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김도영(21·KIA 타이거즈)은 광주동성고 시절부터 ‘제2의 이종범’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녔다. 타격의 정확성, 힘, 안정된 수비와 송구·주루 능력까지 모두 갖춘 ‘5툴 플레이어’인데다 이종범과 같은 광주 출신이기 때문이다.
KIA(기아)는 김도영을 쭉 눈여겨봤고 2022 KBO 신인드래프트 1순위에서 그를 지명했다. 큰 기대를 받고 입은 프로 유니폼. 프로의 벽은 높았다.
첫해 타율 0.237(103경기) 3홈런 19타점 13도루로 주춤했다. 절치부심한 2년 차에는 정규시즌이 시작하자마자 부상을 당했다. 개막 2번째 경기에서 왼쪽 발가락 골절 부상을 당해 수술을 받고 약 3개월간 재활에 매달려야 했다. 다행히 예상 시점보다 4~5주 빠른 6월 말 복귀했다. 복귀한 뒤로는 승승장구했다. 그해 103안타를 치며 타율 0.303(84경기) 5홈런 47타점 25도루로 실력이 늘었다.
하지만 시즌을 마친 뒤 다시 부상을 입었다. 지난해 11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결승전에서 1루로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다 왼쪽 엄지 부상을 당했다. 또다시 수술대에 오르는 혹독한 시련을 맛봤다. 다행히 이번에도 4개월이라는 예상과 달리 3개월 만에 방망이를 잡고 훈련에 돌입했다.
그렇게 돌입한 프로 3번째 시즌. 김도영이 본격적으로 자신의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김도영은 2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쏠(SOL) 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더블헤더 1차전에서 20(홈런)-20(도루)을 달성했다. 그는 0-5로 끌려가던 4회 한화 선발 류현진을 상대로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시즌 20홈런을 터뜨렸다. 이날 경기 전까지 19홈런-22도루로 20-20에 홈런 1개가 부족했던 그는 KBO리그 역대 57번째 20-20의 주인공이 됐다.
김도영은 만 20세 8개월 21일의 나이로 20-20을 달성하면서 역대 최연소 2위에 올랐다. 20-20 역대 1위는 1994년 만 18세 11개월 5일 만에 달성한 김재현(당시 LG 트윈스) SSG 랜더스 단장에 이어 역대 최연소 2위에 올랐다. 당시 김재현은 21홈런-21도루로 시즌을 마쳤다. KIA 타자 중에는 2018년 로저 버나디나(20홈런-32도루) 이후 6년 만이고 국내 타자 중에서는 2003년 이종범(20홈런-50도루) 이후 21년 만이다. 이종범이 20-20을 달성하던 해 김도영이 태어났다.
전반기에 20-20을 달성한 건 1996년과 2000년의 박재홍(당시 현대 유니콘스), 1999년 이병규(LG), 2015년 에릭 테임즈( NC 다이노스)에 이어 김도영이 5번째다. 김도영은 73경기 만에 기록을 달성하면서 이병규(68경기), 박재홍(71경기)에 이어 테임즈와 함께 최소 경기 공동 3위에도 올랐다.
김도영은 경기를 마친 후 방송 인터뷰에서 “(20-20이) 조금 빨리 나와서 (앞으로) 조급함 없이 플레이할 수 있다. 의미 있는 기록이고 만족스럽다”고 했다. 이어 “작년의 김도영이 아니기 때문에 이제는 신인 티를 좀 벗고 책임을 질 나이라고 생각한다. 매 타석 더 신중하게 임하겠다”라고 말했다.
KIA는 23일까지 76경기를 치러 이제 막 반환점(72경기)을 지났다. 김도영이 현재 추세면 30-30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30-30은 42년 역사의 KBO리그에서 6명이 8번만 해낸 대기록이다. 1997년 이종범(해태), 1999년 이병규, 제이 데이비스(한화 이글스), 홍현우(해태), 1996년·1998년·2000년 박재홍(현대 유니콘스), 2015년 테임즈(NC 다이노스)만이 해냈다. 박재홍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현역 시절 한 번도 하기 힘든 30-30을 3번이나 해냈다. 테임즈는 2015년 47도루-40홈런으로 KBO리그 최초의 40-40을 달성했다.
김도영의 현재 페이스는 39홈런-43도루다. 김도영이 30-30을 달성하면 최연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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