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 이세영 기자] 보통 시즌을 20~30경기 남겨둔 상황에서 4강에서 멀어진 팀이라면 내년 시즌을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
올 시즌 50승 63패 1무로 9위에 머물러 있는 LG도 마찬가지다. 가을야구 마지노선인 5위 KIA와 승차가 6.5경기까지 벌어졌기 때문에 올해보다는 내년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고 5강 경쟁팀 가운데 독보적으로 치고 올라가는 팀이 없다는 이유로 LG가 올 시즌을 접기는 이르다는 시선도 있다. 5강 경쟁팀들이 대부분 상위팀과 맞대결을 앞둔 상황에서 LG가 연승을 달린다면 벌어졌던 격차를 줄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한 주간 3승 3패를 기록한 LG는 2연승으로 일주일을 마무리했다. 그것도 모두 끝내기 승리. 분위기가 올라와있는 상황이다.
특히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외야 수비가 좋은 중견수 안익훈을 비롯해 한 방이 있는 서상우, 꾸준히 1루를 지키고 있는 양석환 등이 바로 그들이다. 이들은 출장 기회를 늘리면서 서서히 LG의 미래로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아직은 ‘가능성’이라는 말로 한정지을 수밖에 없다. 팀 내에서 자웅을 겨룰 정도로 빼어난 성적을 내고 있진 않기 때문. 이에 양상문 감독은 베테랑들과 젊은 선수들을 병행해 기용하고 있다. 지난 22일 넥센전에서는 프로 14년차 박용택이 끝내기 안타를 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여전히 승부처에선 경험이 많은 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넥센과 주말 2연전을 쓸어 담은 뒤 LG는 마운드에 변화를 줬다. 마무리 투수 봉중근을 선발로 복귀시키기 위해 1군 엔트리에서 말소한 것. 남은 경기에서 뒷문의 고전을 감수하고서라도 봉중근의 선발 연착륙을 돕겠다는 의지가 깔려있다.
내년 선발진 구축을 미리 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당장 비어있는 5선발 자리를 봉중근으로 메운다고 해석할 수도 있는 부분이다. 그간 LG는 임지섭, 장진용, 김광삼 등이 5선발 기회를 얻었지만 양상문 감독의 기대를 충족시켜주진 못했다. 따라서 봉중근으로 남은 선발 한 자리를 메우며 대역전극을 노린다고 볼 수도 있다. LG는 남은 시즌 이동현, 윤지웅, 유원상, 신승현 등 집단 마무리 체제로 뒷문을 막을 전망이다.
표면적으로는 부분적인 리빌딩을 진행하고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조용히 승부수를 띄우고 있는 모양새다. 이천웅, 강승호, 정찬헌 등이 돌아오는 내년이 더 기대되는 LG이지만 팬들에게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면모를 보여줘야 할 의무도 있기에 아직 시즌을 포기하지 않은 신호도 여기저기서 보이고 있다.
지난해 꼴찌까지 떨어졌다가 무서운 기세를 보이며 가을야구 막차를 탔던 LG. 올해도 5강 싸움의 끝에서 중심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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