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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포수 가뭄', 9강 9중 판도 뒤흔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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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포수 가뭄', 9강 9중 판도 뒤흔드나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4.16 1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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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진갑용·이지영 부상 여파 7위…LG도 현재윤 공백 메우지 못하고 최하위

[스포츠Q 박상현 기자]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에서 안방마님이 흔들리고 있다. '9강 9중'이라고 예상됐던 올시즌 예상 판도에서 주전 포수들의 부상이 전력에 심각한 균열을 일으키고 있다.

15일 현재 올시즌 프로야구의 순위표에서 7위부터 9위 가운데 다소 낯선 두 팀이 있다. 바로 삼성과 LG다.

삼성은 SK와 가졌던 지난 주말 3연전에서 1승2패에 그친데 이어 15일 두산전에서도 패해 4승7패로 7위까지 밀려난 상태다. 3년 연속 통합 우승팀에는 어울리지 않는 성적표다.

또 지난해 2위로 플레이오프까지 올랐던 LG도 최근 5연패 수렁에 빠지며 3승1무8패로 최하위까지 떨어졌다.

여기에 지난해 최하위 한화도 최근 4연패로 4승10패, 8위에 있다. 이용규와 정근우라는 '국가대표급 테이블 세터'를 영입해 전력을 보강, 중위권으로 도약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아직까지 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 믿음직한 포수 부재, 성적까지 '뚝뚝뚝'

이들 세팀의 공통점은 믿을 수 있는 주전 포수가 지금 없다는 것이다.

삼성은 그동안 주전 진갑용(40)에 백업 이지영(28)의 체제로 안방을 꾸려왔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이들은 모두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베테랑 진갑용은 팔꿈치 수술을 앞두고 있고 이지영은 KIA와 개막전에서 왼쪽 늑골 부상을 입어 5월이 되어야 복귀가 가능하다.

현재 삼성의 안방은 2년차 대졸 신인 이흥련(25)이 지키고 있다.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70경기를 뛰었던 그는 이번 스프링캠프에서도 성실하게 훈련을 받아 류중일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이지영이 부상을 입자 류 감독은 지체없이 이흥련에게 주전 포수를 맡겼다.

하지만 포수라는 자리는 열 번 잘해도 한 번 못하는 것이 더 도드라지기 마련이다. 단 한번의 실수는 곧바로 실점으로 연결된다. 아직까지 볼 배합에 있어 노련하지 못한데다 블로킹 능력까지 아직까지 미숙하다.

지난 15일 두산전은 이흥련에게 너무나 큰 아픔으로 다가왔다. 팀이 0-2로 근소하게 뒤지고 있던 5회초 수비 때 허경민의 3루수 실책 출루 뒤 도루 상황에서 송구 실책을 범하며 3루를 내주고 말았다. 설상가상으로 차우찬의 폭투로 세번째 실점을 하고 말았다.

또 이흥련은 아직까지 공격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두산전에서도 삼진 2개를 당하며 타율이 0.208로 떨어졌고 8회말 공격 때 교체됐다. 아직까지 확실한 믿음을 주는 포수가 되기까지는 험난한 길이 기다리고 있다.

LG도 큰 문제다. 사실 LG는 조인성(39)이 자유계약선수로 SK로 이적한 이후 확실한 주전 포수가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현재윤(35)과 최경철(34)을 트레이드로 데려와야만 했다.

지난해 현재윤과 최경철이 동시에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급성장한 윤요섭(32)이 LG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었지만 시즌 초반 컨디션 난조로 2군에 머물러 있었다. 최경철도 부상으로 공백 상태였다.

그 사이 안방마님 자리를 한동안 조윤준(25)이 메웠는데 지난 3일 SK전에서 2루 송구 중 공을 땅에 패대기치는 보기 드문 실책을 범하기도 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윤요섭이 지난 8일 1군 엔트리에 돌아왔고 최경철까지 부상을 털고 15일 넥센전을 앞두고 역시 1군에 합류했다. 최경철과 윤요섭 체제로 안방을 어느정도 안정화시킬 가능성을 남겼지만 아직까지 LG는 상승세를 타지 못하고 있다.

한화도 신경현(39)의 은퇴로 시즌 개막전부터 대졸 신인 김민수(23)를 주전 포수로 낙점해 기용하고 있다. 송구 능력도 뛰어나고 공 배합도 괜찮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변화구 포구 능력과 블로킹이 떨어진다. 김민수의 블로킹 능력이 떨어지다보니 투수들은 마음놓고 자신들이 원하는 곳으로 공을 던지지 못한다.

이 때문에 한화는 13일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이희근(29)을 1군에 등록했지만 안방이 불안한 것은 여전하다.

◆ NC·SK 고공행진 원인은 바로 안방마님 

반면 좋은 포수를 두고 있는 팀은 상위권을 달린다. 이 가운데 NC와 SK는 믿음직한 포수 덕분에 고공행진 중이다.

허준(33)과 안방 자리를 나눠 맡고 있는 김태군(25)은 투수들의 공 배합과 안정된 수비 능력으로 NC 투수진들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현재 팀 평균자책점 3.51로 9개 팀 가운데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김태군이라는 믿음직한 포수가 있기에 가능했다.

SK도 정상호(32)와 조인성이라는 믿음직한 포수들이 있다. 롯데와 두산에도 강민호(29)와 양의지(27)라는 든든한 안방마님을 두고 있다. 상위 5개팀 가운데 넥센을 제외하면 모두 포수 포지션에서는 큰 걱정이 없다.

이처럼 포수들이 팀 전력에 미치는 영향력은 매우 크다. 레너드 코페트는 자신이 쓴 '야구란 무엇인가'를 통해 포수가 투수 다음으로 중요한 존재라고 말하고 있다. 김정준 해설위원도 자신의 저서 '포수란 무엇인가'에서 '우승팀에는 늘 좋은 포수가 있다'며 포수의 중요성을 높게 평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한국 프로야구에는 포수가 없다. 40대 진갑용과 내년이면 40세가 되는 조인성이 아직까지 극진한 대접을 받고 있다는 것이 그 증거다. 심지어 넥센은 외국인 선수 비니 로티노(34)에게 포수 마스크를 맡기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경완 SK 2군 감독은 "포수는 다른 포지션보다 많은 경험이 필요한데 포수를 하고자 하는 선수나 이들을 키워내는 지도자도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포수가 다른 포지션에 비해 워낙 힘들어 하려는 선수도 없고 전문적인 지도를 하는 코치도 거의 없어 세대교체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 지금과 같은 기근 현상을 불러왔다.

그동안 포수를 제대로 키워내지 못한 팀들은 미래를 대비하지 못한 대가를 이번 시즌에 톡톡히 겪고 있다. 전력 격차가 크지 않은 이번 시즌에 믿음직한 포수의 부재는 분명 시즌 판도를 뒤흔들만한 요소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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