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 민기홍 기자] NC 다이노스가 일 잘한다는 것은 새삼 언급할 필요가 없다. 무궁무진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그들은 이미 여러 차례 스포츠산업계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출발부터 남달랐다. 첫 공식 이벤트가 타구단 유니폼 교환이었다. 다른 팀들의 유니폼을 가져오면 공룡 마스코트가 그려진 티셔츠로 교환해주는 행사였다. 경남팬들을 다수 보유한 롯데를 겨냥한 이 마케팅은 신선함으로 다가왔다.
이외에도 많다. NC가 내놓는 머천다이징 상품은 팬들의 욕구를 적극 반영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디자인과 실용성, 품질을 두루 갖춘 폰케이스, 머그컵 등은 팬들의 일상생활에 침투해 NC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다.
그런데 NC의 마케팅이 명품인 이유는 다른데 있다. 작은 곳에서 출발한다는 점이다.
◆ 작지만 감동한다, 팬이 반응한다
NC 구단은 지난 18일 수원 케이티전에서 이호준이 KBO리그 통산 8번째 300호 홈런을 때려내자 D-shot 클립을 올렸다. 벤치 시점에서 찍은 이 동영상은 TV 카메라는 잡을 수 없는 부분들을 담아 팬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줬다.
선수들의 목소리가 배어 나온다. 이호준이 홈런을 때려낸 역사적인 순간부터 더그아웃으로 돌아와 동료들의 격정적인 축하를 받는 장면이 흐른다. 동영상은 ‘마침내 해냈다’라는 표정을 짓는 이호준의 미묘한 표정까지 잡아낸다.
마산구장에서는 이재학 딸기 주스가 있다. 이재학은 조금만 긴장해도 얼굴이 발개져 딸기로 불린다. NC는 구단 프랜차이즈 스타의 별명을 다이노스 카페의 주메뉴로 활용해 팬들의 뜨거운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원정팬들도 한번쯤은 사먹는 마산의 명물이 됐다.
큰 것이 아니다. 구장 리모델링, SNS 페이지 활용, 다양한 프로모션들도 중요하다. 하지만 팬들은 이렇게 작은 것에 감동을 받고 즉각적으로 반응한다. 다이노스는 늘상 팬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고심하고 또 고심한다.
◆ 주위를 둘러본다, 교감한다
지난해 NC는 창단 3년, 1군 진입 2년 만에 첫 가을야구를 치렀다. 비록 LG에 밀려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지만 포스트시즌 배당금 2억 9000만 원의 부수입을 올렸다. 보너스는 코칭스태프, 선수, 직원들에게도 전달됐다.
놀라운 사실은 이 배당금이 야구장 관리인, 청소부 아주머니 등 비정규직 직원들에게도 돌아갔다는 점이다. 10월에도 야구를 할 수 있었던 건 선수단만의 수고가 아니라는 의미였다. 음지에서 고생한 이들을 생각한 프런트의 마음씨에 타구단 팬들도 엄지를 치켜들었다.
올해 마산 야구장에는 다이노스 버스시트라는 좌석이 신설됐다. 지난해 12월 구단버스를 교체하면서 손시헌, 모창민, 이재학, 김진성의 자리를 떼낸 것이다. 죽은 의자는 프리미엄 좌석으로 탈바꿈했다. 공룡팬은 이렇게 선수와 교감하고 있다.
NC의 타깃은 야구팬을 넘어선 ‘그냥 시민’이다. 침대에서도 NC의 티셔츠를 입히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한다. 다이노스 프런트는 팬들을 감동시키는 법을 디테일에서 찾았다. 별게 아닌 것 같아 보이는 이 세심함이 위대한 차이를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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