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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미-박은선, 투혼으로 다시 도는 '월드컵 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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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미-박은선, 투혼으로 다시 도는 '월드컵 시계'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6.18 16: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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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미 선방쇼로 스페인 파상공세 1골로 막아…박은선, 절뚝이면서도 59분 소화

[스포츠Q 박상현 기자] 2003년 여자월드컵을 경험했던 골키퍼 김정미(31·인천 현대제철)와 스트라이커 박은선(29·로시얀카)이 다시 한번 자신들의 월드컵 시계 태엽을 감았다. 스페인전을 끝으로 이들의 월드컵 시계도 멈출 뻔 했지만 투혼으로 되살아났다.

김정미와 박은선은 18일(한국시간) 캐나다 오타와 랜즈다운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스페인과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월드컵 E조 마지막 경기에 출전, 투혼을 발휘하며 2-1 역전승을 이뤄냈다. 20대 초중반의 동생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면서 그렇게 꿈에 그리던 월드컵 첫 16강 진출을 달성했다.

이들은 모두 10대의 나이에 월드컵을 경험했다. 김정미는 2003년 여자월드컵 당시 브라질, 프랑스, 노르웨이와 차례로 만났지만 무려 11번이나 골문을 열어주며 세계의 높은 벽을 절감해야만 했다.

▲ 박은선(앞 왼쪽)과 김정미가 18일(한국시간) 캐나다 오타와 랜즈다운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페인과 여자월드컵 E조 마지막 경기에서 2-1로 이기고 16강 진출을 확정한 뒤 서로 기쁨을 표시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하지만 김정미는 어느덧 한국 여자축구의 주전 수문장으로 성장했다. WK리그 최강 현대제철에 입단, 주전 골키퍼로 활약하며 기량을 쌓았고 월드컵 개막 직전까지 무려 90차례나 A매치에 출전했다.

김정미의 두 번째 여자월드컵은 나이를 생각하면 마지막이나 다름없다. 브라질전에 이어 코스타리카전에서도 2골씩 내주며 1무 1패에 그쳤을 때 스페인전은 반드시 무실점으로 막아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이는 선방으로 이어졌다. 전반 내내 측면이 뚫리면서 스페인의 파상공세가 이어지는 상황 속에서도 이를 단 1실점으로 막아냈다. 스페인의 날카로운 슛도 노련함으로 막아내고 쳐내는 등 안정적인 방어 능력을 수행했다.

후반 추가시간 마지막 스페인의 날카로운 프리킥 슛이 크로스바를 때리는 순간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 김정미가 17일(한국시간) 캐나다 오타와 랜즈다운 스타디움에서 스페인전 대비 훈련을 하고 있다. 김정미는 두 번째 월드컵 출전에서 16강 진출을 이뤄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박은선 역시 그대로 물러날 수는 없었다. 한국 여자축구의 미래로 불렸던 그였지만 잦은 팀 이탈로 기량 성장이 더뎠고 한때 아예 축구계와 등을 지기도 했다.

그러나 모든 것을 모두 버리고 오직 축구에만 전념하겠다며 서울시청으로 돌아온 박은선은 지난해 성 정체성 파동을 이겨내고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에 복귀했다.

잦은 부상 때문에 큰 힘을 보태진 못했지만 박은선은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스페인전에서 시큰거리는 발목 통증과 싸우며 59분을 견뎌냈다. 비록 스페인전에서 골을 넣지는 못했지만 스페인의 수비진을 괴롭히며 체력을 떨어뜨리는 역할을 해냈다.

이들의 월드컵 시계는 다시 프랑스전을 향해 돌아가고 있다. 프랑스는 FIFA 랭킹 3위로 한국(18위)보다 한참 높다. 그러나 한국은 7위 브라질을 상대로도 당당하게 맞서 싸웠고 2위 미국을 상대로 무실점하기도 했다. 또 한번의 출전 기회를 맞게된 두 노장의 월드컵 시계가 언제까지 돌아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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