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스포츠Q 민기홍 기자] 2014 브라질월드컵 대표팀의 공격을 이끌 ‘손세이셔널’ 손흥민(22 바이어 레버쿠젠)이 본격적인 월드컵 담금질에 들어갔다.
손흥민은 2013~2014 독일 분데스리가 최종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소속팀을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 올려놓는 공을 세우고 지난 12일 귀국했다.
마지막 경기에서 리그 10골을 채우며 2년 연속 정규리그 두자릿수 골(시즌 12골)이라는 성과도 달성했다. 이같은 활약을 바탕으로 지난 11일 미국 스포츠매체 ESPN이 선정한 ‘이번 월드컵에 주목해야 할 22세 이하 주요 선수’에도 이름을 올렸다.
하루를 쉰 손흥민은 13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입소하기 위해 지동원과 홍정호에 이어 세 번째로 들어섰다. 레버쿠젠 패치가 박힌 감색 양복에 검은 백팩을 메고 캐리어를 끌고 나타났다. 빨간 머리로 한껏 멋을 낸 것이 인상적이었다.
다음은 손흥민과의 일문일답.
- 빨간 머리가 인상적이다. 무슨 색깔로 해달라 했나.
“보시는 색깔 그대로다.”
- 왜 이렇게 하게 됐나.
“이렇게 진하게 안하려고 했는 너무 진해서 당황스럽다. 한국에 오면 항상 먼저 하는 일이다.”
- 대표팀 유니폼이 빨간색이니까 이렇게 하게 된건가.
“(웃음) 그렇게 이야기해주시면 좋다. 한국 들어오면 항상 빨간색으로 했다. 적응됐다.”
- 월드컵을 앞두고 브라질 네이마르, 독일 마리오 괴체와 어깨를 견줄만한 선수다라는 평이 나왔다.
“외신의 반응일 뿐이다. 한국 대표팀에도 좋은 기량을 갖춘 선수가 많다.”
- 생애 첫 월드컵 출전 각오를 말해달라.
“긴장되고 설렌다. 친선경기에서 좋은 모습 보여준 것처럼 즐기면서 후회없이 하고 돌아오겠다.”
- 두 시즌 연속 10골 이상을 기록했다. 이번 시즌에 만족하나.
“독일 언론에도 이야기한 것처럼 많은 경기를 뛰면서 팀에 도움된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득점 수는 함부르크에서보다 약간 적지만 이적 첫 해 팀원과 좋은 모습을 보였고 챔피언스리그에 나갔다는 것에 아주 만족한다.”
- 레버쿠젠 현지 분위기는 어땠나.
“나만 잘해서 올라간 게 아니다. 팀이 마지막 5경기를 아주 잘 해서 얻은 성과다. 팬들도 직원도 모두 고마워하고 분위기 매우 좋았다. 분위기를 누릴 새도 없이 월드컵 준비차 한국에 들어왔다.”
- 이번 월드컵 몇 골 넣겠다는 목표가 있나.
“몇 골이라기보다는 하나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 누가 골을 넣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경기장에 나가서 우리가 할 수 있는 플레이만 한다면 멋진 골들을 넣을 것이라 생각한다.”
- 2012 런던올림픽 때는 홍명보 감독과는 연이 없었다. 지금은 가장 주목받는 선수가 됐다. 2년 사이 손흥민은 어떻게 달라졌나.
“물론 지금도 경험이 없고 어리지만 2년 전에는 프로에 갓 데뷔한 선수일 뿐이었다. 지금은 분데스리가 4년차다. 감독님과 운동장에서 이야기 해보니까 무엇을 원하시는지 알겠다. 기회도 많이 주셔서 시너지 효과가 나오는 것 같다.”
- 엔트리 발표됐을 때 절친한 김신욱과 통화했나.
“우린 여기서만 친한 척 하는 거다. 밖에서는 쿨하게 뒤도 돌아보지 않는 냉정한 사이다."
- 엔트리 발표 때 구단 관계자로부터 들은 이야기는.
“동료들은 류승우에 대해서 많이 묻더라. 팀원들이 승우의 월드컵 승선 여부에 대해 궁금해했다. 독일이 옆그룹이라 장난으로 이야기했다. 독일 선수들이 16강에서 보자고 하기에 나는 더 세게 나갔다. (웃음)"
- 2010 남아공월드컵 때는 이청용, 기성용 등 막내급이 주축이었다. 이제 손흥민이 막내급이다. 자신있나.
“형들이 더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 생각한다. 형들이 잘 개척해주면 내가 잘 따라가겠다. 훈련장에서 성실한 모습으로 많은 팬들이 기대하는 것에 누를 끼치지 않게끔 준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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