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유재석의 '핑계고', 장도연의 '살롱드립', 신동엽의 '짠한형', 나영석 PD의 '나불나불' 등 다채로운 토크 웹예능이 사랑받고 있는 가운데 코미디언 양세찬이 색다른 토크를 선보인다.
코미디언 양세찬이 유튜브 예능에 도전한다. 아직은 '시작 전' 상태지만 지난 14일 개설한 유튜브 채널 '쑥쑥'에는 11일 만에 4개의 영상이 업로드됐다.
등장하는 사람은 양세찬과 PD, 작가가 전부. 카메라는 양세찬을 비추는 카메라와 방 전체를 비추는 카메라 2개가 끝이다. TV예능 못지 않은 스케일로 제작되는 요즘의 웹예능 흐름과는 다른 소박한 구성이 눈길을 끈다.
여기에 '무홍보'라는 획기적인 전략을 택했다. 어디에도 이야기하지 않은 양세찬의 '미공개' 공간이다. 하지만 2주 만에 구독자 1만명을 돌파했고 업로드된 영상들도 3만~7만 조회수를 웃돈다. 연예인들이 유튜브 시장에 진출하며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빠른 속도로 구독자를 모으는 일은 잦으나, '쑥쑥'은 알고리즘만으로 조용히 몸집을 불리고 있다.
'쑥쑥'에 업로드된 영상들은 본격적인 유튜브 예능 제작에 앞서 양세찬과 PD, 작가 세 사람이 쉴새없이 브레인스토밍하는 모습을 담았다. 보통의 예능은 회의를 거듭한 후 최종 결정된 콘텐츠를 제작하고 완성된 형태로 선보인다. 다르게 말하면 사전 회의는 시청자에게는 보여주지 않는 '미공개' 과정이다. 그렇기에 시청자가 가장 궁금해 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쑥쑥'은 이러한 과정을 시청자와 공유한다. 이미 레드오션이 된 시장에서 새로운 웹예능을 찾는 여정을 보여준다. '웃찾사', '코미디빅리그' 등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다수의 코너를 선보인 양세찬은 특기를 발휘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쏟아낸다. 세 사람이 머리를 맞대어 나온 아이디어는 이미 겹치는 작품이 있어 반려되기도 하고, 여러 가능성을 확인해야 해 숙려 기간을 갖기도 한다.
10분간 회의만 반복하는 플랫한 설정에도 시청자 반응은 긍정적이다. 회의에서 빠지지 않는 희비 교차가 학생, 직장인 시청자의 공감을 끌어내기 때문. 시청자들은 "이렇게 평생 회의만 했으면 좋겠다", '세분이서 앉아서 그냥 두런두런 회의하면서 이야기하는 게 제일 재미있다", "회의만 100번 하다가 끝나는 엔딩도 신선할 것 같다" 등의 호평을 남겼다. 10분이 짧다며 더 긴 분량의 회의록을 요청하는 시청자들도 있었다. 특히 유튜브 흥행 요소인 '밥친구' 언급이 눈에 띄었다.
'런닝맨', '구해줘 홈즈', '핑계고' 등에서 보여준 센스 넘치는 진행력과 꼼꼼한 성격으로 만인의 '호감 픽'이 된 양세찬이 주인공인 점도 통했다. 양세찬이 쌓아온 이미지 덕에 악플이나 비판 댓글이 달리지 않아 '쑥쑥'이 낸 아이디어 중 하나인 악플 대응 콘텐츠 '방구석 여포(가제)'가 무산되는 일도 있었다.
시청자 참여도 재미 요소다. 시청자들은 댓글을 통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낸다. 영상에 나온 콘텐츠 중 재미있을 만한 콘텐츠에 보충점을 더하기도.
'쑥쑥'은 '공항 인터뷰', '타 채널 패러디', '남자들의 세안법', '직업별 대나무숲 염탐', '길거리 스타킹', '퇴사 대행 서비스', '세대 간 우리말 공부', '초밀착 먹방', '개인기 개발', '모창 노래방', '예능 연습생 육성' 등 일상에 가까운 콘텐츠부터 유튜브 인기 콘텐츠, 양세찬의 직업과 특기를 살린 콘텐츠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고심 중이다. 시청자와 함께 쑥쑥 자라고 있는 '쑥쑥'이 선택할 최종 콘텐츠는 무엇이 될지 기대된다.
한편 '쑥쑥'은 '핑계고'를 제작한 안테나 산하 독립 예능 스튜디오 안테나 플러스의 웹예능이다. 매주 목요일, 일요일 오후 5시 유튜브를 통해 업로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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