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한화 이글스 늦깎이 신인 황영묵(25)은 독립리그 출신 신화를 쓰고 있다. 황영묵은 2024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31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신인 선수.
충훈고 졸업 후 2018년 KBO 신인드래프트에 도전했으나 지명을 받지 못했다. 중앙대에 진학했으나 1년 만에 중퇴했다. 대회에 나가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학점을 따야 했고 야구에 집중하고 싶었던 그는 학교를 떠났다. 그렇다고 프로 선수의 꿈을 포기한 건 아니었다. 2019년부터 성남 블루팬더스, 스코어본 하이에나들, 연천 미라클 등 4년 동안 독립리그를 거쳐 지난해 드래프트 참가 자격을 얻었다. 황영묵의 아버지 황병일 씨도 아들의 도전을 늘 응원했다. 새벽부터 도매시장에서 일을 했지만 황영묵의 독립리그 경기가 있는 날에는 직접 경기장을 찾아 아들의 타격 장면을 녹화하기도 했다.
KBS ‘청춘야구단: 아직은 낫아웃’과 JTBC 스포츠 예능프로그램 ‘최강야구’ 등 방송에 출연하며 팬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방송 출연 당시 뛰어난 실력으로 조명을 받았고 한화 입단 후에도 안정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다. 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2024 신한 쏠(SOL) 뱅크 KBO리그 방문 경기 전까지 41경기에서 타율 0.304(115타수 35안타) 12타점으로 신인답지 않은 활약을 펼쳤다.
5일 KT전에서는 자신의 존재감을 완벽하게 팬들에게 알렸다. 1번 2루수로 선발 출전한 그는 6타수 4안타 4타점 2득점 1삼진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데뷔 후 처음으로 한 경기에서 4안타를 때렸다. 앞서 3안타 경기는 2차례 있었다. 3루타와 2루타를 1개씩 때렸고 단타는 2개였다. 홈런만 한 개 나왔다면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할 수 있었다. 1-0으로 앞선 2회에는 KT 선발 한차현에게 2타점 2루타를 뽑았다. 4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와 중견수 깊숙한 타구로 3루타를 만들었다. 데뷔 첫 3루타였다. 1사 후 김태연의 유격수 땅볼 때 홈을 밟았다. 8회에는 타석에 2번 들어서 모두 안타를 때렸고 팀이 10-2로 앞선 6번째 타석에서 2타점 적시타를 날리면서 4타점을 채웠다.
황영묵은 이날 안타뿐 아니라 악바리 있는 근성과 도루 센스까지 증명했다. 5회 4번째 타석에서는 직접 때린 파울 타구가 땅을 맞고 튀어 올라 자신의 코를 강타했지만 아픈 내색을 하지 않고 잠시 타석을 벗어났다가 다시 들어섰다. 팬들은 “황영묵은 복덩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8회에는 선두타자로 안타를 때린 뒤 2루 도루에도 성공했다. KT 포수 강백호의 송구가 빨랐으나 황영묵은 송구를 받은 KT 유격수 신본기의 태그를 절묘하게 피하면서 슬라이딩해 2루에 안착했다. 황영묵의 활약을 앞세운 한화는 KT를 12-2로 꺾었다. 김경문 감독은 취임 후 2연승을 달렸다. 26승 32패 1무로 KT를 제치고 7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황영묵이 활약하면서 한화 내야진의 경쟁은 더욱 불붙게 됐다. 황영묵은 유격수와 2루수를 모두 소화할 수 있다. 다만 황영묵이 왼손 투수에 대한 약점은 극복해야 한다. 이날 경기 전까지 황영묵은 왼손 투수에게 타율 0.100(20타수 2안타)로 극도로 약했다. 반면 오른손 투수 상대로는 타율 0.317(82타수 26안타), 언더 투수를 상대로는 타율 0.538(13타수 7안타)로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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