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 박상현 기자] 류현진(27·LA 다저스)이 23일만에 다시 한번 최악의 투구 내용을 선보이며 패전투수가 됐다.
류현진은 28일(한국시간)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 홈경기에서 5이닝동안 피안타 9개로 6실점하고 강판됐다. 이날 경기에서 LA 다저스는 1-6으로 졌고 류현진은 시즌 2패(3승)째를 떠안았다.
89개의 공을 던진 류현진은 평균 자책점도 2.12에서 3.23으로 1점 이상 치솟았다.
이날 경기에서 LA 다저스가 이길 경우 류현진은 역사적인 팀 1만승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류현진으로서는 나흘 뒤 등판이라는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고 지난 5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경기에서 2이닝 8실점(6자책점)한 이후 23일만에 최악의 투구 내용을 보이고 말았다.
빠른 공의 속도가 나오지 않았다. 대부분 빠른 공의 속도가 시속 90마일(146km)을 밑돌았고 이는 콜로라도 타자들에게 공략당하기 딱 좋았다. 포심 패스트볼의 위력이 떨어지다보니 슬라이더나 커브, 체인지업의 위력도 떨어졌다.
또 LA 다저스의 수비도 어설펐다. 이는 류현진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만들었다.
여기에 류현진은 '테이블 세터' 찰리 블랙몬과 브랜든 반스를 넘지 못해 스스로 경기를 어렵게 끌고 갔다.
1회말 디 고든의 발야구로 LA 다저스가 선취점을 뽑았지만 류현진은 2회초 유격수의 실책과 테이블 세터를 넘어서지 못하면서 2실점, 곧바로 역전당했다.
2사 1루 상황에서 호르헤 데라로사의 유격수 깊은 안타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송구 실책으로 2사 2, 3루의 위기를 맞았다. 이어 블랙몬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주면서 맞이한 만루 상황에서 반스에게 2타점 중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3회초와 4회초는 삼자범퇴로 막아낸데다 투구수도 아껴 컨디션을 회복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5회초 다시 한번 유격수의 어설픈 플레이로 한 점을 내주면서 분위기를 콜로라도에게 넘겨줬다.
블랙몬의 2루타와 반스의 투수 앞 번트 때 류현진의 실책으로 맞은 무사 1, 3루 상황에서 반스의 도루 감행 때 블랙몬이 홈으로 들어왔다. 유격수가 1루 주자만 집중하느라 놓친 결과였다.
6회초에는 저스틴 모노에게 2루타를 맞은 뒤 놀란 아레나도의 좌전 안타 때 좌익수 스캇 반 슬라이크의 어설픈 송구로 아레나도를 2루로 보내 무사 2, 3루의 위기를 맞았다.
기운이 크게 떨어진 류현진은 곧이어 조시 러틀리지에게 왼쪽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3점 홈런을 맞고 강판됐다. 류현진이 허용한 시즌 첫 피홈런이었다. 그것도 올시즌 단 1개의 홈런도 기록하지 못했던 러틀리지에게 허용한 것이어서 뼈아팠다.
점수가 1-6으로 벌어지자 류현진은 더이상 버틸 힘이 없었고 결국 브랜든 리그와 교체돼 물러났다.
LA 다저스가 선수들의 체력 안배를 위해 일부 주전을 뺀 것 역시 류현진에게 부담을 줬다.
핸리 라미레스가 빠지면서 3번 타자를 맷 켐프가 맡았지만 공격에서 별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라미레스 대신 유격수를 맡은 저스틴 터너 역시 송구 실책으로 2회초 2점을 내주는 빌미가 됐고 5회초 세번째 실점 때도 3루 주자 블랙몬을 견제하지 못했다. 칼 크로포드가 자리를 비운 좌익수 자리에 선 반슬라이크 역시 어설픈 송구로 류현진을 도와주지 못했다.
경기가 끝난 뒤 기자회견장에 어두운 표정으로 나타난 류현진은 "포수의 사인대로 던졌는데 제구가 높게 되다 보니 장타로 연결됐다. 전체적으로 좋지 않은 경기였다"며 "나흘 휴식 등판은 상관없다고 본다. 앞으로 잘 던질 것만 생각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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