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 민기홍 기자] 스파이크가 돌아온다. 배구가 시작된다.
2015 한국배구연맹(KOVO)컵 대회가 오는 11일부터 충북 청주에서 막을 올린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으로 연기될 뻔 했지만 이달 말부터 시작되는 아시아남자선수권, 다음달 초 월드컵을 위해 소집되는 여자 대표팀 일정 등으로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KOVO컵은 토종 자원만으로 치르는 무대. 그래서 변수가 많다. V리그 11회 중 8회 우승을 차지한 삼성화재가 KOVO컵에서는 단 한 차례 우승에 그친 것이 이를 잘 증명한다. 2012년에는 KB손해보험(전 LIG손해보험), 2013년에는 현대캐피탈, 지난해는 대한항공이 정상을 차지했을 정도로 성적을 가늠할 수 없다.
이번 KOVO컵에는 팬들의 시선을 끌어들일 만한 재미난 요소가 있다. 키워드는 ‘40대’와 ‘상무’다.
◆ 김세진을 잡아라, 40대 돌풍 열전
지난 시즌 OK저축은행의 행보는 연일 화제였다. 세계적인 센터 로버트 랜디 시몬을 합류시켜 라이트로 돌린 김세진(41) 감독의 전술은 '의 한 수' 됐다. 챔피언결정전에서 스승 신치용 감독이 이끄는 삼성화재의 아성을 무너뜨리며 ‘40대 전성시대’를 열어제쳤다.
신치용 감독이 단장으로, 김호철, 강만수, 문용관 감독이 각각 성적부진으로 현장에서 물러나면서 한국전력 신영철 감독을 제외한 6개 구단 사령탑들이 모두 40대 이하로 채워졌다. 플레잉 코치에서 감독으로 파격 승진한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만 나이로 39세다.
임도헌(43) 감독이 ‘배구명가’ 삼성화재의 조직력을 얼마나 잘 다듬었을지, 세터 출신인 최태웅 감독이 현역 시절의 영리한 배구를 현대캐피탈에서도 구사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한국 배구계의 양대산맥 삼성-현대의 초보 감독들이 지도력에 관심이 쏠린다.
성균관대를 맡았다가 3년 만에 프로 무대로 컴백한 김상우(42) 감독이 패배의식에 젖은 우리카드 선수단을 얼마나 추슬렀는지, 지난 시즌 감독대행에서 승진한 강성형(45) 감독이 간판을 바꿔 단 KB손해보험에 우승컵을 안길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 요소다.
순식간에 베테랑 감독이 돼버린 동갑내기 OK저축은행 김세진 감독과 ‘디펜딩 챔피언’ 대한항공의 김종민 감독이 어떻게 팀을 정비했는지, V리그 돌풍을 주도했던 한국전력의 신영철 감독이 유일한 50대 감독의 자존심을 지켜낼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 불사조 군단, 상무가 돌아왔다
신협상무는 2012년 승부조작 파문에 연루되며 프로배구계에서 쫓겨났다. 3년 만에 초청팀 자격으로 이번 대회에 참가해 프로팀들과 자웅을 겨룬다. 오는 10월 경북 문경에서 개막하는 세계군인체육대회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상무로서는 이보다 더 좋은 모의고사가 없다며 KOVO컵을 벼르고 있다.
군인팀이라고 해서 무시해서는 안 된다. 센터와 주공격수는 어떤 팀과 견줘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중앙에는 국가대표 주장 현대캐피탈 소속의 신영석이 버티고 있다. 2번 센터 역시 대한항공에서 준수한 활약을 펼쳤던 진상헌이다. 레프트는 OK저축은행의 조커였던 안준찬, 라이트는 공수를 겸비한 우리카드 출신의 김정환이다.
각각 KB손해보험과 대한항공에서 주전 경쟁을 펼쳤던 이효동과 조재영이 번갈아 세터로 나선다. 현대캐피탈 리베로였던 정성민이 뒤를 받쳐 수비도 헐겁지 않다. 정영호, 공재학 등 백업 레프트들도 출격 준비를 마쳐 라인업에 짜임새를 갖췄다.
짧은 머리의 투지 넘치는 군인 선수들을 프로 대회에서 3년 만에 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배구팬들을 설레게 한다. 아마추어팀이지만 우승하게 될 경우 상금 3000만 원을 타갈 수 있다는 점도 동기를 자극하는 요소다.
남자부 개막전은 오는 11일 오후 2시 대한항공과 KB손해보험간의 대결로 시작된다. 오후 6시에는 OK저축은행과 상무가 맞대결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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