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 박상현 기자] 김병현(36·KIA)의 강속구와 프리스비 슬라이더는 더이상 볼 수 없는 것일까. 퓨처스리그에 나선 김병현이 2이닝도 버티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김병현은 16일 벽제구장에서 열린 경찰청과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퓨처스리그 경기에서 4회말 1사후 마운드에 올랐지만 홈런 하나를 포함해 안타 5개를 허용하고 5실점하고 물러났다.
넥센에서 KIA로 전격 트레이드된 김병현은 팀이 8-7로 앞선 4회말에 마운드에 올라섰다. 두번째 투수 정정환이 볼넷을 연속 3개 허용해 1사 만루가 된 상황이었다.
하지만 김병현은 처음 만난 타자 최윤석에게 2루타를 허용, 정정환이 내보낸 2, 3루 주자의 득점을 허용했다. 이어 한승택에게도 한 뒤 한승택에게도 좌전 안타를 허용하며 1점을 추가로 내줬다.
여기까지는 정정환이 내보낸 주자를 들여보낸 것이기 때문에 김병현이 책임지는 실점은 아니었지만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다.
배영섭을 유격수 앞 땅볼로 잡아내 첫 아웃카운트를 잡긴 했지만 이 과정에서 3루 주자 최윤석이 홈으로 들어와 첫 실점을 기록했다. 김병현은 김인태에게도 우전 적시타를 허용, 실점이 2점으로 늘어났다.
김병현은 이후에도 좀처럼 아웃카운트를 잡지 못했다. 유민상에게 우전 안타를 맞고 2사 1, 2루가 된 상황에서 장영석에게 3점 홈런을 맞았다. 아웃카운트 단 하나를 잡고 무려 5실점하는 순간이었다.
김병현은 다음 타자 이천웅을 우익수 뜬 공으로 잡아내고 나서야 4회말을 마칠 수 있었다.
그나마 5회말은 안정적이었다. 양성우를 우익수 뜬 공으로 잡아낸 뒤 박기민을 삼진으로 처리했고 최윤석도 유격수 뜬 공으로 아웃시켜 삼자범퇴로 5회말을 끝냈다.
김병현은 6회말 고영창에게 마운드를 물려줬지만 8-7까지 앞섰던 점수가 8-15로 뒤집어진 뒤였다. 이날 KIA는 2회까지 7-0으로 앞서고도 10-16으로 역전패했다.
김병현의 실전투구는 올시즌 들어 세번째였다. 지난 2일 LG와 경기에서는 1이닝동안 삼진 하나를 잡아내면서 퍼펙트로 막아 승리를 챙겼다.
그러나 그 이후부터 좋지 못했다. 지난 5일 kt전에서 1.2이닝을 던지고 안타와 볼넷 하나씩을 내주고 2실점했다.
kt전에 이어 집중타를 허용하며 대량실점한 것은 공의 속도가 좀처럼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날 김병현의 빠른 공 최고 구속은 시속 139km밖에 나오지 않았다. 메이저리그에서 시속 150km가 넘는 빠른 공을 던지고 국내 복귀해서도 시속 147km까지 던졌던 것을 생각하면 하늘과 땅 차이다. 또 춤추는 듯한 프리스비 슬라이더도 실종됐다.
어느덧 그의 나이도 30대 후반이 됐다. 메이저리그에서 두 번이나 월드시리즈 반지를 차지했던 그 역시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는 모습이다. 고향팀에서 막바지 현역을 멋지게 장식하려는 그의 마지막 도전이 어떤 모습을 끝날지 관심이 모아진다.
tankpark@sportsq.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