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 민기홍 기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시즌 막판 강등 경쟁에 지동원(23·아우쿠스부르크)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영국의 일간 매체 가디언은 4일(한국시간) “노리치시티, 풀럼, 카디프시티가 부적격 선수에 대한 관대한 법 적용과 싸워나갈 것”이라는 제목으로 지동원을 두고 벌어진 논란을 보도했다.
선덜랜드는 지난해 1월 지동원을 아우크스부르크에 임대했다. 지동원은 2013~2014 시즌 개막전에 맞춰 팀에 복귀해 리그 4경기(풀럼·사우샘프턴·크리스털 팰리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캐피탈원컵 1경기 등 총 5경기에 나섰다.
문제는 선덜랜드가 지동원을 외국인 선수로 등록하지 않은 채 리그 경기에 기용한 것. 선덜랜드는 실수로 지동원과 관련한 서류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리즈 콜리 사무총장이 사임하고 선덜랜드가 벌금을 부과하며 사건은 일단락되는 듯 했다.
그러나 2013~2014 시즌이 막바지에 이르자 강등권 세 팀이 다시 이 문제를 들고 나왔다. 선덜랜드의 승점 삭감을 유도해 실낱같은 잔류 희망을 이어가려 하는 것. 실제로 리그2(4부리그)에서는 AFC윔블던이라는 팀이 부정선수를 기용했다가 승점이 깎인 사례가 있다. 세 팀은 이 경우를 예로 들며 EPL 사무국에 큰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세 팀은 힘을 합쳐 변호사를 선임하고 EPL 사무국에 지동원 사태를 재조사해달라는 요구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노리치시티는 단독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선덜랜드는 9승8무19패(승점 35)로 잔류 마지노선인 17위에 올라 있다. 18위 노리치시티는 8승8무20패(승점 32)로 승점 3이 뒤져 있다. 한 경기를 남겨둔 풀럼과 카디프시티는 강등이 확정된 상태다.
만약 선덜랜드가 세 팀의 희망대로 승점 3점이 깎이게 될 경우 노리치시티와는 동률이 돼 시즌 막판까지 혈투를 이어갈 수밖에 없다. 풀럼과 카디프시티도 남은 한 경기 결과에 따라 극적인 기적을 연출할 수도 있다.
EPL은 20개 구단 가운데 하위 3개팀을 다음 시즌 챔피언십(2부)으로 강등시킨다. 이는 곧 한 시즌 수백억원의 중계권료를 잃는 것을 의미한다. 독일 무대로 떠나버린 지동원이 여전히 EPL 팀들 사이에서 핫이슈인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