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김우민(23·강원도청)은 부산체고 1학년이던 2017년 9월 2017 MBC배 전국수영대회 자유형 400m에서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이때 성적은 4분01초36이었다.
5년 뒤인 2022 부다페스트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는 3분45초64(6위)로 세계적인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5년 동안 무려 16초가량이나 기록을 단축한 것이다. 이듬해인 2023년 7월 일본 후쿠오카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3분43초92(5위)에 오르면서 세계 정상급으로 성장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김우민의 이름 석 자를 팬들에게 제대로 알린 대회였다. 3분44초36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우민은 자유형 400m와 800m, 1500에서 목에 걸면서 대회 3관왕에 올랐다. 2024 파리 올림픽을 5개월 앞둔 올해 2월 도하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는 3분42초71의 개인 최고 기록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파리 올림픽에서 황선우(21·강원도청)와 가장 메달이 기대되는 선수가 김우민이었다. 김우민이 그 기대대로 짜릿하게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우민은 28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수영장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수영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3분42초50에 터치패드를 찍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3분42초21로 2위에 오른 일라이자 위닝턴(호주)와는 불과 0.23초 차. 은메달을 기대했던 팬들에게는 아쉽지만 김우민의 동메달은 위대한 결과물이다.
한국 수영 선수가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건 2012년 런던 대회 박태환(34) 이후 12년 만이다. 박태환은 2008 베이징 대회 남자 자유형 400m 금메달과 자유형 200m 은메달, 2012 런던 대회 자유형 400m와 200m 은메달을 따냈다.
김우민에게는 박태환이라는 수식어가 함께 따른다. 김우민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3관왕에 올랐다. 수영 선수로 3관왕에 오른 건 최윤희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1982년 뉴델리 대회), 박태환(2006년 도하·2010 광저우 대회)에 김우민이 3번째였다.
김우민은 파리에서는 박태환에 이어 두 번째로 올림픽을 안긴 선수로 기록됐다. 박태환을 우상으로 여기는 김우민에게 우상과 나란히 이름이 언급된 영광의 날이었다.
SBS 해설위원으로 자유형 400m 결승전을 중계한 박태환은 “정말 자랑스럽다”라며 기뻐했다. 12년 만에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가 메달을 나온 점에 대해서는 “말이 떠오르지 않을 만큼 감회가 새롭다”며 “김우민이 긴장이 많이 됐을 텐데 잘 이겨 내줘서 고맙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라고 했다.
한국 수영이 최근 황선우, 김우민 등의 등장으로 ‘황금세대’로 불리고 있지만 올림픽에 메달은 분명 쉽지 않은 결과다.
특히 당일 컨디션과 레인 위치가 결과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김우민은 오전 예선에서는 3분45초52초의 뜻밖의 성적으로 상위 8명 중 7위로 결승에 진출했다. 하지만 “원래 오후에 컨디션이 좋다”고 말하며 한국 언론과 팬들을 안심시켰다.
결승에서는 가장자리인 1번 레인이었지만 동메달을 따냈다. 1번 레인이나 8번 레인은 가장자리이기 때문에 물살이 벽을 맞고 튀어 나오기 때문에 3~5번 레인 선수보다는 다소 불리하다. 3분41초78에 레이스를 마친 루카스 마르텐스(독일)는 4번 레인이었다.
김우민이 주종목인 400m에 집중하기 위해 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일부 종목에 출전하지 않기로 한 것도 효과를 봤다. 김우민은 오픈워터 스위밍과 자유형 800m, 1500m에도 나서지 않기로 했다. 그는 자유형 400m와 200m, 단체전 계영 800m에만 출전할 결심을 했다.
김우민은 경기 후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그는 "350m 턴하고 할 만하다고 생각했다"며 "막판에 사지가 타들어 가는 느낌이었는데 올림픽 메달을 위해 꾹 참고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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