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 박상현 기자] '광양 루니'라는 별명을 갖고 있었지만 이종호(23·전남)는 만년 유망주의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인천아시안게임에서 2골을 넣으며 맹활약했지만 대표팀의 벽은 너무나 높았다.
하지만 그동안 A매치 경험을 잡지 못했던 선수들이 주로 모인 '영 슈틸리케호'에서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확실하게 잡았다. 빠른 돌파와 침착한 볼 컨트롤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마음을 흡족하게 했다.
이종호는 2일 중국 우한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중국과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 첫 경기에서 후반 12분 김승대의 패스를 받아 골키퍼까지 제치는 침착한 볼 컨트롤과 마무리로 추가골을 넣었다.
이날 김승대, 권창훈, 임창우 등과 함께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이종호는 김승대에 이어 A매치 데뷔전 데뷔골로 자축했다. 김승대와 이종호의 연속골에 한국은 2-0 쾌승을 거뒀다.
이종호는 17세 이하 대표팀과 20세 이하 대표팀, 23세 이하 대표팀 등 연령별 대표팀을 모두 거친 엘리트다. 여기에 전남 유스팀인 광양제철고 출신으로 전남 유니폼까지 입으며 유망주로 성장했다.
하지만 그에게 좀처럼 대표팀의 기회는 찾아오지 않았다. 유럽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차출되지 못하는 동아시안컵에서야 비로소 슈틸리케 감독으로부터 낙점을 받았다.
이종호는 경기도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 입소한 지난달 27일 "경쟁에서 이겨내려면 대표팀에서 확실한 내 색깔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트레이드마크는 빠른 돌파와 골 결정력이었고 결국 이를 슈틸리케 감독 앞에서 그대로 시전했다.
지난달 29일 서울 이랜드와 연습경기에서도 빠른 돌파와 함께 오버헤드킥까지 선보이며 슈틸리케 감독의 눈을 사로잡은 이종호는 중국전 선발에 들어 데뷔골까지 넣었다.
후반 10분에는 골문 오른쪽으로 벗어나는 슛으로 안타까워했지만 2분 뒤에는 두 번 다시 실수하지 않겠다는 듯 골키퍼까지 제쳐냈다.
이종호는 "만년 유망주라는 말을 더이상 듣고 싶지 않다. 이제는 주전으로 도약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이제 이종호가 기대주로 갈 수 있는 첫 번째 발걸음을 내딛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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