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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올림픽 복수" 이범영-김현성 출사표 [킹스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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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올림픽 복수" 이범영-김현성 출사표 [킹스월드컵]
  • 신희재 기자
  • 승인 2024.12.19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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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스포츠Q(큐) 글 신희재·사진 손힘찬 기자] “2012 런던 올림픽 준결승전에서 3실점했다. 이번엔 꼭 무실점으로 틀어막겠다.” (주장 이범영)

“브라질에 깨진 그날을 아직 잊지 못한다. 복수를 기약하고 있다. 대표팀으로 나가는 만큼 잘 준비해서 좋은 성적 거두겠다.” (공격수 김현성)

지난 17일 서울 강남구 숲 프릭업 스튜디오에서 열린 킹스 월드컵 2025 팀 대한민국 출정식. 이범영과 김현성은 대회에 임하는 각오를 묻자 나란히 12년 전 기억을 떠올렸다. 당시 한국 축구 국가대표는 2012 런던 올림픽 준결승에서 브라질에 0-3으로 졌다. 

주장 이범영(왼쪽부터), 감스트 감독, 바밤바(본명 최준우) 운영지원팀장, 공격수 김현성.

홍명보 감독이 이끌던 당시 대표팀은 사상 첫 올림픽 4강 진출로 분위기가 한껏 고무됐다. 바로 전 경기에선 단일팀으로 나온 개최국 영국을 꺾은 상승세로 결승 진출까지 노렸으나 상대가 너무 강했다.

브라질은 네이마르(알 힐랄), 오스카, 알렉산드레 파투 등 걸출한 공격진에 헐크(아틀레치쿠 미네이루), 마르셀루, 티아고 실바(플루미넨시)가 와일드카드로 가세해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혔다. 이중 헐크와 파투가 준결승 선발에서 제외될 만큼 막강한 전력을 뽐냈다.

대표팀은 큰 전력 차를 극복하지 못했다. 전반 38분 호물루, 후반 12분과 19분 레안드로 다미앙에게 실점해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이후 3·4위전에서 일본을 2-0으로 제압하고 동메달을 차지했지만, 브라질전 선발로 나섰던 이범영과 김현성은 여전히 그날의 아쉬움을 생생하게 기억했다.

세월이 흘러 축구화를 벗은 둘은 킹스 월드컵을 준비하던 중 반가운 소식을 접했다. 운명의 장난처럼 개막전에서 13년 만에 브라질을 만나게 됐다. 공교롭게도 네이마르가 상대팀 로스터에 이름을 올려 더욱 눈길을 끄는 맞대결이다. 한국-브라질은 새해 1월 3일 오전 0시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격돌한다. 

감스트(왼쪽) 감독과 김현성이 관제탑 세리머니를 선보이고 있다.

주장 이범영은 감스트(본명 김인직) 감독의 신임을 얻어 주전 골키퍼로 나설 예정이다. “(참가 계기는) 다른 이유 없다. 감스트가 함께 하자고 했다”며 “(킹스 월드컵이) 뭔지 몰랐지만 이야기를 들어보니 너무 재밌을 것 같았다”며 기대했다.

‘열심히 하는 남자’로 유명한 김현성은 감스트호의 공격을 책임진다. 김현성은 첫 경기 전까지 감스트 감독의 상징인 '관제탑 춤'을 세리머니로 준비하면서 "몸치인데 화려하게 날아보겠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이범영이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킹스 월드컵은 헤라르드 피케가 창설한 킹스 리그의 국가대항전 버전이다. 새해 1월 2일부터 13일까지 총 27경기가 스위스 방식 토너먼트로 진행된다. 스페인, 멕시코 등 해외에서 인지도가 높은 가운데 국내에서도 인터넷 방송 플랫폼 숲(SOOP)이 전 경기 생중계를 예고해 점차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11로 뛰는 기존 축구 경기와 달리 7:7로 진행, 전후반 도합 40분 만에 무승부 없이 승패를 결정짓는다. 골키퍼와 필드 플레이어 1명으로 시작해 7:7이 되는 전반 5분까지 1분마다 1명씩 추가되고, 전반 18분에는 관중석에서 주사위를 던지면 그 숫자만큼만 남아 2분간 경기를 진행한다. 이 경우 골키퍼 포함 1:1 대결 가능성도 있어 규칙 이해도와 개별 선수들의 역량이 매우 중요하다.

이범영은 “킹스 월드컵에선 골키퍼의 비중이 매우 크다. 규칙도 파격적”이라며 “3:3이나 4:4로 경기가 진행될 때 골키퍼의 공격 가담이 많다. 그럴 때 숨겨져 있던 공격 본능이 깨어나 열심히 공격하다가 역습으로 실점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어디까지 공격해야 할지 딜레마가 있다. 김병지 선배를 뛰어넘는 공격력을 보여드릴 것”이라 말했다.

김현성은 “시간이 필요했지만 다들 (규칙을) 잘 숙지한 것 같다”며 “(경기 초반에) 1명씩 늘어나기 때문에 그 시기 실점하지 않고 득점하는 게 어려우면서 부담으로 다가왔다. 잘 풀어내야 할 숙제”라고 설명했다.

김현성이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범영과 김현성은 모두 첫 경기 브라질전에 대한 각오가 남달랐다. 이범영은 “2012 런던 올림픽 준결승전에서 3실점했다. 이번엔 꼭 무실점으로 틀어막겠다”며 “브라질이라고 다리가 3개 달린 게 아니다. 똑같이 2개 달렸으니 크게 겁먹고 긴장할 필요 없다고 감독님과 이야기 나눴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김현성 또한 “브라질에 깨진 그날을 아직 잊지 못한다. 복수를 기약하고 있다”며 “대표팀으로 나가는 만큼 잘 준비해서 좋은 성적 거두겠다”고 다짐했다.

이범영은 “태극마크를 달고 킹스 월드컵에 출전하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 주장 겸 골키퍼로 막중한 책임감이 있다. 최선을 다하겠다”며 “결승이 유벤투스 홈경기장(알리안츠 스타디움)에서 열리는데 그곳에서 뛰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김현성은 “어릴 때부터 월드컵 출전이 꿈이었다. 못 이룬 꿈을 킹스 월드컵에서 이루겠다”며 “꿈을 이루러 팀원, 스태프와 함께 간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 좋은 성적과 경기력으로 보답할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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