봤던 걸 또 보다가 지겨우면 퇴장했다. 아는 대사가 나오면 보다가 이야기해서 아저씨에게 혼나기도 했다. 그때는 큰 스크린으로 영화를 본다는 게 감동이었다"고 전했다.
2000년 데뷔작 '단적비연수'로 대종상 음악상을 수상하며 헤성처럼 등장한 황상준 감독은 벌써 25년차 음악감독이 됐다. 영화 '식객', '공조', '해적', '올빼미' 등 여러 대표작을 남겼으며 황정민과 함께한 작품도 '남자가 사랑할 때', '히말라야', '검사외전', '댄싱퀸' 등 10편이 훌쩍 넘었다. 저작권이 등록된 곡은 645곡이 넘는다.
클래식 작곡을 전공한 황상준 음악감독은 정식 데뷔식을 치르기 전 영화 음악을 목표로 여러 장르의 데모 CD를 제작해 돌렸다. 그때 박제현 감독의 눈에 들어 한국영화사에 길이 남을 대작인 강제규 감독의 '쉬리' 예고편 음악을 담당하기도 했다.
황상준 음악감독이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황정민은 학전 배우로 연극에 몸담고 있는 무명 배우였다. 이에 황상준 음악감독은 주변 감독들을 황정민이 하는 연극에 초대하곤 했다. 그는 "형의 무명 시절은 가슴 아팠다. 연봉 몇 백 만원 받으면서 연극을 했으니까. 어떻게든 너무 자랑스러운 형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황상준 음악감독은 황정민을 '황 배우'라고 부르고 황정민은 황상준 음악감독을 '황 감독'이라고 부른다고. 그는 "둘이 있을 때는 형동생이라고 하고 사람들과 있을 때는 그렇게 부른다"고 설명했다.
유재석이 "친형과 작업하며 불편한 점은 없냐"고 묻자 황상준 음악감독은 "저는 작품할 때 형이 그냥 배우로 보인다. 한 번도 작품 속 형을 형으로 본 적이 없다. 단 '히말라야' 할 때는 동생으로서 너무 미쳐가는 것 아닌가 걱정은 했다"고 이야기했다.
두 사람은 올 여름 영화 '크로스'로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7~8년 만에 함께하는 작품이다. 그는 "어떨 때는 형에게 '연기를 잘한다, 어색하다, 어깨 좀 펴라' 이런 이야기를 한다. '크로스'에 총격신이 많은데 총알이 쏟아지는데 숙이고 쏘니까. 존 윅처럼 멋지게 쏴야 하는데 진짜 황정민이 나와서 쏘는 것 같았다. 물론 그 이후는 존 윅보다 더 멋있게 나온다. 이번에 '크로스' 음악을 보내줬는데 형이 '너무 쳐지는 것 아니냐'고 해서 '니가 뭘 알아' 이랬다"며 허물없는 형동생 사이를 인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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