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 박상현 기자] 지금 분명 2014년인데 K리그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보면 1990년대, 아니 그 이전에도 일어나서는 안될 일이 벌어지고 있다. 바로 지도자들의 선수 폭행이다.
성남FC의 박종환 감독이 선수들에게 폭행을 가해 논란이 된지 얼마 지나지 않다 K리그 챌린지의 부천FC1995의 골키퍼 코치가 공식 경기 도중 하프타임에 소속 선수를 폭행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큰 충격을 던져줬다.
'풋볼리스트' 보도에 따르면 해당 코치는 13일 강원FC와 현대오일뱅크 2014 K리그 챌린지 4라운드 경기의 전반전이 끝난 뒤 샤워실에 혼자 앉아있던 선수에게 폭행을 가했다. 구단에서는 우발적인 사건이라고 해명했지만 주위 증언 결과 상습적이었고 권투 선수가 샌드백 치듯 마구 때리는 것이 연상될 정도로 수위가 높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 결과 올시즌 개막 후 4경기에서 모두 선발로 나섰던 해당 선수는 19일 K리그 챌린지 5라운드 수원FC와 경기에서는 출전 명단에서 아예 제외됐다.
사태가 커지자 부천 구단은 21일 긴급운영위원회를 열어 최진한 감독에게 경고 조치를 취하는 한편 해당 코치는 자진 사퇴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어 신경학 부천FC 대표이사는 22일 사과문을 통해 "지난 겨울 내부적으로 내홍을 겪고 정상화를 위해 불철주야 노력을 기울인 결과 사무국 안정화와 선수단 경기력 향상 등 변화의 기로에 이르렀으나 앞만 보며 달려가는 과정에서 절대로 발생하지 말아야할 사건이 발생했다"며 "구타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나 용인될 수 없다. 이번 일에 책임을 통감하며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사무국과 코칭스태프에게 철저한 사전 예방을 위한 교육을 실시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성남 역시 박종환 감독의 처리를 놓고 고심 중이다. 이미 구단의 진상 조사를 통해 신체적 접촉을 인정한 박종환 감독은 19일 열렸던 부산과 K리그 클래식 경기에 벤치에 앉지 않았다.
빠른 시일 내에 결정하겠다고 발표했던 성남 구단은 21일 이미 징계에 대한 내부 결론을 내렸지만 아직까지 구단주인 이재명 성남시장의 최종 결재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 감독의 선임 과정에서 적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한 것으로 알려진 이 시장의 재가가 늦어진다면 오히려 징계가 축소될 수도 있다.
그러나 지도자의 선수 폭행은 절대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다. 학교 운동부에서도 지도자의 선수 폭행에 대한 비판과 비난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 프로팀에서 지도자의 폭행이 이뤄진다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다. 지도자에게 손찌검을 당한 해당 선수는 10대 청소년이 아니라 20대 성인이고 한 가정을 책임지는 가장이라는 점에서 더더욱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다.
게다가 시대의 흐름과 변화에 역행하는 것이기도 하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14일 '리스펙트 캠페인 선포식'을 열고 선수를 비롯해 상대팀과 코칭스태프, 심판, 관중, 구단 관계자 등 축구와 관련된 모든 사람들과 경기, 경기규칙 등 축구 경기에 수반되는 모든 분야에 대한 존중을 실행하겠다고 다짐했다. 불과 며칠만에 '리스펙트 캠페인'이 무색해지는 일이 일어난 것이다.
이에 대해 장달영 변호사는 "사실 K리그 뿐만 아니라 엘리트 스포츠 전반에 걸쳐 지도자의 선수에 대한 손찌검 문제가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다. 지도자의 손찌검은 가볍고 무거움을 떠나 형법상 폭행죄의 폭력행위이고 특히 스포츠는 장비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서 흥분하면 주위의 장비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세상이 바뀌고 인권에 대한 사회와 사람들의 의식이 높아진 지금 지도자의 손찌검은 법적인 문제가 된다. 이런 문화를 지도자들이 따라가지 못한다면 물러나는 것이 우리나라 엘리트 스포츠나 자신을 위해서라도 도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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