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 민기홍 기자] ‘1번타자’ 박한이(36)가 더위 먹은 사자군단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박한이는 21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원정 SK전에서 1번타자 우익수로 출전해 5타수 3안타(1홈런) 2타점 2득점을 기록하며 삼성의 4-3 승리를 이끌었다.
박한이는 지난 17일 잠실 두산전부터 1번타자로 나서고 있다. 류중일 감독은 야마이코 나바로, 박해민, 김상수 등을 톱타자로 번갈아 기용해봤지만 재미를 보지 못했다. 특히 지난해 시즌 중반부터 1번으로 돌아 0.308를 기록했던 나바로의 타율이 0.240대로 떨어지며 타순에 변화를 줬다.
박한이 역시 적응에 애를 먹었다. 그는 1번으로 나선 후 13타수 1안타, 타율 0.077에 그쳤다. 2번에 배치되서는 0.343(140타수 48안타), 4홈런 17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던 그답지 않은 성적이었다.
침묵은 3경기면 충분했다.
박한이의 방망이는 1회부터 무섭게 돌았다. 우전안타로 출루한 뒤 2번 박해민의 3루타 때 홈을 밟았다. 5회초 세 번째 타석에서는 좌전안타를 뽑아냈다. 7회초가 압권이었다. 6회말 1사 2루, 박한이는 SK 필승조 윤길현의 슬라이더를 퍼올려 우중월 투런포를 작렬했다. 4-2로 달아나는 홈런이었다.
박한이는 경기 후 방송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 1번에서 많이 부족했는데 부진을 털었다. 오늘로서 끝내겠다”며 “찬스가 왔기 때문에 가볍게 친다는 마음가짐으로 타석에 임했는데 잘 먹혀들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여름이면 늘 치고 올라갔던 삼성은 최근 10경기 4승 6패로 부진하다. 선발 장원삼의 부진, 주전들이 돌아가며 부상을 당하면서 우승컵을 들어올린 지난 4년과는 다른 흐름의 시나리오가 전개되고 있다. 마땅한 리드오프의 부재도 어려움을 겪는 결정적 원인 중 하나다.
박한이는 “문학에서 거둔 2연승이 계기가 돼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4연패를 한 팀”이라고 강조하며 “몸 상태는 좋다. 1번을 언제까지 칠지 모르겠지만 많이 살아나가서 발빠른 야구를 펼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한이는 KBO리그에서 단 2명뿐인 14년 연속 세자릿수 안타의 주인공. 역대 최고 기록은 양준혁의 16년 연속이다. 꾸준함의 대명사인 그는 현재 58안타를 때려내 이르면 다음달 말 15년 연속 100안타 고지를 점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한이는 “여태껏 해온 것이 있기 때문에 올해도 무난히 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나바로가 클린업을 선호하는 만큼 박한이는 당분간 계속해서 가장 먼저 타석에 들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최근 몇 년간 2번, 7번과 어울렸던 박한이가 통합 5연패를 바라보는 명문 삼성의 공격 첨병으로 돌아왔다. 2001년 개막전, 신인 박한이는 삼성의 1번타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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