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 박상현 기자] 아스널이 드디어 한을 풀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첼시, 맨체스터 시티(맨시티), 리버풀 등이 우승컵을 가져오는 사이 10년 가까이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했던 아스널이 드디어 정상의 기쁨을 맛봤다.
아스널은 18일(한국시간)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2014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결승전에서 2-2 동점이던 연장 후반 4분 애런 램지의 천금과 같은 결승골로 헐 시티에 3-2로 이겼다.
이로써 아스널은 지난 2004~2005 시즌 맨유에 승부차기에서 이겨 우승을 차지한 뒤 9년만에 FA컵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지난 9년은 아스널에게 '인고'의 시간이었다.
아르센 벵거 감독이 이끄는 아스널은 2003~2004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2004~2005 시즌 FA컵 정상에 올랐다.
하지만 9년 전 FA컵 우승이 아스널이 마지막으로 들어올린 트로피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2005~2006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FC 바르셀로나에 밀려 준우승에 그쳤고 리그 컵에서도 2006~2007 시즌과 2010~2011 시즌에 결승까지 올랐지만 준우승에 그쳤다. 특히 2010~2011 시즌 리그컵은 강등을 앞두고 있던 버밍엄 시티에 당한 것이어서 충격이 더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3위와 4위만 오갔고 FA컵 역시 2008~2009 시즌 4강까지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이번 시즌 역시 아스널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4위, 리그 캐피털원컵 4라운드(16강),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등에 그쳤다.
그렇기에 아스널은 남은 FA컵 우승만이라도 차지하자는 결의에 불타올랐다. 상대도 올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16위에 그쳤던 헐 시티였기에 자신감은 더했다. 다만 2010~2011 시즌 리그컵에서 버밍엄 시티에 덜미를 잡혔던 것만은 잊지 않았다.
그러나 경기 초반부터 꼬였다. 전반 4분과 전반 8분, 제임스 체스터와 커티스 데이비스에게 연속골을 내주며 0-2로 끌려갔다.
톰 허들스톤의 슛이 수비를 맞고 굴절돼 흐른 공을 체스터가 왼발로 건드리면서 골문을 열어준 아스널은 불과 4분 뒤 알렉스 브루스의 헤딩슛이 골 포스트를 맞고 나온 것을 데이비스가 오른발로 차 넣으면서 눈 깜짝할 사이에 두 골을 잃었다.
하지만 아스널은 그대로 무너지지 않았다. 전반 17분 산티 카조를라가 브루스의 파울을 직접 유도해내 얻은 프리킥 기회에서 오른발로 마무리하며 1-2로 쫓아간 것.
전반을 1-2로 마친 아스널은 후반 26분 올리비에 지루의 크로스 상황에서 헤딩 경합 과정에서 로랑 코시엘니가 터닝 오른발 슛으로 극적으로 동점을 만들어내며 승부를 연장으로 넘겼다.
연장은 분위기를 탄 아스널의 파상 공세와 헐 시티의 철벽 수비로 이어졌다. 그러나 끝내 연장 후반 4분 역전 결승골이 터져나왔다.
램지가 지루의 패스를 받아 오른발로 깔아찼고 공은 그대로 헐 시티의 골망 오른쪽 구석에 꽂혔다.
헐 시티는 남은 10여분동안 전력을 다해 아스널의 골문을 노렸지만 한 번 뒤집힌 승부를 되돌리는 것은 무리였다.
결국 아스널은 9년만에 무관의 한을 풀었고 2013~2014 FA컵 우승팀부터 수여되는 새롭게 제작된 FA컵 트로피의 주인공이 됐다.
헐 시티는 아쉽게 지긴 했지만 창단 처음으로 FA컵 결승전에 오르면서 다음 시즌 유로파리그 진출권을 따냈다. FA컵 우승팀이 유로파리그 진출권을 가져가는 것이지만 아스널이 이미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을 따냈기 때문에 FA컵 준우승팀인 헐 시티가 이를 승계받았다.
tankpark@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