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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체티노 경질 EPL은 감독 무덤? MLB와 비교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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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체티노 경질 EPL은 감독 무덤? MLB와 비교해보니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4.05.24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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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세계 최고의 빅리그인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는 감독들의 무덤으로 불린다. 성적이 부진하면 언제든 감독이 바뀌는 곳이다.

2022~2023시즌(프리시즌 포함)이 가장 심했다. 경질과 상호해지 등으로 17명이 팀을 떠났다. 이는 EPL이 출범한 1992~1993시즌 이래 한 시즌 최다 기록이다. 2013~2014시즌과 2017~2018시즌, 2021~2022시즌 각각 10명의 감독이 바뀐 게 이전 최다 기록이었다. 1992~1993시즌 단 한 명의 감독이 바뀐 것과 비교하면 감독들에게 그야말로 험한 곳이 된 셈이다.

지난 시즌이라고 다르지 않다. 올 시즌을 마치고 자연스러운 결별을 선택한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과 로베르토 데 제르비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 감독을 포함해도 7명이나 된다. 훌렌 로페테기 울버햄튼 원더러스 감독이 지난 시즌 개막 직전 구단과 상호 계약을 해지했다. 폴 헤킹버텀 셰필드 유나이티드 감독, 스티브 쿠퍼 노팅엄 포레스트 감독, 로이 호지슨 크리스탈 팰리스 감독이 시즌 도중 짐을 쌌다. 시즌을 마친 뒤에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첼시 감독이 취임 한 시즌 만에 경질됐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첼시 감독. [사진=AFP/연합뉴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은 EPL과 메이저리그(MLB),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미국프로농구(NBA), NFL(미국미식축구리그)의 최근 5년 감독 교체 횟수를 비교한 분석한 기사를 23일(한국시간) 보도했다.

EPL은 최근 5년 간 평균 9.6명의 감독이 교체돼 NHL(9명)보다 많았다. NBA가 평균 8명, NFL가 7명이었고 MLB는 가장 적은 6.4명이었다. 디 애슬레틱은 “EPL의 감독이 되는 건 어떤 것보다 매력적이지만 직업 안정성은 더 취약해지고 있다”고 했다.

잉글랜드 여러 리그에서 1000경기 이상 팀을 지휘한 토니 풀리스(60·잉글랜드)는 “잉글랜드는 2년 마다 감독을 바꿨던 10~12년 전 유럽과 똑같아지고 있다는 걸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EPL에서 2022~2023시즌부터 계속 감독직을 유지하고 있는 사령탑은 6명에 불과하다.

디 애슬레틱은 “EPL구단주와 경영진은 다른 스포츠와 비교해 감독직을 끝까지 완수하려는 경향이 적다”며 “미국 주요 스포츠와 비교해 EPL은 변동성이 큰 고용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EFL 챔피언십(잉글랜드 2부 리그)도 만만치 않다. 잉글랜드리그감독협회(LMA)에 따르면 24개팀으로 구성된 EFL 챔피언십에서는 지난해 6월 이후 17명의 감독이 경질됐다. 경질된 감독의 평균 임기는 1년이 채 되지 않았다.

현재 EPL 감독들의 평균 임기는 787일로 MLB(1342일)과 크게 차이난다. 미국 4대 리그 중 EPL보다 짧은 곳은 NHL 밖에 없다.

소셜미디어의 성장과 그로 인한 서포터즈의 비판도 구단들이 경질을 재촉하는 데 영향을 준다는 의견도 있다. 풀리스는 “서포터즈, 인터넷, 소셜미디어가 감독을 압박한다”며 “이로 인해 축구판의 역학이 크게 바뀌었다. 지지자들은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은 발언권을 가지게 됐다”고 했다. 비판이 심해지면서 구단도 변화를 줄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호셉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 [사진=AFP/연합뉴스]

이런 무덤판 속에서도 오랫동안 팀을 지휘하며 성적을 내는 감독들도 있다. EPL 최초로 리그 4연패를 이끈 호셉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맨시티) 감독은 8년 동안 팀을 지휘했다. 2019년 12월부터 아스널의 수장을 맡고 있는 미켈 아르테타 감독은 지난 시즌 팀의 준우승을 이끌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또 한명의 EPL 감독이 경질 위기에 놓였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를 이끄는 에릭 텐 하흐 감독(네덜란드)이 시즌 마지막 경기인 FA(잉글랜드협회)컵 결승을 앞두고 경질설에 휩싸였다.

골닷컴은 "FA컵 결승 결과와 관계없이 맨유는 이미 텐하흐 감독을 경질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했다.

에릭 텐 하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에릭 텐 하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맨유는 올 시즌 8위로 부진했다. 해리 매과이어 등 선수들의 부상이 이어진 게 컸다. 텐 하흐 감독과 맨유의 계약은 내년 6월까지다.

텐 하흐 감독은 24일 결승전을 앞두고 기자회견에서 "난 할 말이 없다. 내가 해야 할 일에 집중할 뿐"이라고 말했다.

맨유는 25일 오후 11시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맨시티와 FA컵 결승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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