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 권대순 기자] 미국 메이저리그(MLB) 심판들이 생각보다 높은 스트라이크 오심률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 가운데 MLB 심판들은 제구력 위주의 투수에게 더 관대한 판정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뉴욕타임스는 지난달 29일 “스트라이크 판정이야 말로 사람의 실수를 전제로 하는 공식적인 판정이다”라며 MLB 심판들의 스트라이크 판정 실수에 대한 연구결과를 토대로 보도했다. 이어 “최근 확대 비디오 판독으로 인해 중요한 판정에 대해 시시비비를 가릴 수 있게 됐다”고 전하면서 그 중에서 여전히 스트라이크 판정만은 사람의 실수가 허용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노스웨스턴대학의 브레이든 킹 부교수와 콜럼비아 대학의 제리 김 조교수가 2008년과 2009년에 걸쳐 70만개 이상의 공을 분석한 결과를 정리해 내보낸 이 기사에는 심판들이 판정 실수를 범하는 다양한 경우를 예로 들었다. 이같은 연구 결과는 학술지 `매니지먼트 사이언스`에 실릴 예정이다.
뉴욕타임스는 “심판들이 올스타 출신 선수들에게 더 넓은 스트라이크 존을 제공한다”고 했다. 실제로 연구진은 올스타 5회 경험이 있는 선수와 올스타 경험이 전무한 선수를 비교해봤다. 그 결과 심판은 올스타 출신 선수가 던진 공이 스크라이크 존을 벗어났음에도 그 중 16%를 스트라이크로 판단했다. 반면 올스타 출신이 아닌 선수에게는 5% 정도의 볼만을 스트라이크로 판정했다. 즉, 올스타 경험이 있는 선수는 조금 더 넓은 스트라이크 존을 이용하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MLB 심판들은 랜디 존슨 같은 파이어볼러 유형의 선수보다는 그렉 매덕스처럼 제구력 위주 투수의 공에 스트라이크 판정을 많이 내린다”고 전했다.
올스타 출신 중에서도 제구력이 뛰어난 투수들에게 더 관대한 기준을 제시했다. 예를 들어 ‘제구력의 마술사’ 그렉 매덕스의 경우 160km대의 강속구를 구사하는 투수 랜디 존슨보다 훨씬 더 유리한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는다. 왜냐하면 심판들이 ‘매덕스는 제구가 뛰어나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연구진은 심판들의 다른 오판에 대해서도 자세한 분석을 내놨다.
연구에 따르면 심판진은 스윙을 하지 않은 공의 14%에 대해 잘못된 판정을 내린다. 또 심판들은 홈팀에 더 관대한 스트라이크 존을 적용한다. 홈 팀 투수가 볼을 던져도 13.3%의 확률로 스트라이크 판정이 된다. 원정 팀은 12.7%이다.
심판들이 박빙의 상황에서 더 많은 실수를 한다는 것도 흥미롭다. 선수들이나 관중들은 승부처인 만큼 심판들도 더 높은 집중력으로 판단, 정확하게 판정하길 바라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심판들은 1회 초보다 9회말 동점 상황 때 13%나 많이 볼을 스트라이크로 선언했다.
심판들은 볼카운트에 따라서도 판정이 달라졌다. 볼카운트가 3-0일 경우 심판이 볼을 스트라이크라고 판정하는 경우가 18.6%였다. 이는 0-0일 때의 14.7%의 판단 미스를 범하는 것보다 약 4%나 높은 수치다.
그러나 볼카운트가 0-2일 경우, 즉 스트라이크 하나로 타자를 아웃시킬 수 있는 경우에는 심판들의 눈이 날카로워졌다. 볼을 스트라이크로 판단하는 경우는 7.3%밖에 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다른 요소들만큼은 아니지만 심판들이 백인에게 더 넓은 스트라이크 존을 허용한다고 설명했다.
아무리 훈련을 한다 해도 심판도 사람이고, 경기를 치르다 보면 판단력이 흐려질 수도 있다. 팬들이 이러한 심판의 성향을 파악한다면 더 재미있게 경기를 관전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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