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 민기홍 기자] 4일 휴식 후 등판이 힘겨웠을까. 류현진(27·LA 다저스)이 악몽 같은 하루를 보냈다. 미국 무대 진출 이후 최악의 투구 내용으로 홈 개막전 선발 등판을 망치고 말았다.
류현진은 5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2014 메이저리그(MLB) 홈 개막전에 선발 등판했지만 2이닝 8피안타 2탈삼진 3볼넷(고의사구 1개 포함) 8실점(6자책점)으로 무너졌다.
1회초에만 무려 37개의 공을 던지며 6피안타 3볼넷 6실점한 류현진은 2이닝동안 69개나 공을 단졌다. 0이던 평균자책점은 3.86으로 치솟았다.
류현진은 MLB 진출 후 단 한 차례도 6실점 이상을 한 적이 없었다. 지난 시즌 5실점 한 경기가 두 차례 있었을 뿐이다. 6실점 경기가 없었으니 당연히 1이닝 6실점도 없었다. 1회초에만 6점을 내주며 무너졌다.
1회초 앙헬 파간을 삼진, '천적' 헌터 펜스를 우익수 뜬 공으로 잡아냈을 때만 해도 12이닝 연속 무실점의 상승세를 이어 무난히 1회를 넘기는 듯 보였다.
그러나 악몽은 이때부터 시작이었다.
류현진은 파블로 산도발에게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준 뒤 버스터 포지에게 왼쪽 담장을 맞는 2루타를 허용하며 2사 2,3루의 위기에 몰렸다. 이어 마이클 모스에게 결정구로 던진 체인지업이 다소 높게 제구되며 안타를 허용하고 말았다.
안타를 맞고 2실점한 것은 그리 문제가 되지 않았다. 야시엘 푸이그의 지각으로 급작스럽게 선발 라인업에 합류한 맷 켐프의 실책이 더 큰 문제였다. 켐프는 공을 더듬으며 모스를 2루까지 보내고 말았다.
득점권에 다시 주자를 내보낸 류현진은 다음 타자 브랜든 벨트에게 직구로 카운트를 잡으러 들어가다 빗맞은 우전안타로 내주며 세번째 실점을 허용했다.
또 브랜든 힉스에게 평범한 1루 방면 뜬공을 유도하며 이닝을 마치는 듯 했으나 1루수 아드리안 곤잘레스와 2루수 디 고든이 주춤하며 2루타를 내주고 말았다. 기록만 2루타였을 뿐 사실상 다저스 수비진의 실책이었다.
다시 2사 2,3루 위기를 맞은 류현진은 투수 라이언 보겔송을 상대하기 위해 호아킨 아리아스를 고의 볼넷으로 걸렀지만 보겔송의 빗맞은 중전안타로 추가로 2실점했다. 타순이 한 바퀴 돌아 다시 맞은 파간에게도 좌전 적시타를 맞고 6실점했다. 산도발을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나서야 길었던 1회를 끝냈다.
힘겹게 1회를 마친 류현진은 2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랐지만 수비는 여전히 도와주지 못했다.
포지를 상대로 12개의 공을 던진 류현진은 빠른 공으로 평범한 유격수 땅볼을 유도했으나 핸리 라미레즈가 송구 실책을 범하며 진루를 허용했다.
모스와 벨트를 각각 1루수 파울 플라이와 2루수 앞 땅볼로 막아내 이닝을 끝내는 듯 보였지만 힉스의 큼지막한 타구가 켐프의 글러브를 맞고 떨어지며 7실점째를 기록했다. 잡기에 다소 힘든 타구라고는 하지만 켐프의 수비가 아쉬운 대목이었다.
류현진은 아리아스에게도 커브를 던지다 좌전 적시타를 허용하고 8점째를 내줬다. 투수 보겔송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두번째 이닝을 끝냈다.
2회초에 내준 실점은 2사 후에 나온 것이어서 모두 비자책이긴 했지만 류현진에게는 최악의 하루였다. 류현진은 3회초 호세 도밍게스에서 마운드를 넘기면서 자신의 임무를 힘겹게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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