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 박상현 기자] 젊고 국제경기 경험이 거의 없었지만 그래도 한국 축구대표팀은 강했다. 극동 4개국이 벌이는 '사국지'에서 이기겠다며 아시안컵 주전 멤버들을 대부분 포함시킨 중국의 야욕을 무너뜨렸다.
중국을 보기좋게 무너뜨린 주역은 A매치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넣은 김승대와 이종호였다. 그리고 이재성 역시 2골에 관여하거나 도화선 역할을 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일 중국 우한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과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 첫 경기에서 전반 44분 김승대, 후반 12분 이종호의 연속골로 2-0 쾌승을 거뒀다.
앞서 벌어진 경기에서 일본에 2-1 역전승을 거둔 북한과 나란히 첫 승을 거둔 한국은 골득실에서 앞서 1위로 대회를 시작했다.
중국은 아시아 특급 미드필더 가운데 한 명인 정즈 등을 앞세운 경험 많은 팀이었던데 비해 한국은 이종호, 김승대, 권창훈, 임창우 등 무려 4명이 A매치 데뷔전이었을 정도로 경험이 적었다. 하지만 경험 부족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전반 3분 이재성이 오른쪽 돌파로 중국의 골문을 위협하면서 팽팽하게 맞섰다. 중국이 전반 중반 수비진을 위로 올리며 미드필드에서 싸움을 걸었지만 권창훈과 장현수 등 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가 중원을 지켜주면서 밀리지 않았다.
득점없이 전반이 끝나가려고 할 무렵 김승대가 '라인 브레이커'라는 별명에 걸맞는 돌파로 중국 골문을 열었다. 전반 44분 이재성이 오른쪽 측면부터 파고 들어간 뒤 패스를 전달한 것을 김승대가 페널티지역 가운데로 뚫고 들어갔다. 중국 수비수 2명 사이를 순식간에 뚫은 김승대는 공을 받아 침착하게 중국의 골문을 열었다.
김승대의 A매치 데뷔전 데뷔골이 나온 가운데 그 다음 주인공은 이종호였다. 후반 10분 이종호의 회심의 슈팅이 오른쪽으로 벗어나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지만 2분 뒤 침착하게 중국 골망을 흔들었다.
이재성이 오른쪽 미드필드에서 내준 공을 김승대가 받았다. 김승대는 침착하게 골문 쪽으로 쇄도하던 이종호에게 연결했다. 이종호는 골키퍼와 정즈까지 제치고 침착한 슛으로 김승대에 이어 A매치 데뷔전 데뷔골을 터뜨렸다.
2골에 모두 관여한 이재성은 후반 25분 골키퍼까지 제치는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지만 중국 수비가 빠르게 골문 앞으로 돌아와 막는 바람에 아쉽게 쐐기골까지 넣지 못했다.
그래도 이미 승기는 한국으로 넘어와 있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5일 벌어지는 일본과 2차전을 대비해 선발로 출전한 선수들의 체력 안배를 시작했다. 이재성을 이용재와 바꾼 슈틸리케 감독은 원톱 이정협을 빼고 김신욱을 투입했다. 한국은 2-0으로 앞서있음에도 계속된 공격과 압박으로 중국을 압도하며 승리를 지켜냈다.
중국은 자신들의 축구의 발전상을 한국, 일본, 북한에 보여주기 위해 여름 날씨가 가장 무더운 우한에서 대회를 치렀다. 또 첫 경기를 한국전으로 잡음으로써 공한증까지 떨쳐내려는 의도를 보였다. 그러나 한국 축구대표팀은 전날 여자에 이어 남자까지 중국을 꺾으며 남녀 동반 우승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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